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는 시간
김신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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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출산을 경험하고 보니 집안 어른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기 볼래? 아니면 일할래?라고 물어보면 일한다는 쪽을 선택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겠는지요. 이 책 아빠가 되는 시간에서는 세 아이를 둔 아빠의 적극 육아 도전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하루 온종일 힘겨운 회사일과 힘겨루기를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까 싶습니다. 그러나 집안에서 곱게 진행될 거라고 육아를 오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현실입니다. 아마도 본인들이 직접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육아를 맡겠다고 나서는 아빠들이 어디 많이 있답니까? 그러나 아빠들의 입장 또한 십분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하루 종일 남편만 눈 빠지게 기다리는 아내들의 상황 또한 만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되는 순간 남편들은 회사 일을 마치고 휴식을 위해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힘겨워하는 육아들 거들러 출근한다고 표현할 정도니까 그 고충은 충분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습니다.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남편들의 속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조금 놀라긴 했지만요. 당황스러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긴 전 아이들 엄마니까요. 아이들과 부대끼는 시간이 더 많은 전업주부였으니까, 그땐 육아로 힘든 건 엄마라는 생각에 더 집착했던 것 같아요. 왜 아이들 육아문제로 엄마만 고통을 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이 책 아빠가 되는 시간에 소개되는 세 아이 아빠의 육아 도전기를 보니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아빠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 뒤늦게나마 아이들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시 말해 육아는 엄마 아빠 공동의 일이라는 사실, 일도 육아도 엄마 아빠가 잘 상의해서 무리가 가지 않는 쪽에서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TV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육아에 등한했던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가 소개되고, 갑자기 아이들과 아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힘겨워하는 아빠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잠깐 동안만이라도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보이기도 하고, 전혀 남 같았던 아빠와 아이가 점점 친근해지고 친밀감을 느끼는 모습은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앞으로 육아를 자원할 아빠들을 위한 책, 이 책 아빠가 되는 시간은 책 구성이 탄탄하고 육아에 당황하는 아빠들에게 지침을 제공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빠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시간을 줄여줄 것 같은 2장과 3장에 소개되는 내용이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지옥이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니까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기쁨을 느낀다면 힘든 일과라도 결코 버겁게 느껴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육아 그 끝없는 전쟁에서 보람을 느끼는 그 순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 아이는 기쁨이며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2장 쉬운 길은 없어도 좋은 길은 있다

돌잔치를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

30년 뒤에 건네줄 편지쓰기

우리 가족 셀프 성장 앨범 만들기

내 아이를 위한 맞춤 동화

[영화 보고 아이 보고] 외계인이 말하는 일상의 의미

 

3장 아빠의 멘탈 관리

피곤한 아빠가 놀아주면 좋은 놀이

아빠의 화가 아이를 망쳐요

화내지 않는 법

힘든 상황에 몰려봐야 보이는 게 있다

[영화 보고 아이 보고] 아이를 믿으세요

 

4장 아빠의 사회생활

노 키즈 존, 노 키즈 시대

아빠는 펜스맨

얼마나 아이를 기다릴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가라, 나에게로 돌아가라

[[영화 보고 아이 보고] 세상은 무엇으로 치유될까

-목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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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봄날은 간다 - 우리 가슴에 어머니가 살아계시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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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봄날은 간다」라는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른 것이 바로 우리 엄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랫말이 떠올랐습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이렇게 진행하는 노래를 말입니다. 엄마가 즐겨 부르시던 유일한 노래 가사를 떠올리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이 책 「어머니 봄날은 간다」의 저자는 예전 우리의 어머니가 자식을 바라보며 감당했던 부분보다 현대적 어머니의 역할을 보며 많은 차이를 발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 뒷면에 기재된 글을 보니 이 책에 대한 성격을 잘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봄날은 간다는 지식이나 도덕, 철학과 교양의 책이 아니라 생명을 바라보고 느끼는 책이라는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왜 그렇게도 가난하고 뭘 해도 궁핍함을 면할 수 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의기투합하여 품 안의 자식들을 양육해도 힘겨웠을 텐데 제 어머니께서는 가정적이지 못하면서 가부장적인 성향이 짙은 아버지 때문에 홀로 육 남매의 양육을 감당해야 했던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가정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외 아들을 위하셨던 어머니, 때문에 딸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던 아픈 유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남을 돌아보며 배려하지 않은 사람이 장성한 후에 성공 가도를 달리더라도 어려운 시기에 많은 것을 양보해야 했던 동생들을 염두에 두며 고마움을 알고 있을까요?


자기가 낳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사랑을 줄 수 없었던 부모의 고통을 우리가 가늠할 수는 없다. 소소한 작은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 큰 사랑을 할 수 있다. 타자들의 관계 속에서 비교하고 원망하면 사랑을 느낄 수가 없다. 사랑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식에게 못해준 부모의 마음을, 그 힘든 삶을 자식이 알아주는 것이 부모의 사랑을 꽃피우는 것이고, 완성시키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부모의 사랑을 느꼈고, 그것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그녀의 꿈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79쪽


자식들을 위해 어떤 고생을 하셨더라도 아깝다 하지 않을 어머니의 사람과 감히 비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엄마가 된 지금 품 안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난 왜 우리 엄마처럼 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고개가 숙여집니다. 사랑하는 자녀이기에 자녀의 고통이 더 무겁게 느껴졌을 것을 생각하니 그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엄마의 사랑이 크게만 느껴집니다. 그런 엄숙한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어머니 봄날은 간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원하고 받고자 하는 사랑이 아니다.
그냥 사랑이다.
사랑의 상처를 먹고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 사랑의 생명이다.
-98쪽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어머니의 삶을 보여주는데요. 1부에서는 한때 누구의 딸이었고, 여자였을 어머니, 2부에서는 출가 후 누군가의 어머니로 자신의 인생이 아닌 어머니로서의 희생적인 길을 걸어야 했을 어머니를 소개합니다. 이 책 「어머니 봄날은 간다」는 깊어가는 가을날, 세상에서 완전한 내 편인 어머니의 삶을 통해 한없는 어머니 품으로 안내해 주는 여운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먼 후일 엄마와의 만남을 기약해야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엄마와 함께 있는 것 같은 시간이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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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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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제 더 이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 내가 알던 그 사람」은 저자의 개인적인 기록을 담은 책으로 저자 웬디 미첼이 치매 진단 후 써 내려간 회고록 이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때 저자를 알던 주변 사람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억력이 뛰어났었다고 한다. 그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체감한다. 병원에서 그녀는 불과 58세라는 나이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게 되고, 너무나 믿기 어려운 현실에 얼마나 당혹스러웠을지....... 점점 치매가 진행되다가 장차 소중한 사람들마저 기억에서 지워질까 두려웠을 저자의 상황을 떠울리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할 수만 있다면 죽을 때까지 모르고 지나갔으면 하는 치매, 요 근래 몇 년 동안 가까운 분들이 치매라는 진단을 받고 소중한 기억들을 잃어버리다가 가족과 세상을 등지고 영이별을 하는 일들이 있었다.

치매라고요?”

하지만 편지에 그렇게 적혀있지 않다. 나는 정확한 문구를 안다. 기억 속에 태워버렸으니까. ‘치매 진행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30



어떤 분이 말했던 것 같다. '사람은 추억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살다가 이따금씩 꺼내보며 시간을 보낼 일이 많아지는 노후, 그런데 치매가 찾아온다면 애틋하고 소중했던 기억을 모두 지워야 한다는 것 아닌가? 상상하기도 싫은 일들이 이제는 결코 남의 일이라고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 「내가 알던 그 사람」의 저자 웬디 미첼처럼 그날의 상황을 기록으로라도 남긴다면 자꾸만 떠나려고 하는 기억들을 좀 더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치매 진단이 아니더라도, 얼마 전 방송에 출연했던 배우 김수미 씨가 중학교 때부터 일기를 써 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던 일이 있다. 일기는 그저 방학숙제라는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인데, 간혹 방학숙제를 검사하는 선생님을 떠올리고는 더 이상 개인적인 상황을 기록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라, 일기마저 번거로운 일이라 여겼는데 말이다. 이제라도 일기를 써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치매는 좋은 것을 갉아먹고, 섬뜩한 임무를 다하려고 뇌세포를 더 요구하고, 기억을 계속 훔쳐 간다.'라고 저자는 치매를 정리했다.


치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동안 충분히 확인했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며 많은 분들이 걱정했던 일의 일부가 현실에 재현되는 것을 보며 좀 더 치밀하게 미래, 아니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노안 때문에 불편하고 몸에 축적되는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약을 달고 살기도 하며, 시력이 저하되니 자동적으로 책을 읽거나 머리를 쓰는 일을 점점 멀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특성이란 어린아이들 마저도 바쁜 때가 아닌가? 가족들이 일하러 일터에 나가면 집안에 남겨져 홀로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노인들의 삶을 너무 쉽게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누구와도 소통하거나 공감이 어렵고, 점점 쇠약해지는 몸 때문에 거동마저 불편한 지경에 이른 노인들의 생활, 어쩌면 외롭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왔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누군가 말할 상대가 없으니 자연적으로 기억이 희미해질 뿐만 아니라 점점 유년의 행복했거나 불행했던 일들이 가까이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딱히 뭐가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매 발병 우려가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주의한다면 치매라는 어려운 시련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 「내가 알던 그 사람」을 읽으며 저자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어떻게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방법들을 동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일사는 사람에게 정한 일이라고 하고, 사람은 누구든지 한 번은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소중한 기억들 만큼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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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수 있는 배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윤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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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우리는 그저 운명인 줄로만 알고 살아왔는데, 무늬는 여자이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이 있었다니 생소하고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보편적인 사람들이 상당수지만 반면에 자신의 성 정체성이 부자연스럽고 인정하기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었던가 보다. 이 책 「멀리 갈 수 있는 배」는 일본 소설이며 우리에게는 <<편의점 인간>>으로 더 잘 알려진 무라타 사야카가 쓴 화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리호, 굳이 애써서 가슴을 압박붕대로 동여매며 남장을 하고 자신이 인정할 수 있는 제2의 성징을 찾는 노력을 하는 캐릭터다. 밤에도 선크림을 발라야 하는 츠바키, 그리고 남자와 관계를 맺어도 육체적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치카코.....


리오는 남장을 하고 독서실을 찾지만 그곳에서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인 츠바키와 치키코를 만나게 된다. 밤만 되면 독서실 옥상이 이상스러운 수다의 장소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성향이 다른 3명의 여자가 자신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토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라고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인들은 어째서 자신들의 성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서회 전반에 만연한 성차별적 현상들이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니까 예쁘게 꾸며야 되고, 여자니까 몸매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하는 불편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이 책의 등장인물로 하여금 자신들의 성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기에 이른다.


별에 대한 감각이 강한 치카코는 이렇게 다양한 상식이나 규칙을 알아가는 것이 좋았다. 애초에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규칙의 나열은 언제 보아도 흥미롭고 사랑스러웠다. 남자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내용의 책도 좋았다.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규칙을 만든다. 여기부터 앞쪽은 지하실이니까 아버지만 들어가야 해, 아침 식사는 모두 식탁에 앉아서 먹어야 해, 이렇게 단순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소꿉놀이는 즐겁다. 치카코에게는 이런 책이 그런 놀이의 규칙을 나열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p. 70~71


여자와 남자가 연애를 한다는 가정하에는 성적 관계까지 포함이 되어 있다는 말이 씁쓸하면서도 왠지 부인할 수 없는 흔한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현 사회에 잘 길들여진 사람이라 그런지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면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우프다고 할밖에. 표현의 자유, 감정의 자유...  젊은 사람들이 느낌이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다 좋다. 그렇지만 자신들 행동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체 왜 남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냥 그대로 있어도 되잖아. 리호는 무언가 단단한 줄에 묶여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리호가 그 줄을 스스로 묶고 있는 것처럼 보여. 사람을 꽁꽁 동여매는 줄을 손에 들고 자신을 묶어버린 거지. 그러니까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거 아닐까?”

-p.135


여자이면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불편한 리오와 츠바키, 그리고 치카코, 그들은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지...

그녀들은 어떤 선택으로 자신들의 삶을 항해하며 나갈지 이 책에서는 '섹슈얼리티'라는 이름의 바다를 표류하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나는 여자를 좋아할지도 몰라."

"그럼 우선 섹스를 해보고 결정하면 안 될까요?"

"밤에도 자외선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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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피엘 드 생끄르 외 지음, 민희식 옮김 / 문학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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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여우 이야기라니 프랑스 사람들은 왜 하고많은 동물들 중 여우에 관심을 두었을까 궁금하다. 이솝이야기라고 하면 교훈이 있을 만도 하지만 전해 내려오는 우화들 중 여우를 주목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한다. 이 책의 서두에 소개된 내용으로는 우리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등장하고, 하느님이 아담에게 지팡이를 주고 휘저으라고 했는데, 호기심에 이브가 지팡이를 휘두르는 바람에 생겨난 동물이 바로 여우라는 배경을 소개한다. 하느님이 절대로 따먹지 말라고 한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인류의 조상은 추위와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고, 아담이 아닌 이브가 지팡이를 휘저을 때마다 이롭지 못한 동물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사하고 교활한 여우가 프랑스인에게 준 영향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여우처럼 간사하고 교활하게 다른 사람을 곤란에 처하게 하라는 의미는 정녕코 아니라고 본다. 교활함과 영리함을 상징하는 동물 여우는 프랑스인들에게 지혜롭게 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라고 짐작을 해볼 따름이다. 이 책 본문에서 여우는 많은 잔꾀를 부려 남에게 피해를 준다. 미처 다른 사람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발상으로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남을 곤경에 빠뜨리는 모습이 비일비재하다. 남에 대한 배려나 존중은 없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배를 채울지가 관심사다. 치즈를 가진 까마귀를 보고 단순히 까마귀가 가지고 있는 치즈를 빼앗아 자신의 손에 넣을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치즈와 까마귀 둘을 모두 손에 넣으려고 잔꾀를 부리는 모습에서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여우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어떻게 하면 이 땅을 살아가면서 남에게 손해를 보지 않을지, 남에게 사기를 당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이 가진 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때에는 남도 자신도 그것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여우다. 비상한 두뇌로 좋은 일을 도모하면 좋으련만 여우는 인정사정을 두지 않고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지만 때로는 곤경에 처하는 일도 있다. 여우의 지혜를 보고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의 왕 사자에게 불려간 양은 입 냄새가 왜 나는지를 묻는 사자의 질문에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직언을 하여 사자에게 물려 죽었지만, 반면 여우는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양과 같이 대뜸 답을 한 것이 아니라 난처한 상황을 피해 가는 지혜를 보였다. 자신이 감기에 걸려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대답은 여우를 곤경에서 피하게 해준 비결이었다니 사람이 보고 배울만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현명한 사람은 위기를 미리 알고 대처한다’라는 교훈을 남기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여우야! 네가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신이 알고 있지. 방탕아야, 뻔뻔스러운 이교도, 악한 배반자, 너는 어제 진심으로 고백한 것이 아니었구나하고 곰이 말했다.

-163

 

잔뜩 기대를 하게 했던 책 프랑스인들이 사랑한 여우 이야기, 처음엔 참으로 고약한 이야기를 그들이 왜 즐겨 읽었을지가 궁금했지만 읽을수록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여우처럼 여러모로 생각을 할 줄 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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