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의 기억 노란상상 그림책 98
소연 지음, 조아름 엮음 / 노란상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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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에요.
군부에 의한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많은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던 5.1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에요.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중에 하나랍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깊이 있는 역사를 알게 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날의 진실을
마주한 순간 얼마나 화가 나고, 눈물이 나던지..
지금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이
1980년 광주에서는 벌어지고 있었어요. 정말
슬펐던 이유는 이 사건이 불과 40여 년 밖에
안 된 일이라는 게 너무 안타까웠답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이날의 슬픔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책!
<느티나무의 기억>을 소개할게요.


-


'작은 구멍 안으로 찬 바람이 들어온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5월이 되면 구멍 안이 더 아린다.'


마을 어귀의 이백 살 넘은 느티나무.
수십 년 전 강한 폭풍을 맞은 느티나무는
벼락을 맞은 뒤로 잎이 잘 자라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아요. 느티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은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뿐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부터 두 사내가 느티나무를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그 두 사람은 느티나무
곁에 기대어 한참을 머물다가 가곤 했답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손길이
따스했기에 느티나무는 어느 순간부터 그들을
기다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비가 내리던 5월.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느티나무에게
1980년 5월의 일을 기억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렇게 느티나무의 흩어졌던 기억들이
조금씩 되살아 나기 시작했어요.


과연 느티나무는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는 걸까요?


그날은 느티나무에게 절대 잊지 못할 끔찍한
기억이었어요. 느티나무 곁에서 순진무구하게  
뛰어놀던 아이들에게 구타와 눈물, 총소리..
그리고 붉은 노을이 잔디 위로 내려앉았던
잊을 수 없는 날이며 악몽의 기억이었어요.


느티나무라는 화자를 통해 처참했던 역사를
마주하는 게 사실 쉽지는 않았어요. 책을 읽던
우리 아이는 왜 놀던 아이들이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화를 냈는데,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우리의 역사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사무치게 슬펐답니다.


벌써 5.18민주화운동이 43주년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때 잘못을 저질렀던 사람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와 증언도 하지 않고 있답니다.
그때의 상처는 오롯이 남은 가족만이 짊어지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이야기해주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함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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