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무작정 시작한 탐조는 정보가 너무도 부족했기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다. 쌍안경을 사기도 전에 카메라부터 산다거나, 도감도 없이 인터넷 사진만으로 새 동정을 시도한다거나.남들이 다 아는 것만같은 정보를 알음알음 습득하는데만 일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기에 <초보 탐조기>의 발간 소식을 접했을 때 반가움부터 느껴졌다. 나같이 아무 것도 몰랐던(여전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초보 탐조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어서.결과적으로 '초보 탐조인이 전하는 처음 삼 년 이야기'라지만 <초보 탐조기>는 내가 경험하고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정보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초보 탐조인에게 꼭 필요한 기본 정보 외에도 작가님이 3년동안 열심히 탐조하고 공부하고 고민하고 경험하며 기록해온 것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북디자인과 삽화를 작가님이 직접 하신 듯하다. 표지를 처음 봤을 때 조금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책 속의 삽화들이 하나같이 귀엽고 정성이 느껴져서 책 표지에도 금새 정이 들었다ㅎㅎㅎ 목차만 봐도 누구보다 열심히 탐조하고 활동한 우재욱 작가님의 3년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는데, 탐조에 대해 잘 모르고 무작정 시작하게 되었을 대 빠지기 쉬운 오류, 종추에 집착하거나 사진 찍는 데 집착하거나 새를 보기 위해 오히려 새를 괴롭힐 수 있는 그런 상황들에 대해 차분하게 짚어주며 올바른 탐조 방법을 제시하는 게 무척 좋았다. 작가님의 경험을 서술하며 그것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탐조 꿀팁들을 소개해주시는 것도 상당히 유익하다. 계절별, 장소별 탐조 차이와 다양한 탐조를 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도 자연스럽게 소개되어 있어서 새들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궁금했던 탐조 정보들이 집대성된 느낌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새들을 위한 아파트 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였다. 새를 위한 연못과 인공새집. 새를 사랑하게 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몸소 보여준 케이스였고, 그 열정이 정말로 존경스러웠다. 나 역시 생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바꿔보려는 노력은 전혀 생각조차 못했기에 작가님의 이런 사례는 많이 공유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외에도 탐조인들이 결국 마주하게 되는 서식지 문제와 유리창 충돌, 길고양이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꾸준한 관찰이 기반이 되어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힌다. 동물과 식물을 좋아하고 계속 의문을 품은 채 관찰을 멈추지 않는 작가님의 글을 읽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웠다.언젠가 작가님과 함께 탐조하는 시간도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시작하는 초보 탐조인과, 혼자서 탐조하며 다른 이의 탐조기가 궁금한 사람 그리고 탐조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