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내내 쓸쓸했던 소설. 나와 가깝지 않은 이야기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들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곱씹어 봤을 끝나지 않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이 이야기는 가족의 생과 사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즉 가족에게 나도 모르게 의지하며 나의 많은 것을 맡겨버리는 인간들의 불안을 농축하여 담아낸다. 더불어 생과 사를 따라 계속 무너지고 뿌리 뽑히고 다시 심어지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읽힘으로써 ‘가족’이라는 것이 항상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한다. 직계가족이라는 무너지지 않을 듯한 견고한 ‘가족’이라는 성은 이경의 외할아버지가 만들던 시멘트보다 모래가 많이 섞인 잘 바스러지는 힘없는 벽돌일 수도. 가족에 대한 깊고 진지한 사유를 선물하는 책이다.
생과 몰예술가의 양뿐아니라음까지 알려주는 글이 가득한 책이다.이 책에 담긴 글을 읽다보면 현대를 사는 내가 향유하는음악, 건축물, 영화, 그림 등 그 어느 것 하나도마음 아프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걸작은 편히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변치 않는 질리로 여겨지지만.막상 예술을 향유하다 보면 우리는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보이는 부분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과동시에 보이지 않는 예술가들의고통, 슬픔, 서글픔이 버무려진 이미 많은 이들에게잊힌 시간들이 가진 초라함까지 외면하지 않는 것.그것이야말로 매 순간 예술에 빚지고 있는 우리가할 수 있는 최고의 상찬이 아닐까.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우리가 예술가에게 보내는 최고의 애도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