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눈이의 사랑스러움, 용감무쌍함 등을 내세워 예찬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관찰 과정만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남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목눈이가 살아가는 여정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작은 새가 얼마나 놀라운 생명체인지를요. "-저자의 말4년 동안 오목눈이를 집중 관찰한 기록을 엮은 책.오목눈이 커플이 둥지를 짓는 것부터 시작해서 육추,이소에 이르는 과정을 자세히 담았다. 새들이 육추 기간에 얼마나 많은 곤충을 잡는지, 이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고 육추와 이소를 돕는 헬퍼의 존재와 역할이 놀라웠다.언젠가 강의를 통해서 박새가 육추 기간동안에 얼마나 많은 곤충을 잡는지, 그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가 되는지를 듣고 놀랐던 적이 있었다.오목눈이를 관찰한 이 책을 통해서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보통 부모새들이 몇 마리의 곤충을 한꺼번에 물고 둥지로 돌아가는 걸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수의 곤충을 잡는걸 알 수 있었다.새들이 새끼를 낳고 기르는 시기가 각종 곤충(성충과 애벌레!)이 창궐하는 시기와 겹치는 걸 생각하면 실로 놀라운 '자연의 균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영조 선생님만큼은 못 미치지만 올해 처음으로 새들의 육추과정을 지켜보며 처음으로 제초와 수목소독 시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걱정하게 되었다. 곤충이 머물 공간인 풀들이 베어지고 선제적인 수목소독을 시행할 때 주변의 새들에게 미칠 영향이 먼저 떠올랐던 것이다. 제초와 수목을 할 때도 이런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시기를 조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또한 새들의 이소 과정이 무척이나 신중하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알게 되서 무척 놀라웠다. 새들이 부모를 따라 이소한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헬퍼의 도움까지 받아 연습을 통해 반경을 넓혀가며 결국 둥지를 아주 떠나가는 과정은 감격적이기까지 했다. 아기새들이 서툰 날개짓으로 나무 사이를 옮겨다니는 게 안쓰럽기만 했는데 하물며 부모새의 마음은 어땠을지 헤아릴 수도 없었다. 4년동안의 기록이란 실로 어마어마하다.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이셨을지, 부모새들이 육추를 시작하고 새끼들이 떠나갈 때 의 작가님 마음까지 상상이 간다. 그리고 이런 기록을 통해 더많은 이들이 이 작은 새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자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헤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오전 5시 30분에 하루를 열고 오후 7시가 지나야 날개를 접는다. 하루 14시간 가까이 일해야 새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오늘은 오전 5시 4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약 800분 동안 336번 먹이를 날랐다. 2.4분마다 한 번씩 먹이를 물고 나르는 꼴이다."-도시 오목눈이 성장기(오영조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