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회사
이상교.허지연 지음 / 스토리두잉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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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킬로미터

순례길이 만든 기업문화의 비밀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회사가 묻는다.

그리고 함께 걷는다.

1,200km의 길 위에서

오래 묻지 못했던 질문들이

발걸음을 따라 떠오릅니다.

눈앞에 이어지는 끝없는 여정,

이 이야기는 그 질문에서 시작된

길 위의 고백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회사가 왜 걷지?"였다.

보통 회사라고 하면 빠른 성장, 성과, 경쟁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데, '걷는 회사'라는 제목은 어딘가 낯설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남들보다 빨리 달려야 할 것 같은 시대에 왜 하필 걷는 걸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조직문화나 경영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이 말하는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사람의 성장과 관계, 그리고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걷는 회사》는 성과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성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입문

"무엇을 두고 떠나왔습니까"

p17~19

회사란 바쁜 곳이다. 어느 업계든 경쟁은 치열하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쉼 없이 세워지는 계획과 무너질 틈조차 없는 일상 속에서 갑자기 멈추란다. 다른 곳도 아닌 회사에서. 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그저 걷기만 해보자는 황당한 제안이었다.

한국의 한 회사 직원

일본이라는 다른나라 그 중에서도 '시도쿠'에 당도한 이들은 닷새동안 내리 걷는다.

그저 하루에 20km 가까이 말없이 걷는 일정만이 존재한다.

마음이 편한 일만은 아니다.

펼쳐진 길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걷는 일뿐이다.

말소리를 지운 채 그 발걸음을 따라가고자 한다.

성장을 재촉하기보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움직이자는 결심, 결과보다 과정을 견디는데도, 직원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삶으로 바라보는 관점, 그런 선택이 오랜시간 거듭되어 하나의 기업문화가 되었고 그 문화 속에서 회사는 직원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걸음을 맞춰 왔다.

이 책의 제목이 《걷는 회사》인 이유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다

이렇게 불현듯,

가장 느리게 가는 하루 앞에 섰다.

이 글을 읽으며 처음에는 "회사에서 걷기만 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속도를 되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성장을 재촉하기보다 느리더라도 함께 걸어가는 것을 선택한 회사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경쟁과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직원을 관리의 대상이 아닌 한 사람의 삶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또한 결과만을 바라보며 달려가기보다 과정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묵묵히 길을 걷는 시간처럼 우리의 삶도 때로는 천천히 걸으며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는 회사》는 좋은 회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직면

"왜 여기에 서 있습니까"

p27

'왜 회사는 우리를 걷게 하는가?'

아직 누구도 그 질문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비행기에 오르며 잠시 뒤를 돌아보자 일상은 여전한 모습으로 거기 있었다. 업무도, 역할도, 관계도 그대로였다. 다만 스스로 몇 걸음 떨어져 서게 되었을 뿐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이런 순간에서 시작된다는 겅.

속도를 멈춘 자리에서,

말소리가 줄어든 공기 속에서,

그리고 첫 걸음을 옮기기 직전의 고요함 속에서.

p66

잠시나마 역할을 내려놓기로 결심하자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함이 일렁였다.

그동안 치열하게 꾸려온 내 삶의 무대 뒤편에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잠시 현장을 떠나 있는 사이, 삶의 백스테이지를 아주 살짝이라도 엿볼 수 있지는 않을까. 적어도 지금의 이 속도가 정말 나에게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 글을 읽으며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내가 맡고 있는 역할에만 집중하며 정작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백스테이지를 엿본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무대 위에서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 마음과 삶은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잠시 멈추는 것이 게으름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일 수 있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전환

"어떤 것이 보입니까"

 

공명

"누구와 연결되어 있습니까"

그는 가족조차 마치 자신이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고객이나 팀원처럼 대하고 있었다. 그는 '돈을 벌어오는 나의 수고로움'을 기반으로 모든 문제를 대하고 판단한다.

하지만 묵언 속에서 앞사람의 그림자만 보며 며칠을 걷다 보니, 그는 자신이 쥐고 있던 오만함이 얼마나 어리석고 갑갑한 감옥이었는지를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세상이, 그리고 가족이 자신을 괴롭힌것 아니라, '내가 이만큼 해주니 너희도 맞춰야 한다'는 자신의 통제 강박이 스스로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던 것이다.

완고하게 지켜왔던 '나는 옳다'는 확신이, 오래된 벽지가 습기를 머금고 천천히 떨어지든 그렇게 벗겨지고 있었다. 자기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그는 오르막의 끝에서 처음으로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자기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결국,

통제하려는

손을 기꺼이 내려놓는 일이었다.

덧붙임

* 일상에 던진 여덟가지 물음


시토쿠 순례여행에서 돌아온 이들이

일상 속의 자신에게,

그리고 이 책을 들고 있는 당신에게

소소한 물음과 제안을 건넵니다.

여덟면의 카드를 펼치거나 한장씩 뜯어

데스크나 침대 밑 다이어리에 붙여 보세요.

카드에 적힌 작은 행동이 하루를,

또 삶을 밝힐 수 있을 수 있습니다.

어딘가로 떠날 때 가장

두려운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무엇인가요? 왜 두려운가요?

누군가의 부모, 자녀, 동료, 벗

모든 관계를 벗어난

나 자신을 떠올릴 수 있나요?

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이 "여행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건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질문들이 모두 거창한 깨달음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딘가로 떠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모든 관계를 벗어난 나 자신을 떠올릴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은 답을 맞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순례길에서는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다시 부모, 자녀, 직장인, 친구 같은 역할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 역할들 뒤에 있는 '나'를 한 번 생각해 보라고 권합니다. 어쩌면 순례의 진짜 의미는 먼 길을 걷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삶 속에서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카드에 적힌 작은 행동이 하루를, 또 삶을 밝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문장은 큰 변화보다 작은 실천의 힘을 믿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순례 역시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의 축적이니까요.

읽고 나면 묘하게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답을 얻었다기보다 좋은 질문 몇 개를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좋은 질문은 종종 좋은 답보다 오래 남습니다.

《걷는 회사》를 덮고 나니 시코쿠 순례길은 단순히 일본의 순례 코스가 아니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건네는 하나의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사람들은 길 위에서 자신을 돌아보았고, 독자인 나 역시 책장을 넘기며 삶의 속도와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걷는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때로는 멈춰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걷는 회사》는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준다. 책을 덮은 지금, 나 역시 한 가지 질문을 마음에 품어본다.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내 삶의 길을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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