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는 계절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여름이 찾아오면 조금 지치곤 한다.
뜨거운 햇볕도, 눅눅한 공기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열대야도. 별일 아닌 것에도 괜히 마음이 예민해지는 날들이 있다.
그런 여름의 끝자락에서 백가희 작가의 《여름, 안부》를 만났다.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
책의 부제부터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
여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무더위에 지쳐 모든 것이 싫어지다가도
어느 날의 푸른 하늘이나 저녁의 선선한 바람 하나에
갑자기 좋아지는 마음이 생긴다.
《여름, 안부》는 그런 여름을 닮은 책이었다.
백가희 작가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사람과 관계, 사랑과 미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미움은 쉽고 편리하지만, 사랑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좋아하는 마음보다
싫어하는 마음에 더 오래 머물 때가 있다.
이미 지나간 관계를 계속 떠올리고,
지나간 말 한마디를 곱씹고,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다가
정작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미움을 억지로 사랑으로 바꾸라고 하지 않아서.
그저 충분히 흔들리고, 충분히 지나온 뒤
내 마음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