이런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권지은 지음 / 부크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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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괜히 시큰거린다.

분명 오늘도 잘 살아냈고,

별일 없이 하루를 보냈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허전함이 남는다.

그럴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데

정작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는 나조차 모르는 날

나는 무슨 말을 듣고 싶었을까?​

​

“괜찮아.”

어쩌면 나는 그 짧은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나보다.

​

잘하고 있다고,

애쓰고 있다고,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

누군가에게는 너무 평범한 말일지 모르지만

어떤 날에는 그 한마디가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

​

『이런 말을 듣고 싶었나보다』를 읽으며 자꾸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됐다.

나는 그동안 괜찮은 척하면서 무엇을 참고 있었을까.

정작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

​

당신은 해내는 사람

​

운이라는 것은 실력에 기대서야 비로소 창대하게 펼쳐질 수 있음을 남이 아닌 스스로가 알아 줄 수 있길 바란다.​

​

​

​

많이 애썼지

​

당연하게 선택도 책임도 다 내 몫이라 말하면서 왜 스스로를 위한 격려는, 나를 향한 응원은, 나아가 행복에는 그러지 않는가. 다 내 몫이다. 잊지 않고 챙겨야 하는 일이다.

살아가는 내내 잃지 않아야 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다.(중략)

낯간지럽고 낯설겠지만, 이토록 누구보다 가장 소중히 대해야 할 사람인 나에게 지금껏 다정한 말을 한 번도 건네 본 적이 없다면 오늘부터라도 한번 얘기해 보는 건 어떨까.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많이 애썼다고. 여러 일 사이에서 잘 버텨 줘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응원한다고.

​

​

나 더 열심히 살아야지

​

노력은 알아주는 사람 곁에서 더 빛을 발한다.(중략)

노력과 노력이 맞닿을 때 나 더 열심히 살아야지. 살아내야지 하며 기를 쓰고 제 역할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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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결국 해낼 우리라서

​

해내리란 아주 절실한 믿음과 소망, 그것만 잃지 않으면 영영 해내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

​

관계의 농밀함

​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어쩌면 매일같이 당연하게 하고 있는 일들마저도 실은 마땅히 해야 하거나 혹은 기꺼이 그러고 싶으므로 그러는 것들이다. 누군가가 늘 그랬듯 지금 내 곁에 머물러 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략)

우린 모두 지금이 아니면 닿을 수 없는 사람이고 마음일 수 있기에 서로가 긴밀히 이어져 있는 동안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해 줄 애씀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건 솔직한 게 가장 강하다는 거다.

​

이 책은 거창한 해답을 건네기보다

우리가 미처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조용히 꺼내 보여준다.

​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 날,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유난히 간절했던 날.

​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문장을 만나게 된다.

​

“나도 이런 말을 듣고 싶었구나.”

그제야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

우리는 늘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괜찮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

하지만 때로는 노력보다 먼저

“많이 힘들었지.”

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닐까.

​

이 책이 좋았던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

무언가를 더 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조금 더 강해지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의 나를 잠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묻는다.

“정말 괜찮아?”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지쳤고,

힘들다고 말하기에는 또 그렇게까지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아마 우리의 마음은 늘 그런 중간 어딘가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괜찮은 날과 힘든 날 사이.

웃는 마음과 울고 싶은 마음 사이.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한 사건이 있는 사람보다

평범한 하루를 잘 버텨내고 있는 사람에게 더 오래 남을 책처럼 느껴졌다.

​

오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문득 마음이 허전하다면,

혹은 이유 없이 위로받고 싶은 날이라면

잠시 이 책의 문장들 곁에 머물러도 좋겠다.

​

어쩌면 우리가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을 테니까.

“잘하고 있어.”

“괜찮아.”

“네 마음도 소중해.”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말을 나 자신에게 건네고 싶어진다.

“많이 애썼어.

이제 조금 쉬어도 괜찮아.”

​

책을 덮고 나서

좋은 책은 읽는 동안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생각나게 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싶었나보다』가 내게 그랬다.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어쩌면 이제는 내가 나에게 먼저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낸 나에게.

“수고했어.

정말 잘 버텨냈어.”

그 말을 조용히 건네본다.

​

​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스스로를 이겨 내며 노력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그에 맞는 결과로써

보답받을 것임을 되새기며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봐요.

간혹 쉬어 갈지언정 부디 지치지만 말고요.

​

당신이 당신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만큼,

당신을 온 마음 다해 소중히 여기는 이가

지금도 변함없이 곁에 있음을 잊지 말고 살아갈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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