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숨 나오도록 좋았다.치유의 글쓰기란 이런 것이구나-이 책이 그 증거구나.왕성한 들풀들 사이에서 그녀의 책 사진을 찍고 싶었다.하지만 얼마 전 제초 시즌을 겪은 동네에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이 사랑받지 못하는 식물들이 얼마나 악착스럽게 버티는지, 그 씨앗이 길어내는 생명이 얼마나 굳센지 생각해본다.그런데 잡초는 사람이 그것을 원하지 않을 때만 잡초다." 삶의 고통이 한번에 휘몰아친 듯한 초반부는 오히려 덤덤하게 읽힌다.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며 잊혀졌던 혹은 미처 몰랐던 사랑들을 발견해내는 순간들은 매번 감동이고 또 한편으로 서글펐다. 그 사랑들은 야생에 가까운,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오던 것들이다.겨우겨우 눈물을 꾹 참고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 옮긴이의 글과 저자의 말을 다시 읽는 순간 눌러왔던 감정이 툭 터지는 경험을 하게된다.살아만 있다면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삶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그 사랑은 내가 받은 것일 수도 있고 내 안에서 찾아낸 것일 수도 있고 내가 남길 것이기도 하다. 불안하고 완벽하지 않은 삶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놀라워할 수 있다는 것, 그저 '자연'스럽게 삶을 받아들이며 계속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식물과 정원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운다는 것, 자매애, 엄마와의 관계, 돌봄에 관한 이야기들이 모두 담긴 여성의 글쓰기이며 그저 가슴이 먹먹하다. "생물 다양성은 유례없이 빠르게 줄고 있다. 지구의 동식물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모든 것이 취약한 듯하고, 매일 또 다른 것이 사라진다.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슬픈 세상, 내가 뒤에 남기는 것은 이 세상이다. "-<들풀의 구원>*역시 믿고 보는 김명남 선생님 번역👍#들풀의구원 #빅토리아베넷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