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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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나쯤은 차마 말하지 못하고 마음 깊숙이 묻어둔 이야기가 있다.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바로 그 숨겨진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책은 “말하지 않으면 사라질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비밀은 드러내지 않는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침묵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결국 삶의 방향을 조금씩 틀어버린다.

이야기는 조용히 흘러가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은 묘하게 불편해진다.

왜냐하면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상처를 들키지 않기 위해 웃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삼키고,

“이 정도는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누가 어떤 인간인지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고요.

진짜 겉으로 보면 어떤인간인지 알 수 없다.

겉모습이 다는 아니다.

그러니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믿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말에 공감이 갔다..

사람은 누구나 끝내 말하지 않기로 선택한 이야기 하나쯤을 품고 살아간다.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아서,

차라리 혼자 견디는 쪽을 택해버린 마음.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그렇게 침묵 속에 묻어둔 감정의 시간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크게 울거나, 격한 장면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자주 멈춘다.

문장 하나, 선택 하나가 내 안에 오래 묻어두었던 기억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은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

괜찮은 척하고, 아무 일 없는 얼굴로 하루를 살아낸다.

그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읽는 내내 자꾸 나 자신을 떠올리게 된다.

비밀은 보호막 같기도 하고, 족쇄 같기도 하다.

지키고 싶어서 숨겼지만 그 비밀 때문에 점점 고립되어 가는 마음이 이 책에는 너무 조용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담겨 있다.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한 사람이 끝까지 숨기기로 결심한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시간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일상은 겉보기엔 조용하고 평범하다.

특별히 불행해 보이지도, 크게 흔들리는 사건도 없다.

하지만 그 평온함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과거 위에 겨우 유지되고 있다.

주인공은 그 비밀을말하지 않음으로써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관계가 무너질까 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 봐,

혹은 자신의 삶 자체가 달라질까 봐

그저 침묵을 선택한다.

이야기는 빠르게 흘러가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작은 장면들 속에서

비밀이 주인공의 마음과 선택을

얼마나 조용히, 그러나 깊게 잠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말 한마디를 삼키는 순간,

괜히 예민해지는 시선,

괜찮은 척 웃어 보이는 얼굴 속에

그 비밀은 늘 함께 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선택이 이해된다.

나라도 말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주인공의 침묵이 비겁해서가 아니라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비밀이 밝혀지는 극적인 순간보다 비밀을 품은 채 살아가는 시간에 집중한다.

그리고 묻는다.

정말로 비밀은 묻어두면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우리를 조금씩 고립시키는 걸까.

책을 덮고 나면 이야기보다 감정이 먼저 남는다.

주인공의 비밀이 아니라, 내가 아직 꺼내지 못한 말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조용하고, 읽고 난 뒤에 더 크게 울린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침묵으로 자신을 지켜온 시간이 있다면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그 마음을 정확히 건드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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