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 않아 - 교사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임송이.강진영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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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와 특수교사, 두 분 선생님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완성한 한 권의 책.
취미도 라이프스타일도 성향도 거의 정반대에 가깝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보수적인 조직과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며 노력하시는 모습은 똑 닮아있는 두 선생님.얼핏 보기에 너무나도 달라보이는 두 선생님의 편지가 오가면서 점점 차이점 속에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을 발견해내는 재미가 있었다.
"왜 어른들은 내게 '초등교사는 여자에게 가장 좋은 직업'이라 말하며 거부감이 들게 했을까.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왜 말해주지 않았을까.-진영"
이 문장을 보고  '여자 초등 교사'를 바라볼 때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 자체가 엄청난 편견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교사에게는 교사 이외의 삶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 선생님들은 sns는 고사하고 카톡 프로필 설정조차 자유롭지 않다.
"튀면 안 돼.너무 튀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게 되면 자칫 민원이 들어올 수 있으니까 말이야.항상 보통의 존재로 단정하고 착실히 학생들만 가르치길 원해.조신하게,마치 양갓집 규수같이 말이지.-송이"
그래서 두 분 선생님의 솔직한 편지가 담긴 이 책과 일상을 공유한 SNS의 존재는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남들은 쉽게 떠들어대는 직장에 대한 불만과 공개된 SNS계정이  '교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 역시.
"반대로 나는더 공개하고 싶었어.교사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에는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로서 팟캐스트 방송도 하고 파도가 있는 날에는 파도를 타는 서퍼로 또 다르 삶을 사는 타자라는 것을.-진영"
기존의 결혼제도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비혼을 선택하고, 또 역시 기존의 결혼제도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결혼생활을 선택한 부분 역시 어찌나 정반대이면서도 닮아있는지. 남들이 보기엔 '조금 이상한 선생님'의 길을 꿋꿋하게 나아가는 두 선생님의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또한 특수아동의 부모가 아닌 이상, 존재를 알기도 힘든 학교 내의 특수교사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수교사에게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은 꽤 외로운 직장이야.~좀더 신랄하게 말하자면 '혼외 자식'같아.-송이"
일반교사에 비해 절대 소수일 수 밖에 없는 특수교사와 부모의 협조가 없을 경우 겪게 되는 어려움, 연락이 없는 제자들...특수교사이기에 겪는 특수한 상황들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

코로나 이후 학교에서 학부모로 봉사활동을 하며 바라본 학교 현장은 하루하루가 전쟁터였다. 하지만 학교 밖의 사람들은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으면 교사는 편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곤 했다. 교사들이 학교를 직장으로 생각할 뿐,  사명감이 없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그런 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원하는 것은 선생님들임을 책을 통해 확인하시면 좋겠다. 직업적 사명감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환경과 조직의 변화이고, 학교 밖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낸다면 그 방향은 교사가 아니라 그 밖의 것을 향해야 할 것이다.
"도약을 하게 되면 더 좋겠지. 개인의 경험이 확장되어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다면 더더욱 좋겠지.-진영"
이 책은 교사라는 직업인으로서의 현장에 관한 솔직한 고백이고, 교사라는 타이틀 밖의 '개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교사를 꿈꾸는 누군가를 쉽게 환영하지는 못하겠다고 송이 선생님은 말씀하셨지만. 이런 '이상한 선생님'들이 학교에 더 많아진다면 정말 순수하게 교사를 꿈꾸는 누군가가 더 많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싶다. 두 분 선생님의 솔직한 이야기는 많은 선생님들께 그리고 선생님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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