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신학 - 자연과학과 신학의 대화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박세혁 옮김 / IVP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과학신학>, 알리스터 맥그라스, IVP


<과학신학>은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자신의 평생의 화두인 '신앙과 과학의 관계' 문제를 붙들고 씨름한 결과물인 <과학적 신학> 3부작에 대한 요약이며 대중적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그러나 저자의 주종목이라 할 수 있는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정작 별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제대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아무래도 저자가 거듭 방대하고 어렵다고 강조하고 있는 <과학적 신학> 3부작을 다 읽어야 하려나 봅니다(하지만 아직 국내에 번역도 안된 듯 합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도킨스의 신>과 <도킨스의 망상>을 추천합니다. 이 이슈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논지가 매우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책 <과학신학>은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신학적 방법론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는 모더니티의 나이브한 실재론과 포스트모더니티의 극단적인 반실재론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는 현대신학이 붙들만한 적절한 방법론으로서 '비판적 실재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신학하는 방법으로서의 '비판적 실재론'이 가지는 저력과 가능성을 강렬하게 각인시켜준 신학자는 톰 라이트였습니다. 라이트에게 비판적 실재론이란, 연구자가 '포괄성', '단순성', '보편성'의 기준에서 역사적 실재를 가장 잘 설명해내는 가설(이론)과 비판적 대화와 성찰을 시도하면서 나선형으로 실재에 대한 가장 타당한 설명에 근접해가는 방법입니다. 

라이트는 신약성서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기획인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시리즈에서 처음 세 권을 통해서 역사적예수 연구를 비판적 실재론에 입각하여 탁월하게 수행해냅니다. 특히 1권인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에서 이 프로젝트 전체에 적용할 방법론으로 비판적 실재론을 소개하는 초반부 200페이지는 가히 압권입니다.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이 비판적 실재론을 성서신학에 적용한 탁월한 사례를 예증해준다면, <과학신학>은 그것을 신학 전반에 적용한 더 넓은 그림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신약성서와...>과 함께 읽으면 매우 좋을 책입니다. <과학신학>의 논지가 너무 막연하고 이론적으로만 느껴진다면 <신약성서와...>이 구체적 예시를 보여줄 것이고, <신약성서와...>가 성서신학에만 국한하여 설명하는 것보다 더 넓은 그림을 이 책 <과학신학>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읽어보니 이렇게 조용히 묻혀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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