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일본판타지 소설로 고양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소재이다.

이 책의 중심인 고양이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했던 이름없는 고앙이의 환생체인 쿠로가 있다는게 재미나다.

애도시대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홉번째 환생한 쿠로는 신비스러운 고양이서점 북두당에 이끌리듯 가게된다.

북두당은 책을 사면 저절로 재고가 채워지는 신기한 서점으로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 에리카 일상, 신비롭고 주술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북두당에서 쿠로는 l마도카를 만나 과거의 주인을 떠올리며, 존재에 이름을 붙이는 다는 것에 의미를 찾기 위해 과거를 되짚어보고 돌이켜본다.

고양이가 생각을 하고, 환생을 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들이 새롭다.

고뇌하며 자신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며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존재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p23

언젠가는 누구든 혼자가 된다.

기대는 곧 의존이 되고. 의존은 결국 패배로 이어진다.

믿는 순간 상처 받는다.

그걸 잊는 날

내 마음의 바닥까지 가라앉아 상처 입고 말테니까.

그러니 잊지 말자.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 익숙한 고독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따뜻한 가족틈에서 자란 어느날,

밥을 찾아다니는게 힘든 가족들은 인간이 밥 주는 곳을 찾아 떠났고 혼자 남은 나는 벌레나 참새를 사냥하며 보낸다.

이제 커서 혼자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가족은 누구하나 돌아오지 않았다. 툇마루에 혼자 외롭게 잠든 나날을 보낸 나는 고독했다.

가족을 찾을 생각도 없다.

어차피 언젠가 누구든 혼자가 된다.

그저 난, 혼자가 되었을 뿐이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고독하고 외롭다.

나혼자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법을 터득해야한다

나의 고독과 외로움은 누구도 채워줄 수 없다.

오롯이 나의 몫일 뿐이다..

이 익숙한 고독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고양이가 느낀 고독이 나에게도 머물렀다.

겉으론 태평해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p43

기묘한 그 여자의 분위기와 태도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났다. 허물없는 말투, 모든 걸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그리고 나에게 관심을 보이면서도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처럼 종잡을 수 없는 모습까지도..

그런 여자의 모든 게 못마땅하고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데도, 왜 자꾸만 발길이 그쪽으로 향하는 걸까.


불편하면서도 끌리는 서점 주인

그녀는 도대체 무엇일까?

라며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북두당서점에 스며든다.


p71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책에 몰두해 있던 그 모습. 문학인지 뭔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채 그 외우 모든 걸 내던져도 좋다는 듯한 그 태도. 정신없이 글자를 좇으며 누군가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 속에서 꿈을 꾸고 동경을 품는 그 뜨거운 눈빛.

그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집으로 들였던 그 신경질적인 사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욕지거리와 불평을 쏟아내면서도 문학으로 이름을 떨친 그 사내의 모습을.


세번째 생에서 함께 한 남자

그는 허영으로 물든 세속을 관찰하는 검은 고양이의 이야기를 쓰며 작가가 되었다.

그가 쓴 고양이는 틀림없이 나를 관찰해서 쓴 글이었다.

고양이에겐 진명이 필요했지만, 그 남자는 진명을 지어주지 않았고, 나는 그를 잊지 않기 위해 그의 필명 인 긴노스케라는 진명을 삼기로 한다.

p372

내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충동을 타인의 마음에 정면으로 부딪쳐 평생 지워지지 않을 깊고 선명한 흔적으로 남기는 일. 그런 공격성마저 내포한 표현 방식에 매료되어 기꺼이 그 가시밭길을 선택하는 바보 중의 바보들.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그런 일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의미

우리가 글을 쓰면서 하고자 한 이유,

내면의 솟구치는 충동과 깊고 선명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p373

그저 살아남는 게 목적이라면 고양이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하지만 우리와는 달리, 어떤 인간들은 스스로 고난의 길을 택해 자신을 언어로 표현하려 한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버릴 만큼 그들은 문장에, 그리고 이야기라는 세계에 미쳐있다.

평생 인생의 샛길만을 고집하는 기묘한 생물들.

그들은 과연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여전히 이야기를 써야만 하는 이유와 그 의미 그리고 가치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인생의 끝자락에서 이야기를 써야만 하는 이유와 의미를 찾는다는건 쉽지 않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만 있어도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무얼 위해 살아야하고, 마지막까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을까?

그 이야기를 찾기 위해 오늘 하루도 의미있게 보내려 한다. 그 하루를 기록하려한다. 기록들이 모여 나의 추억을 되새길수 있을테니 말이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

욕심내지 않으면 잃을 것도 없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 p317

기대하지도 욕심내지도 않으며 나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북두당서점의 고양이가 여러번 생을 이어가며 마지막 생을 살며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내는 과정, 찾아낸 이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