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맛

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누구나 마음속에 멋진 말 한 구절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명언이라고 부르며 떠돌아다니는 말들은 분명 어떤 매력이 있기에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 매력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첫째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공감을 일으키지만 명언이 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이 있다. 두 번째는 무엇일까? 바로 수사학 기법을 활용해 문장의 내용을 더욱 강력하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오락 영화로 치부할 수 있는 스타워즈에서도 멋진 명언과 수사학 기법이 등장한다. 현명한 스승 캐릭터인 요다는 이런 멋진 말을 한다. '두려움은 분노를 낳고, 분노는 증오를 낳는다. 그리고 증오는 고통을 낳는다.'. 이것은 한 구절의 마지막 단어를 다음 구절 첫 단어로 다시 씀으로써 두 어구 모두 힘을 부여하는 간단한 수사법이다. 분류하자면 전사반복(Anadiplosis)이다.

구조를 뜯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말은 나도 글을 쓸 때 저런 멋진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신간 '문장의 맛'은 39개의 수사학 기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멋진 문장이 왜 멋진지 알게 해준다. 명저를 읽을 때도 도움이 되고 직접 문장을 쓸 때도 응용할 부분이 참 많다.

작가는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으로 유명한 마크 포사이스다. 그는 셰익스피어도 처음부터 글을 잘 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초기작들을 살펴봤고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글은 점점 발전하였고 결국 위대한 작가에 이르렀다.

작가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를 추적해 보았다. 일단 그 시대에는 문장을 꾸미는 수사학을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놀랍게도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 수사학 기법이 사용된 많은 글들을 참고해 자신의 글에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나 셰익스피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노력을 가미한다면 그가 사용했던 수많은 수사법을 응용할 수 있는 것은 맞다. 레시피를 모르고 요리를 하는 것보다는 레시피를 알고 요리를 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레시피를 응용해 나만의 요리를 만드는 것도 더욱 쉬워진다.

문장의 맛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