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같은 학부 사람들끼리 하는 영화 학회에 속해 있었더랬다. 그때도 무척 재미있었지만, <영화관에 간 의사>를 읽으며 ' 와! 같은 학부가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과 영화 학회 활동을 했더라면 정말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이렇게나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새로웠다.배운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영화관에 간 의사>의 저자인 유수연 작가는 의사인 동시에 고대 신화에도 해박하고 다양한 장르에 능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며 발견하는 것들과 그것에 대해 풀어내는 이야기도 무척 독특했다. 내가 무심히 스쳐지나가거나 당연히 받아들였던 설정들을 의사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캐치해서 설명하며 신화와도 연관시키는 점이 흥미롭다. <헤어질 결심>의 불면증을 운디네의 저주와 연관시킨다거나 <진격의 거인>을 보며 프리온병과의 유사점을 찾는다거나! <듄>의 신화적 설정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고 <매드맥스>의 감독이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것도 처음 알았다. 놀라우면서 설득당하면서 너무너무 부러웠다! 작가가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나도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지만 이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겠다 싶어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 책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어지는 것은 덤. 같은 영화를 보아도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참 즐거웠다.비록 나는 한 마디도 안 했지만 즐거운 영화 모임을 하고난 기분. ^^#믹스커피 #영화관에간의사 #영화관시리즈 #원앤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