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안지은 지음 / 콜라보 / 2022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얇은 동화책 전집이 있었다. 글을 잘 모를 때는 그림 보는 재미로 글을 익혔을 때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익숙한 이야기에 질려 동화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쯤 청소년을 위한 동화 원작을 소개하는 책을 접했다.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었지만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야기에 매혹되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다 글로 쓰인 동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시대와 공간에 맞게 변형되고 다시 퍼져나간다. 오늘날에도 이렇게 각색된 ‘오랜 이야기’가 인기가 끄는 것은 이들 속에 우리를 매료시키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은 “욕망하는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라는 서두로 시작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뒤늦게 동화의 매력에 빠져 3년 동안 동화 원작을 탐독하며 새롭게 포착된 장면들과 캐릭터들의 욕망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동화의 매력 중 하나는, 인물들이 욕망을 추구하는 모습이 비교적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동화 속 인물들은 모두 욕망덩어리입니다. 적극적으로 자기 욕망을 드러내는 사람, 그로 인해 인생이 확 꼬이는 사람, 교묘하게 욕망을 숨기며 더 큰 욕망을 품는 사람까지, 동화는 우리 삶의 작은 축소판 같습니다.” (p.4~5)


  이 책은 “사랑, 인간 본성, 관계, 성장”에 대한 4개의 주제로 총 12편의 동화를 엮어냈다. 작가의 시선으로 자아내는 인물들의 욕망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현재의 고민과 맞닿는 질문과 만나기도 하고, 유난히 마음속에 남아 머릿속을 휘젓는 욕망과 마주하기도 한다. 각 동화의 마지막에는 주요 등장인물의 interview가 있어 이야기 속에서 표현되지 못한 각자의 심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그림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 즐거운 감상을 도와준다.



 동화 중에 기억에 남는 편을 잠깐 소개한다. 첫 번째는 <신데렐라: 사랑을 도구로 신분 상승하고 싶은 욕망>이다. 신데렐라가 왕자와 춤을 추고 있는 무도회장의 한 장면 옆에 붉은 글씨로 “왜 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건데?(p.17)”라는 질문이 적혀있다. 



난 신데렐라의 언니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캔디형 주인공 신데렐라를 열등감에 차 바라보는 시선. 분명 내가 더 좋은 조건인데, 왜 나보다 더 행복해보이니? 왜 내게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걸까? 사실 내 감정은 내 책임인데,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던 때가 있었다. 그냥 어두운 감정을 무시하고 억눌러두어 지나쳐보기도 하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신디가 인생에서 한 번씩은 찾아온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보는 것이지 신데렐라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신데렐라 덕분에 한 밤중 기억을 들춰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외에 흥미로웠던 점은 왕자와 요정의 비즈니스 관계였다. 마치 결혼정보업체의 담당자와 고객처럼. 요정의 인터뷰를 보면 꽤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왕자와 그 요구를 재치 있게 이루어주는 요정. “그 예산으로 왕자가 바라는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요정은 나밖에 없을 거예요.”(p.30) 너무 웃기다.


  두 번째는 <피터팬: 삶의 무거움을 던져 버리고 싶은 욕망>이다. 나에게는 평생 어린아이로 남고 싶은 욕망이 있다. 어렸을 때 누려야할 즐거움을 박탈당했다는 믿음이 마음 깊은 곳에 있어 즐거움의 충동을 잘 조절 못한다. 삶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성장을 택하겠습니까?”(p.264) 



  오롯이 나에게 던져진 질문 같았다. 의식적으로 성장하지 않고 즐거움과 재미만 쫓으며 어찌어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마음 언저리에는 무언가 걸리는 것이 항상 남아 있을 것 같다. 웬디는 피터팬의 제안에도 네버랜드에 남지 않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리곤 어른이 되었다. 창문 밖을 웬디의 시선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네버랜드 neverland의 ‘never'는 결국 머무를 수 없으며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어린 시절의 부사가 아닐까. 오직 피터팬만이 민트빛 바다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네버랜드의 영원한 주인일지 모른다.”(p.279)

“피터팬은 네버랜드에 살면서 가끔 세상으로 오고,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가끔 네버랜드를 꿈꾼다.”(p.280)


  잠이 오지 않는 밤 즐길 거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어렸을 적 추억을 소환할 수도 동화 속 인물에게서 평소 감춰두었던 자신의 욕망을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밤이라는 시간은 낮과는 달리 모든 것을 포용해주기에 불안, 스트레스, 이런 저런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동화 속으로 잠시 떠나보시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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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 이후 - 사후세계 설명서
남우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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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Q. 나는 왜 태어났는가? 왜 이 시대, 이 나라, 이 부모님 아래에서 태어났나?
Q. 나는 어디서 왔는가? 단지 종족번식 본능으로 태어난 것인가? 도대체 이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Q. 죽으면 끝인가? 죽음 이후에 삶이 있나?

초등학생 때 달라이라마의 책을 접하곤 이런 고민을 했다. 사춘기 때는 더 그러했고,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다. 나는 자연스레 영성서적에 빠져들었다. 14살 때쯤인가 엄마에게 생의 본질에 대해 물었는데, 왜 그런 질문을 하냐며 철학책?을 너무 많이 봐서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 걱정스런 시선을 받았다.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아닌가? 그 이후로 이런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한창 마법적인 것을 좋아하던 중학생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대학생 때까지 영성 책을 탐독했다. 지금도 종종 찾아 읽는다. 전통적 수행을 한 사람, 죽음/질병/고난을 경험하고 삶의 본질을 깨달은 사람, 영적 스승들과 소통한 사람 등등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신세계였다.

최근 임사체험 및 사후세계에 대한 100여권의 책을 읽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되었다. 텀블벅 후원 1000%를 달성한 책이라고 한다. <죽음 그 이후: 사후세계 설명서>에 대해 처음 훑었을 땐 단순히 임사체험에 대해 정리한 책인 줄 알았으나 오판이었다.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이 책의 저자 남우현은 종교철학박사에, 행정학석사, 심리치료, 경제학, 이학사 학사 학위 등을 취득하며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으며 ‘최면과 심리치료’에 관심을 가지다 <죽음 그 이후>를 저술했다고 한다. 그가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로 인용한 책은 <지중해의 성자 다스칼로스 1,2,3>, 마이클 뉴턴의 <영혼들의 운명 1,2>, <영혼들의 여행>, 닐 도날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 등이다. 나는 몇 몇 책은 예전에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 거부감이 없었으며, 그동안 읽었던 것이 머릿속에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기적수업>이라는 책도 알게 되었기에 깊이 만족한다. 혹시 호기심에 책을 펼치신 독자라면 열린 마음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편하게 생각하며 보시길 바란다.

그럼 지금부터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도록 하겠다. 저자는 임사체험부터 시작해서 차례차례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해 주지만, 그건 나중에 읽을 독자의 즐거움으로 남겨둔다. 우리는 신성한 영혼(신)의 한 부분이다. 영원한 자아는 자신의 신성을 알지만 체험할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을 경험하기 위해 지구나 다른 행성으로 내려온다(이 광대한 우주에는 여러 지성체가 살고 있고, 우리가 사는 지구는 그들과 비교했을 때 영적 성장 초보 단계의 영들이 있는 곳이라 한다. 책에서는 지구를 시끄러운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이라 표현했다).

“영혼, 너희의 영혼은 언제나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영혼에게 숨겨진 것, 미지의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앎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영혼은 체험하고자 한다. (생략) 네 영혼이 지닌 유일한 갈망은 자신에 관한 가장 위대한 개념을 가장 위대한 체험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생략) 느낌은 체험이다. 영혼은 자신을 느끼고자 하며, 직접 체험하여 자신을 알고자 한다. (생략) 그러므로 영혼이 완벽한 사랑을 체험하려면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 맛봐야 한다.” (p.171~172)


즉 지구는 영원한 자아가 즐겁게 자신의 신성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영원한 자아에 대한 기억을 일부러 잊어버리고, 인간으로 태어났다. 탄생, 성장, 우정, 사랑, 희노애락애오욕, 절망, 고난 죽음 등을 모두 경험했다. 그러는 사이 ‘진정한 모습’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환생을 반복하게 되었다. 지금 여기 지구에 살아가는 모두가 신성한 영혼이고, 한 형제자매이며 하나의 신성이다. 이제 우리는 다신 우리의 신성에 대해 눈뜨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이 책에서는 깨닫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800번 이상의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행동은 모두 카르마(업)로 쌓이고, 지금 생이나 이생, 여러 번의 환생을 통해 부정적인 카르마를 다 해소해야 한다고 한다.

“높은 경지의 신비가들은 ‘삶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또 자신이 이 지상으로 온 목적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며 (생략) 결국 깨달음이란 지상에서 ‘자신이 진정 누구인가?’를 기억해 내어 그 삶의 목적을 완성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p.167)

죽음 이후 우리는 죽기 직전의 생에서 배운 교훈과 인생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살펴보며 다음 생을 준비한다. 우리는 이전 생의 못 다한 배움을 얻기 위해, 카르마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따져 다음 생의 부모님을 선택한다. 부모님과 우리의 영혼이 서로의 합의 하에 그들 밑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부모님에게 배울 것이 있고, 부모님도 우리에게 배울 것이 있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접한 뒤로 내 부모님을 형제 영혼으로 바라보고 용서의 마음을 내고 있다. 우리는 분리되었다고 느끼지만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들의 카르마가 나의 카르마이고, 우리는 함께 ‘자기 발견’의 길을 가는 형제이다.

“운명의 사원에서 그대는 그대의 부모가 될 준비가 된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생략) 그리고 그들 역시 삶에서 깨우쳐야 할 교훈을 가장 잘 깨우치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맞는 조합인지 어떤지를 판단한다.”(p.91)
"운명의 사원에선 지상계의 환생시기, 부모, 몸의 선택과 더불어 우리는 수호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인생계획서를 작성한다. (생략) 각자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분명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생략) 그 한 가지가 우리 스스로의 뜻으로 선택한 도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생략)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영혼들과의 서약을 완수하기 위해서 환생하는 경우도 있다."(p.93)

이런 ‘인생 계획’을 미리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큰 밑그림일뿐 실재 삶에서 실행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이다. 그렇기에 사후에 삶을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과정이 있다. 그리고 이 윤회의 과정은 깨달음(신성의 실현)에 닿을 때까지 계속된다. 우리는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이미 ‘자기 발견의 길’을 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가는 길을 가속화할 방법을 알려준다. 바로 ‘자기분석/자기극복’과 ‘명상’이다. 자기분석이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객관화하고 반성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행위이며, 명상은 ‘육체와의 동일시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가지고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 하는 것’(p.,186)이다. 이를 통해 ‘참된 자신’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위로와 함께 두렵던 인생에 대한 살짝 쿵의 용기가 샘솟는 걸 느꼈다. 터무니없는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진지하게 이것을 탐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무대이지 않은가. 어떤 것이든 진정한 내면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상관없지 않을까.

“잊지 마라. 요컨대 너는 그 모든 걸 사랑했다! 순간순간마다! 아, 인생이란 참으로 달콤한 것이다! 그건 굉장한 체험이다. 그렇지 않은가? 너는 모든 걸 다 체험할 수 있지 않느냐? ... 눈물, 기쁨, 고통, 즐거움, 환희, 극심한 우울, 승리, 패배, 무승부...” (p.195)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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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지배하는 독서법 딥코어리딩 - 독서 코끼리의 주인이 되라!
박동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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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과 사람이야기가 좋아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었고, 주변에서 책 많이 읽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말들과 제 실제 삶이나 생각능력에는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다큐멘터리나 예능을 보듯 취미처럼 즐겁고 재미있는 독서를 했기에 때문이죠. 유투브에서 최재천 교수님의 영상을 보았습니다.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강의였는데요,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일이다. (생략) 들어간 게 있어야 나오죠. 많이 읽은 사람이 잘 쓰고 많이 씁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기획독서”라는 개념을 설명해주십니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를 하기 위해선 계획적인 독서가 필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 그리고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 위안을 얻고, 감정과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자기 주장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관심 없는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즐겁게’에 방점을 두었던 탓에 어느 순간 양서를 읽어도 손 안에서 흘러나가는 모래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 새로운 관점과 세상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알면 보이는 것이 더 많아지는 법이죠. 보이는 것이 많아지면 그만큼 즐길 거리도 많아집니다(제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즐거움입니다;;).

어디서부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할 때 <딥코어리딩: 공부를 지배하는 독서법> 서평단 모집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책 읽는 최상의 뇌, 독서 코끼리의 주인이 되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최상의 뇌라니. 뇌 과학을 접목 시켰나, 왜 코끼리를 내세웠을까’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독서 코끼리는 독서 대상으로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을 뿐만 아니라 계속 증가하는 ‘거대한 양의 책과 정보‘를 말하는 동시에 독서 주체인 우리를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 주고 꿈을 이루어주는 ’책 읽고 생각하는 뇌‘를 말합니다. (중략) 머릿속 독서 코끼리의 주인이 되어 지식 공부는 물론 여러 책의 다양한 영양분을 흡수하여 특별한 힘을 가진 거대한 코끼리나 가네샤 같은 최상의 독서머리를 키워야 합니다. 독서를 통한 지식은 살과 뼈가 되고, 생각은 근육이 될 것입니다.”(p.20~21)

이 책은 ‘20년간 독서와 공부의 핵심 코드 및 솔루션을 개발’해온 저자가 ‘융합 독서’에 대한 글을 한겨레신문에 연재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독서, 생각 기술,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서, 생각 기술, 글쓰기는 독립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말씀 하셨듯이 들어간 게(독서) 있어야 (글쓰기로) 나옵니다. 독서를 하며 생각을 확장 시키고, 그 결과를 글로 씁니다. 읽고 쓰고, 쓰기 위해 읽고. 이런 선순환의 반복 속에서 ‘지식과 의식을 성장’ 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이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구축한 딥코어리딩이라는 낯선 개념과 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글을 따라가기에도 바빴습니다. 그러나 틈틈이 붙잡고 읽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 수준에 있고, 어떤 방식으로 ‘기획 독서’를 해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로드맵 같은 책이었어요.

저자는 삼차원 독서 피라미드라는 체계 안에서 딥코어리딩을 인문독서와 지식독서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바탕 위에 생각 기술도 ‘인문학적 상상력 마음 공감 생각법’과 ‘지식 학문을 위한 공부 감각 생각법’, 글쓰기도 인문 글쓰기, 지식 글쓰기 두 가지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트랙은 함께 발전하도록 독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넘치는 요소가 아닌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성장이 결정된다는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이 떠오릅니다.

이 책에서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방대해서 이것을 기초로 얼마만큼 소화하고 체득할 수 있을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너무 매력적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아직은 초보 독서가이지만, 10년, 20년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다보면 ‘멋진 독서 코끼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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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감사의 기적, 감사행성 실천노트
이진희 지음 / 생각수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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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며 어떻게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것일까? 성인의 반열에 오른 분들 말고 저 말씀을 실천하며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감사 관련 책들을 들춰보고 감사 일기도 써 봤다. 감사할 거리가 정말 안 보인다. 비슷한 일상 비슷한 감사. 형식적인 감사 일기가 되어 모임이 자연스레 와해되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 때 얻은 것이 있다. 지나가는 구름, 햇살, 소나기, 바람 등 자연에 감사하며 잠시간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이 조그마한 감사가 일상에서 사라져 가면 또다시 "블랙독(우울증)"과 마주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감사행성>의 저자 이진희는 2009년부터 매일감사를 실천하고 있는 감사의 고수이다. 2020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할 때에도 감사함을 놓지 않았다. '절망 속에서 죽어가던 마음을 살리고 아픈 몸도 회복시'킨(책 날개 발췌) 감사. 그가 전하는 이야기 속에 "감사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10년 이상의 감사 노하우가 꽉꽉 들어 찬 책이다. 감사를 실천하면서 우리가 마주치게 될 크고 작은 장애물들을 속속들이 소개하며, 독자를 안심시킨다. 평소 와 닿는 문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문장에 밑줄 그으며 책을 읽는데, 연필이 지나가지 않은 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 나갈 때,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평단 신청한 과거의 나에게 마음속으로 박수치며 감사를 보냈다. ‘범사에 감사하라’. 나도 실천할 수 있는 말씀이었다.

"사람들은 감사가 좋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누구나 하지는 않는다. 충분히 감사하며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산다. 그냥 하는 감사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감사는 다르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감사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의도를 갖고, 훈련해야 한다."(p. 10)
인류는 생존을 위해 부정성을 먼저 보게 진화해 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부정적인 인식이 기본 값인 우리가 온전한 감사를 하기 위해선 운동을 하며 차근차근 체력과 근력을 키우는 것처럼 '의도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감사함도 억지스런 노력으로 하려고 했던 지난날의 모습에 반성하며, 나를 도닥였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 나는 행복이다. 가난해도, 아파도, 상처 받아도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선택이기 때문이다."(p.48)

“나는 매일 독서하고, 감사 일기를 쓴다. 습관이 되기까지 반복과 멈춤, 실패와 시작을 수도 없이 했다. 그 과정에서 효과를 몸소 체험했기에 습관이 되었다. // 성장은 나의 가능성과 잠재력의 씨앗에 물을 주는 과정이다. (생략) 내게 없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씨앗을 발아시켜야 한다. 감사는 이 씨앗을 발아시키는 좋은 땅이다. 나는 오늘도 감사하며 성장한다.”(p.60)
내 마음의 정원(성소)에 감사가 아닌 것들이 그득그득 쌓여 있다. 감사는 이 쓰레기들을 치우고 멋진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내게 쥐어준다. 세상에 내가 마법사라니. 물론 마법을 부리기 위해선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정원에 내가 원치 않는 것들(불평, 비판, 불안, 분노...)을 치우고 원하는 꽃과 나무들로 채울 수 있는 선택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자기사랑’이다. 저자는 ‘감사가 자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이며, 삶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기초공사’라고 말한다. 그동안 얼마나 나를 못살게 굴었는지, 나의 못난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했는지, 왜 내 속에 우울과 불안 질투, 분노가 많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만하다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몇 년 전 불면증과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 때문에 정신과에 간 적이 있다. 선생님은 약을 처방해 주시면서, 매일 나를 인정해주는 연습을 하라고 하셨다. 그게 가장 좋은 약이라고. 그 조언을 이제 받아들인다.
“나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비판 대신 사랑을 선택했다. 거부 대신 받아들임을 선택했다. 사랑은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고 허용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생략) 나감사를 할수록 내 안에 이미 존재했던 보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사는 자기 돌봄을 위한 최고의 도구다.”(p.114)

감사하며 사랑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는 감사행성, 지구에 온 우리들. 이미 우리에겐 미처 알아보지 못한 행복의 보석들이 많이 있다. 이진희 작가는 그 보석들을 찾는 길을 안내해주는 친절한 인도자이다. 행복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십분지 일도 표현해 내지 못했기에 꼭 직접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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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제주 - 최고의 제주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3년 최신개정판 프렌즈 Friends
허준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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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 제주도. 제주도 첫 방문은 수학여행이었는데, 왜 갔다올면 아쉬움이 남고 더 가고 싶어지는지. 짧은 휴가 기간으로는 제주를 다 맛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프렌즈 제주(최신판 2023)>에서는 이런 제주의 면모를 꽉꽉 눌러 담아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책의 첫 부분은 ‘제주 알아가기’로 문을 여는데, 제주도에 가야하는 이유, 키워드로 보는 제주, 설화,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음식, 쇼핑 아이템, 술..) 등을 소개하고 있어 제주 여행에 설렘을 더하고 있다. SNS의 여행기로는 얻지 못할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다.

각자의 여행 스타일, 여행의 목적에 따라 제주도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다를 것이다. 나만해도 박물관이나 제주 음식, 이색적인 카페는 이제 관심이 없어 느긋하게 걸으면서 제주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내용만 찾아서 보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의 다양한 여행 니즈에 맞춰 ‘취향 따라 떠나는 제주 테마여행’, ‘지역별 제주 여행’으로 크게 나눠 소개하고 있다.
-양조장 따라 여행, 이색 카페, 빵지순례, 제주분식, 해장국 맛집, 자전거/드라이브/올레길 등 흥미로운 테마들이 많아 하나씩 도장 깨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제주시 중심/동부/서부, 서귀포시 동부/중심/서부, 부속 섬으로 나눠 지역별 여행을 소개하고 있는데, 베스트 여행지(사진), 지도, 추천 코스, 볼거리, 맛집, 카페를 소개하고 있어 보기만해도 당장 내일이라도 짐 싸들고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알차고 재미있는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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