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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 : 근대 -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황현필 지음 / 역바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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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로 알아야합니다.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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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 -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
이저벨 윌커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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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구분하고 분류하기를 본능적으로 원할까.

인간의 본능이 계급을 나누고 서열화하는 것은 정말 그것이 생존에 유리해서일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아보이는 사람과 어울리기를 원한다.

그것은 본능적으로 비슷한 무리 안에서 느낄 동질감, 안정감 같은 것들 때문일텐데, 반대로 보자면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불편함과 불안을 피하고자 하는 것일테고, 그것은 내 몸속 어딘가에 내재된 DNA가 일으키는 반응일지도 모르겠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작가인 이저벨 윌커슨은 미국의 인종차별을 폭로하면서, 인도의 카스트와 미국의 그것이 얼마나 닮았는지,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국가와 사회가 갖고 있는 인식이 어떠한지를 그의 저서 <카스트>를 통해 말하고 있다.

우생학에 기반한 나치의 근본은 실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던 각종 인종분리 정책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2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어진 노예제에서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자행한 끔찍한 폭력과, 남북전쟁 이후 폐지된 노예제 대신 흑인들에게 가해진 공개적 집단 린치와, 그리고 현재에도 계속되는 경찰들의 흑인 사살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기도 한다.

카스트 체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크든 작든 우리 각자가 카스트를 허용하는 탓도 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신체 특징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지위를 올리거나 떨어뜨리거나 받아들이거나 배제한다. 자연스러운 위계 구조라는 거짓을 믿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은 진리가 되거나, 진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몽에서 깨어나면 선택을 할 수 있다. 지배 카스트에서 태어나도 지배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다. 피지배 카스트에서 태어나도 사람들은 덮어씌운 상자를 부수고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허황된 왕좌에 오르도록 태어난 사람들을 숭배하지 않고, 한 개인의 성품을 소중히 여기는 능력을 예리하게 다듬을 수 있다. p460

작가 자신 조차도 인간의 본능에 내재된 구별과 차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 본능을 부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을 겉보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대하며 공감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런 공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결국엔 교육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나 한편으로 지금의 교육으로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과거 봉건시대부터 이어져온 계급사회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능력주의가 인적자본을 가진 엘리트를 새로운 신분제의 지배카스트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우리나라는 어떨까.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어떠한가. 나보다 검은 피부인가 밝은 피부인가에 따라 상대를 달리 대하진 않는가.

나와 다른 타인을 대할 때, 나와 다른 점을 찾아 구별하지 않고 같은 인간으로서의 동질감을 먼저 찾기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많은 질문이 남는다.

카스트 체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크든 작든 우리 각자가 카스트를 허용하는 탓도 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신체 특징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지위를 올리거나 떨어뜨리거나 받아들이거나 배제한다. 자연스러운 위계 구조라는 거짓을 믿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은 진리가 되거나, 진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몽에서 깨어나면 선택을 할 수 있다. 지배 카스트에서 태어나도 지배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다. 피지배 카스트에서 태어나도 사람들은 덮어씌운 상자를 부수고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허황된 왕좌에 오르도록 태어난 사람들을 숭배하지 않고, 한 개인의 성품을 소중히 여기는 능력을 예리하게 다듬을 수 있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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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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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처음 접한 윌리엄 트레버의 '사랑의 잔재들'에 관한 12편의 단편들.

묘한 감정을 느낀 대상에게 보일듯 말듯 시선을 보내는 올리비에의 이야기인 「전통」, 소개업체를 통해 만나 짧은 저녁을 함께 보낸 두 남여의 이야기를 다룬 「저녁외출」, 자신을 가르치는 동안 불륜을 저지르는 부인의 비밀을 알고있던 로즈의 이야기 「로즈울다」 등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흔하지만 애써 다루지 않는 12편의 이야기 중에서 내 시선을 가장 끌었던 작품은 역시 이 책의 표제작이자 가장 마지막 작품인 「밀회」다.

이 연애에서 자신들에게 우아함이 있었으리라 짐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으나 이해한 사랑의 규칙은 끝나지 않은 것을 끝내는 괴로움 속에서도 깨지지 않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사랑은 조금도 부서지지 않았다. 둘은 그 사랑을 지니고서 몸을 떼고 서로에게서 멀어져갔다. p287

쇼윈도에 비친 포옹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너무도 우아하게 보였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 우아함을 보지 못한다. 불륜 커플의 포옹 모습에서 우아함을 찾으려한다는 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였을까.

「밀회」라는 제목처럼, 시선들이 신경 쓰인다는 남자의 말. 그들을 불륜으로 생각하는 걸 참을 수 없다는 남자의 말에 여자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보지만 그들은 헤어짐을 택한다.

사랑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도덕적 관념과 판단에서 한 발 물러나서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

사랑이 지나가고 난 후에 남겨진 것.

그것이 불륜이었든 순수한 사랑이었든 그 이후에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 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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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어둠 - 극단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는가
율리아 에브너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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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탑재한 소셜미디어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에만 하더라도 양방향 소통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컸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로 2008년에 치러진 44대 미국대통령 선거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탄생시켰고, 여기에는 뉴미디어의 힘이 있었다. 2010년 아랍의 봄, 홍콩의 우산 혁명, 미얀마의 쿠데타 저항 등이 보여준 소셜 미디어의 순기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슬람국가 IS와 테러조직들의 주요 활동 거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정치학자이자 반극단주의 활동가인 저자는 가상의 신분으로 위장해 백인우월주의단체와 네오나치, 반페미니스트 집단과 이슬람 지하디 등에 잠입해 이들의 활동방식을 연구한 결과를 책을 통해 상세하게 보여준다.

유럽의 극우 극단주의나,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이슬람 무장단체 등이 회원을 포섭하고 그들의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한편, 뉴 미디어를 활용해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를 노출시킴으로서 주류 언론과 기존 미디어에 의해서 그들이 원하는 사회적 관심과 정치적 힘을 얻게되는 과정을 읽다가 그 방식과 과정이 한국 사회에서도 비슷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유튜브는 인터넷에서 극우 극단주의를 키우는 최대 온상 중 하나다. 매달 순 방문자가 18억 명이 넘는 유튜브는 전 세계 인구의 거의 4분의 1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수'와 '극우'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기술사회학자인 제이넵 투펙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우선시함으로써 급진화를 부채질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투펙치는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자동 재생 메커니즘이라는 토끼굴로 기어 들어갔다. 투펙치는 주류 콘텐츠를 검색했으나 유튜브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불평불만과 홀로코스트가 없었다는 주장 같은 불온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자동 재생하기 시작했다. p147

분별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록 극단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대부분의 극단주의자들이 극우의 성향을 갖게되는 건 보수와 극우를 구별하지 못하는 알고리즘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직장이 광화문과 가까운 탓에 일대에서 유튜브 중계를 하는 유튜버들을 자주보곤 한다.

그 유튜버가 중계하는 화면을 시청하는 이들이 얼마일지, 그들의 도네를 받기위해서 유튜버는 어떤 정치적인 말들을 쏟아낼지 본적은 없지만 대충 짐작은 간다.

혼자서는 낼 수 없던 극단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결집하고 증폭되고, 갈등과 혐오로 사회는 분열된다. 분열된 사회는 언제나 독재를 위한 정치적인 발판이 된다. 보수적 사상과 진보적 사상이 결합된 체제는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강력한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어 낸다. 독일의 파시즘과 이란의 이슬람원리주의가 그렇다. 보수와 개혁이 결합되면 극우로 빠지기 쉬운 이유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나 조차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갈등의 양상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편향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통제와 검열보다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인 연민과 공감, 신뢰와 우정 등을 강화하는 교육으로 보다 인간 중심적인 접근법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 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튜브는 인터넷에서 극우 극단주의를 키우는 최대 온상 중 하나다. 매달 순 방문자가 18억 명이 넘는 유튜브는 전 세계 인구의 거의 4분의 1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수‘와 ‘극우‘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기술사회학자인 제이넵 투펙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우선시함으로써 급진화를 부채질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투펙치는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자동 재생 메커니즘이라는 토끼굴로 기어 들어갔다. 투펙치는 주류 콘텐츠를 검색했으나 유튜브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불평불만과 홀로코스트가 없었다는 주장 같은 불온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자동 재생하기 시작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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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
최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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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어보려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11 권의 시집을 읽었다. 읽었다는 행위의 정의를 말그대로 활자 표기를 읽었다는데 둔다면, 그렇다.

2년간 11권의 시집을 읽었으니 생각보다 많으면 많다고도, 적으면 적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시를 읽을 때마다 시인이 가진 사유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한계만 깨닫게 되곤한다. 그럼에도 시집 읽기를 놓지 못하는 건, 나의 내면 여기저기에 흔적처럼 남아있을 삶의 굴곡들을 시인의 시를 통해서 이해해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내 사유의 깊이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지난 삶의 순간들에 대해서.

시집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되나요>를 읽은 건 작년 겨울, 새해를 불과 이틀 앞둔 날이었다.

그 시집의 시들중 메모해두었던 시는 「후회」 였다. 매미가 탈피를 할때 강제로 벗기면 기형이 될 확률이 높고, 잘 벗긴 허물은 약재로 쓰인다는 시의 문장 속에서 아마도 지나간 삶의 순간 순간들이 보였던 것 같고, 시인의 삶의 굴곡이 조금은 나와도 닮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시인이 쓴 산문집이어서 인지, 문장과 문단들속에서 깊은 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시적인 문장이라고 해야할까.

소설가의 문장에서는 볼 수 없는 시인만이 쓸 수 있는 문장들이 있음을 시인의 산문집을 통해 조금 느끼게된다.

엄마의 삶을 보고 자란 나는 아프다는 말을 쉽게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자랐다. 어떤 고통이어야 고통을 외면하는 방법으로만 지나갈 수 있는 걸까. 엄마의 그런 불쌍함이 늘 싫었다. 잘못하지 않았는데 혼나듯이 침묵해야 하는 삶. 엄마의 인중을 짓누르는 손가락이 마치 내 것 같은 날에는 엄마를 부정하고 싶었다. p158

아프다는 말을 쉽게 하면 안되는 걸로 알고 자랐고, 지금도 쉽게 하지 못한다. 그 이유가 어쩌면 내가 자라면서 본 엄마의 삶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순간들이 무릎이 꺽인 순간들이 아닐까. 삶의 불행과 슬픔을 느끼는 순간들.

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 나의 무릎이 꺽일 때 언제까지고 옆에서 함께 꿇는 무릎이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에서 위안과 위로를 느낀다.

불행과 슬픔을 느끼는 순간에 함께 무릎을 꿇어줄 누군가로 인해서, 우리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이겨낸다. 시인은 그런 순간을 시로 표현하고, 어쩌면 내가 시집 읽기를 계속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엄마의 삶을 보고 자란 나는 아프다는 말을 쉽게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자랐다. 어떤 고통이어야 고통을 외면하는 방법으로만 지나갈 수 있는 걸까. 엄마의 그런 불쌍함이 늘 싫었다. 잘못하지 않았는데 혼나듯이 침묵해야 하는 삶. 엄마의 인중을 짓누르는 손가락이 마치 내 것 같은 날에는 엄마를 부정하고 싶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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