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특히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나면 편안하게 나 홀로 쉴 수 있는
긴 밤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저처럼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
긴 휴식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 <백 살이 되면>을 소개해요.
<백 살이 되면>은 황인찬 시인의 현대문학상
수상작 중, 한 편의 시를 그림책으로 펴낸
작품입니다. 서정적이면서 몽환적인 삽화와
함께 음미하듯 시를 읽어내니 그 감동이
배로 다가오네요.
'백 살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
엄마가 불러도 깨지 않고
아빠가 흔들어도 깨지 않고
모두 그렇게 떠나고 나면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좋겠다.'
사실 그림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지 않고 귀만 열어높을 채, 이불 속에서
꿈같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간절한 마을을
그려낸 작품이었답니다.
백 살이 될 만큼 푹 쉬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저에게도 굉장히 와닿았던 것 같아요.
저는 육아와 일에 치여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함께 하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잔잔한 그림책을 통해
평온한 휴식을 꿈꾸다 보면, 언젠가
백 년 동안 쉬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분명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