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번은 분명 자신의 얼굴과 생애를 갖고 있지만, 거기에는 체온도 통증도 없다. 따뜻함과 아픔은 그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고, 작가는 유령에게서 그것들을 압수한다. 가까워지려는 찰나 철창문을 닫는다. 문체는 누구의 삶에도 깊이 파고들지 않으며 담담하게 서술할 뿐이다. 474는 윤이 허락하지 않으면 입을 열 수 없다. 또 신해경의 증언이 없으면 그 자신의 삶도 완벽하게 구성할 수 없다. 그러니 유령은 얼굴을 당당히 내놓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재구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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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참 이상해요.살인자가 유년기가 불행했다.가정 환경이 안 좋았다.신이 나를 버렸다.우울했다.정신이 이상하다.그러고 질질 짜면 사람들이 동정해준단 말이죠.사람들이야 그렇다쳐도 심지어 니들도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고 있는 것 같아요.뭔가 억울한 것처럼.난 오래전부터 그게 참 이상했어요. - P147

악의 실체는 드러나야 한다.악을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악에 무지하지 않기 위해서.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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