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즘
브라이언 딜런 지음, 김정아 옮김 / 카라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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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들과 에세이스트들에게 내가 매혹되는 점은 에세이가 이런 두 충동의 배합, 즉 위험이나 모험에의 충동 그리고 완결된 형식이나 미적 완성에의 충동사이에서 흔들리는 장르라는 인상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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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땅을 파고 어두운 구덩이에 보물을 묻도다.
일쑤, 주화들, 조약돌들, 시신 하나, 유령들, 허무.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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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번은 분명 자신의 얼굴과 생애를 갖고 있지만, 거기에는 체온도 통증도 없다. 따뜻함과 아픔은 그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고, 작가는 유령에게서 그것들을 압수한다. 가까워지려는 찰나 철창문을 닫는다. 문체는 누구의 삶에도 깊이 파고들지 않으며 담담하게 서술할 뿐이다. 474는 윤이 허락하지 않으면 입을 열 수 없다. 또 신해경의 증언이 없으면 그 자신의 삶도 완벽하게 구성할 수 없다. 그러니 유령은 얼굴을 당당히 내놓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재구성되는 것이다.

https://tobe.aladin.co.kr/n/117746

사람들은 참 이상해요.살인자가 유년기가 불행했다.가정 환경이 안 좋았다.신이 나를 버렸다.우울했다.정신이 이상하다.그러고 질질 짜면 사람들이 동정해준단 말이죠.사람들이야 그렇다쳐도 심지어 니들도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고 있는 것 같아요.뭔가 억울한 것처럼.난 오래전부터 그게 참 이상했어요. - P147

악의 실체는 드러나야 한다.악을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악에 무지하지 않기 위해서.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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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만두의 만두도 서울어디쯤에서 사 먹는 그런 만두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경험을 냉정하게 객관화하는 것은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을까. - P95

숙소에 도착해서 마시는 맥주가 정말 시원할지, 탄산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을 지키기위해 내가 좋아하는 계절, 마법의 시간에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순간은 이미 그로서 완벽하다. - P102

차지도 덥지도 않은 기분 좋은 바람의 한 조각. 누군가는 안주를 베어 물고, 누군가는 내일이면 기억나지 않을 이야기를 하며 배를 잡고 웃는다.다시 바람이 지나간다.
평범한 맥주가 만드는 밤이다. - P161

어른이 된 이후 설렘만 사라진 게 아니다. 혹여 설렘이 찾아오더라도 설렘의 지속 시간이란 것이 급격하게 짧아지게 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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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수많은 창작물 속 악, 악행, 빌런에 관한 아홉 가지 쟁점
듀나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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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당초 현실의 잔혹 범죄와 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대두됐지만, 머잖아 창작 서사 전체를 아우르는 원칙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p.10)‘.
이는 전자영의 ‘우리는 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행위가 올바른지 아닌지만 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p.191)를 거쳐
최리외의 ‘선하고 무해하며 아름다움을 지향하려는 거의 맹목적인 태도를 어쩌면 문학의 멱살을 잡고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p.233)‘으로 이어진다.

https://tobe.aladin.co.kr/n/116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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