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김금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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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통곡하고
흑흑 흐느끼게 하는 작품도 있어야지
가슴이 메이게 저미는 작품도 있어야지
꽃을 그리는 작품도
비를 묘사하는 작품도 있어야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 더 삶을 닮았으니까."
-본문 중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면>은 김금숙 작가님의 작품과 인생 이야기를 담은 첫 에세이다. 강화에서 드디어 만난 '꿈꾸던 집'에서 시작되는 글은 그 집을 만나기 전까지 지나쳐 온 여러 집들의 이야기와 함께, 강화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과 동물들과 어떤 시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담담하게 일상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이 김금숙 작가님의 인생이 된다.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일들이 쌓여 한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신념 혹은 자신의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이 에세이 안에 자연스럽게 담겨있었다.
김금숙 작가님의 에세이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을 읽고 후회했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작가님의 작품들을 더 읽어본 후에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그렇다면 더 많은 장면을 머리 속에서 떠올리며 '아하!'하고 무릎을 치며 읽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위안부, 제주도 민간인 학살, 발달 장애, 강제 동원,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의 이야기...
김금숙 작가님의 작품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던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것'들을 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 이 사회를 탓하기에 앞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붓을 든다."
작가님의 이 말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뭔지 고민한 끝에 글쓰기를 선택했다는 존 버거의 말이 떠오르며 예술의 역할과 예술가의 언어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된다. 김금숙 작가님의 언어는 아마도 그 붓 안에 담겨있겠지.
"깊이 숨은 내면의 에너지까지 빡빡 끌어모아 다시 붓을 드는 것은 삶과 인간에 대한 탐구, 창작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다. 창작은 그 상처를 치유하는 치열한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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