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안 》 리뷰 시작할게요.
p32
수행원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의원들의 안전이다. 다른 일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수습할 수 있었지만, 안전은 차원이 다르다. 문제가 생기고 나면 수습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안전사고가 터졌다. 어떠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지시를 받고 뒤로 물러나 있을 수만은 없었다.
p56
국내에서는 아직도 비선실세 의혹으로 시끄러웠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치판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의혹과 음모론이라, 호민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뉴스를 내리고 항공 사이트로 들어갔다
P76
수크르법은 쉽게 통과시킬 수 있는 법이 아니야. 경제 논리도 중요하지만, 정치 논리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단순히 표절로 통과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
p110
"금융시장 상황이 정말 위급하다면 수크르법을 통과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외환위기를 다시 겪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게 쉬운일이 아니야. 우린 정치인이야, 경제 논리만 갖고 모든 걸 생각할 순 없어!"
P128
차창 밖으로 국회의사당의 푸른 돔이 보였다. 대부분 사람이 원형 돔을 푸른색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녹이 슬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많은 진실이 은폐된 국회처럼 원색은 푸른 녹 밑에 감쪽같이 숨겨져 있었다.
p179
국장 방에 갔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호민은 모든 이유가 심경모 의원의 죽음 때문이라 생각했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죽은 사람은 별로 중요치 않았다. 자기 손톱 밑에 낀 가시만도 못했다. 지금 위원장 손톱 밑에 낀 가시는 수쿠크법이지 심 의원이 아니었다.
P324
정문을 향해 걸어가던 호민은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리본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생각난 듯 의사당 건물을 향해 돌아섰다. 오전에 설치했던 분향소는 깨끗이 철거됐다. 하늘에는 조명을 받은 푸름 돔만 올림포스 신전처럼 허공에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