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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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질 때마다 차분히 손 닿는 곳을 찾아가는 책, 읽다 보면 마음의 단단함이 잡혀가는 신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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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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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질 때마다 차분히 손 닿는 곳을 찾아가는 책, 읽다 보면 마음의 단단함이 잡혀가는 신기한 책˝
가제본을 받아 읽었다. 이런 이야기를 내가 먼저 읽어도 되나. 황송하고 다소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통일신라를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는 설자은이 집, 금성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시작된다.

낯설고 새로울 이야기를 기대하는 분들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싶은데 재미난 이야기를 읽고 나면 입은 간지러울 수밖에.

설자은이 마주하는 사건 사고를 해결해 가는 탐정물인 이 책은 4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읽은 자의 가슴 뛰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지금은 조금 우울하다.

이제 나는 다음 이야기를 가장 오래 기다리는 사람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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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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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하루의 시작을 앞두고 읽으면 좋을 이 책안에 실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꾸밈없는 이야기가 나를 일으켜 준다. 그 힘으로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을 잘 해낼 수도, 내킨다면 하루를 잘 살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만든 내 안의 소중한 것들을 알아차리게 해주기 때문일지도. 결국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나라는 사실도 마음속에 둥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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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다른 날
김금숙 지음 / 딸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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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의 나라도 괜찮다면>

잊히지 않는 일들 때문에 자주 괴롭다. 아이들의 기억은 힘이 세고 생각보다 자세하다. 나에게 남은 흉터 같은 기억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때문에 임신을 하고 키운다는 것이 나에게는 몹시 두렵고 무서운 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모양과 온도의 가족들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상하리만치 불편한 집이 있었고,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큰소리가 오가는 불같은 가족들이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만 해도 나는 임신, 출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때에 쓸 수 있는 글과 할 수 있는 말을 가진다.

이후 나는 임신과 유산을 경험했고 난임 진단을 받았다. 내가 지나온 이 일들로 인해 나는 다시는 저 글을 쓸 때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아마 이런 글을 쓰게 되겠지.

˝나는 왜 임신을 간절히 원하게 된 것일까. 부부에게는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 때문에? 엄마의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의 노후를 위해?˝

만약 다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그때의 나는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쓴 이 글이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것과 이제 완전히 다른 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시간을 통과하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나를 만난다. 이 책에서 바다가 그랬던 것처럼.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렇게 나도 흘러갈 것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도 나와 함께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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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고 바위인 사람.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을까 곰곰 생각한다. 돌이켜보니 나는 누구에게 산이고 바위같이 굴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도무지 나라는 사람에게 스스로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새로운 것, 다른 것, 자극적이고 세상적인 것에 늘 눈이 향해있었던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산이고 바위인 사람들에게 얼마큼의 서운함과 속상함을 주었을까.

함께 기억하는 일을 이제 혼자 기억하고 지켜야 한다는 것은 ˝상실의 냄새˝를 풍기는 ˝온전한 침묵˝ 같은 것이 아닐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나는 늘 나에게 상처 주는 타인들을 힐난하기 바빴지 반대 입장에 서있는 나를 바라본 일은 없다. 용기가 나지 않고 마음이 부쳐도 해봤어야 하는 일 아닐까. 어제저녁에서 오늘 새벽까지 이어지던 꿈이 나를 엉엉 울렸고 그제야 나는 나에게서 ˝상실의 냄새˝를 맡는다.



겪어야 느끼는 산이고 바위고 앞으로도 되어보지 못할 나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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