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들은 아주 독특한 하나의 지위를 갖고있으며, 사실상 목록의 상태로 환원된다. 그리고 그것들은 책들 사이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므로, 책을 미치도록 좋아하여 많은 책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자 하는 이라면 그 관계에 무심할 수 없을 것이다. - P30
독서를 시작하는 즉시,아니,그 이전부터 그런 연후에는 영원히 가정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진짜 책은 저 멀리 치워버리고서 바로 그 담론들과 견해들만 상대하게되는 것이다. - P75
역설적이게도 텍스트를 전혀 모른다는 점이 그들로 하여금, 물론 그 작품의 어떤 숨어있는 진실은 아니라 하더라도 해석 가능한 하나의 풍요로운 의미를 보다 직접적으로 얻게 해주는 것이다. - P123
읽은 책이건 읽지 않은 책이건 책들은 일종의 2차 언어를 형성하며, 우리는 이 언어에 의거하여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 우리를 나타내고 그들과 소통한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책들은 간추리거나 다시 손질한 발췌문들에 의해 우리 개성의 부족한 요소들을 제공하고 우리의 결함들을 메우면서 우리를 표현하고 우리를 보완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 P173
예술가로 하여금 우리를 위해 인생을 예술적으로 실현하여 그 인생을 일시적으로 완벽하게 해주는 수단인(...)바로 그 선택의 정신,생략의 미묘한 요령이 실은 비평 능력의 가장 특징적인 형태를 구성하는 것일세.그런 비평 능력이 없는 사람은 어떤 예술적 창조도 불가능하다네(...)비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형태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P219
책이란 읽을 때마다 다시 꾸며지는 것이란 점을 그들에게 알려주는일은 곧 별 피해 없이, 심지어는 이득을 얻기까지 하며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을 그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라 할수 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통찰력 있게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책들의 세계를 훨씬 웃도는 가치가 있다. - P236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기대하면 안 된다.물론 이건 미스터리가 아니다.그렇다면 <목로주점>풍을 기대해도 되나?하지만 아무리 책장을 넘겨도 이렇다할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는다.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오긴 하나 개성이 뚜렷하게 와닿지 않는다.그나마 눈에 띄는 건 아이들이다.인물들의 얼굴이 블러처리를 한 듯 모호하다.특히나 같은 성별 간에는 더하다.혹평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대단히 극적인 드라마가 숨겨져 있을 것처럼 시작해서 흐지부지 진행되고 흐지부지 끝나버린다.
우리는 여러분께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께 아무런 사건도 연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연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께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말만 합니다.
문학이란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언어로 서술된 사물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