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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만약, 내가 주문한 음식이 아닌
살아있는 돼지가 배달된다면 어떨까요?
그 아파트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무엇이든
문 앞까지 가져다주었거든요.
엘리베이터는 늘 배달부로 꽉 차있었고,
식당은 재료를 다듬을 시간도 없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도 안 된 저녁이 배달되었어요.
살아 있는 돼지에는 '죄송합니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요. 직접 해 드세요!'
라는 쪽지가 붙어있었지요.
족발을 주문한 904호,
감자탕을 주문한 805호,
돈가스를 주문한 702호의
주민들은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이상한 소문이 날까 두려워,
서둘러 돼지를 숨겼지요.
그들은 비상 대책 회의를 열었어요.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돼지를 직접
요리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과연 그들의 요리는 완성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손가락 클릭 하나면
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음식도 집 앞까지
배달해 줍니다. 굉장히 편리한 세상이죠.
아마 코로나 이후로 이런 비대면 시대가
더욱 활성화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편리한 생활 뒤에 드리운
문제점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던 건 아닐까요?
그림책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궁금한 게
있으면 핸드폰만 빤히 찾아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낯설지 않더라고요. 익숙하지만
불편한 현실이 굉장히 씁쓸했답니다.
그리고 그림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어요.
이런 환경문제 또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제점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엉뚱한 상상력으로 우리 모두에게 일침을
가하는 작가님의 놀라운 발상에 놀랐어요.
익살스럽지만 아찔한 풍자로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해 줄 이야기!
꼭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