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꿈의 세계로 떠나 버렸고 남겨진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안락, 평온, 안전, 사랑, 그리고 믿음, 우리는 우리 자신조차도 믿지 못했다."어느 날 갑자기, 어른들이 잠들어 버렸다.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챙겨야 할 뿐만 아니라 잠든 어른들까지 보호해야 하는 막막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엄마를 한심해하고 떠난 아빠를 내내 그리워하던 강희는 엄마가 잠이 든 이후 남매인 강석,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루시드 드림>은 흥미롭다. 처음엔 갑자기 세상 밖에 남겨진 아이들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책을 읽다가 두 번째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꿈 속 세계로 떠나버린 어른의 시선으로 책을 읽게 된다. 그리고 세 번째는 '과연 어른이란 무엇일까? 나라면 어느 세계를 선택할 것인가?'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잠든 부모를 지키는 아이들과 부모를 버리고 떠나는 아이들. 깨어나는 어른과 깨어나기를 거부하는 어른. 꿈 속으로 도망치는 사람과 괴로워도 진짜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 '나는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혹은 '나는 이런 어른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 시절에 머무르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이는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지만 여전히 어른의 삶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어른이 되는 걸까?어쩌면 어른은 더 망설이고 시시때때로 도망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일까.하지만."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는 나의 질문에 아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엄마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야지."라고 아이는 답한다. 아아- 그래. 나 역시 네가 잠들면 그러할 것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네가 있으니까. 널 지키기 위해 난 잠들지 않고 기다리겠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선택의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정해진 시간을 살아 낸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니었다. 어른이란 말이 아주 멀게 느껴졌다."#루시드드림 #강은지 #창비 *출판사에서 가제본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