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1호 : 기후와 마음 - 2021.여름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로 웨이스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SNS에 돌아다니던 '옷의 강'을 보고나서였다.
한창 <하루 1개 버리기 운동> 이 인기있던 시절, '잠옷으로 입을 생각인 옷은 버려라' '1년동안 안 입은 옷은 버려라'이런 격언을 따라 멀쩡한 옷들을 아무런 가책없이 헌옷 수거함에 넣고는 했다. 안 입는 옷은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나의 생각은 감당이 안되는 헌옷들 무더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무너져내렸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사고,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들의 무게감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물건이 귀하던 시절에 태어나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게 된 우리 세대는 엄청난 가치관의 변화를 겪었다. 그만큼 환경이 변화하는 것도 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풍요롭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아이를 낳은 나는 아이에게 사과했다. 이런 때에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다고. 아름답고 좋은 것들을 너희에게는 남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나는 괜찮았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한없이 무력감만 느껴졌다.
하지만 생태전환 매거진 <바람과 물>은 내가 알지못했던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맞서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나같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무력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바람과 물>은 3개월마다 발행되는 계간지로서 2021년 여름호부터 2023년 봄호까지 3년간 12호를 한정 발행한다고 한다.내가 읽은 것은 <바람과 물>의 창간호로 '기후와 마음'을 주제로 했다.
"인간은 지구의 마음이다."
책은 정말 다양한 관점으로 기후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국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상호작용하는 바다, 대기, 생물, 육지 표면 전체로 정의되는 가이아' , "스스로 자신을 위해 싸우지 못하는 존재, 날개 달린 존재, 땅에서 기어 다니는 존재, 네 발을 가진 존재, 두 발을 가진 존재, 풀과 나무, 강과 호수, 지구를 위해 싸운다."고 말하는 <우리는 물의 수호자입니다>의 주인공들처럼. 채식,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 것,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는 것, 정부와 기업에 마땅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 과학적 노력,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책 한 권을 통해서 이렇게 다양한 시선으로 기후변화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전문가,학자, 활동가,기업인,언론인,공직자 등등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막연했던 개념이 구체화되고 실질적으로 통합되는 느낌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고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을 지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매거진에 참여하신 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나 역시 하루하루 도전해 볼 용기를 내본다.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가을호를 주문했다. 이것은 내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 중 하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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