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소설, 향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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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내내 쓸쓸했던 소설. 나와 가깝지 않은 이야기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들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곱씹어 봤을 끝나지 않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이 이야기는 가족의 생과 사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즉 가족에게 나도 모르게 의지하며 나의 많은 것을 맡겨버리는 인간들의 불안을 농축하여 담아낸다. 더불어 생과 사를 따라 계속 무너지고 뿌리 뽑히고 다시 심어지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읽힘으로써 ‘가족’이라는 것이 항상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한다.

직계가족이라는 무너지지 않을 듯한 견고한 ‘가족’이라는 성은 이경의 외할아버지가 만들던 시멘트보다 모래가 많이 섞인 잘 바스러지는 힘없는 벽돌일 수도.

가족에 대한 깊고 진지한 사유를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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