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에 갇힌 복음 (양장) - 번영신학을 고발한다 바벨탑에 갇힌 복음 1
행크 해네그래프 지음, 김성웅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신대원을 다니며 배움과 현장 사이의 괴리, 즉 ‘신학’과 ‘목회’ 사이의 괴리에 대한 고민을 자주 듣게 된다. 일리 있는 지적인데다가 딱히 해결책도 마땅치 않아서인지, 시간이 흐르면 신학생들도 '신학 따로, 목회 따로'의 전략을 서서히 받아들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럼 신학도에게조차 이렇다면 과연 평신도에게는 신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게 내가 요즘 하는 고민이다.
생각이 잘 정리되진 않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한 교회를 세워감에 있어서 목회자만큼이나 평신도가 바른 신학 위에 서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이 교회세습이 비성경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것을 확고하게 안다면 교회에 세습이 발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습이 시도될 때마다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한 목소리로 강력히 반대한다면 당장 그 교회 안에서도 세습이 관철되기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매번 극렬한 저항에 부딪힌 여러 사례들을 지켜본 다른 교회들도 감히 함부로 세습을 시도하지 못할 것이다. 
설교를 통해 비성경적인 메시지가 선포되거나, 교회 안에서 비성경적인 관행이 이루어질 때마다 그것에 대한 성도들의 겸손하지만 단호한 문제제기가 일어난다면, 목사와 장로 등의 지도자 그룹은 바른 목회와 건전한 교회운영에 대해 그만큼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신도들에게 신학이 부재하면 그만큼 교회는 담임목회자 개인의 리더십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그 중에는 좋은 목회자를 만나 행복한 교회도 있고 나쁜 목회자를 만나 불행한 교회도 있다. 마치 복불복과 같은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교회들이 고통 받고 있다. 
그렇다면 평신도가 건전한 신학 위에 깨어 있어서 목회자의 건강한 메시지와 인격, 리더십을 이끌어내는 교회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다. 현실이 이처럼 쉽고 단순하지는 않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와 갈등조정은 상호간의 성숙한 태도와 섬세한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때로는 이로 인해 교회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바른 신학 위에 서 있는 깨어있는 평신도’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필수요소라고 나는 확신한다. 어쩌면 위기의 한국교회의 미래는 건전한 신학적 분별력을 가진 평신도 그룹의 등장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어 이 거창하고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평신도가 갖추어야 할 신학적 안목을 주는 책으로 행크 해네그래프의 <바벨탑에 갇힌 복음>을 강력 추천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집집마다 이 책이 한권씩 꽂혀 있고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보았다면, 강단에서 자기 멋대로 떠드는 목사들은 그만큼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것이고 그만큼 한국교회는 건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현재 북미에 횡행하고 있는 소위 '믿음운동', 그리고 '번영신학‘에 대한 아주 비장한 비판서다.
케네스 해긴, 케네스 코플랜드, 베니 힌, 조엘 오스틴, 마릴린 히키 등을 필두로 미국의 인기있는 유명 목회자들과 텔레비젼 전도사들이 무수히 거론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담함'과 '슬픔'이 교차했다. 이들이 복음을 왜곡하는 정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에 이런 탐욕의 쓰레기더미를 끼워파는 장삿꾼들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게다가 이런 거짓 복음에 속아 넘어가 이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사실도 안타까웠다. 이 번영복음 전도자들은 부와 명성과 인기를 얻을수록 더욱 거침없어져서 점점 그들의 메시지에서 복음은 사라지고 거대한 쓰레기더미만 남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수많은 책(그 중에는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잘되는 나>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초대박이 난 베스트셀러도 있다)으로 한국교회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이러한 류의 믿음운동과 번영신학으로부터 한국교회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이 책에 우리나라 목회자 한 명도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복음에 믿음운동과 번영신학을 교묘히 뒤섞는 사기꾼들을 적극적으로 분별하기 바란다. 이 책을 통해서 피해야 할 외국저자의 목록을 얻게 될 것이며, 국내 저자나 목회자에게서 유사한 메시지를 들을 때 분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값이 다소 비싸지만 번영신학에 대한 예방주사로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가지는 책이다. 

<바벨탑에 갇힌 복음>, 레알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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