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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예수
칼릴 지브란 지음 / 프리윌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칼릴 지브란, 사람의 아들 예수
칼릴 지브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만 잘 모르는 이름이다. 그의 책을 처음으로 집어 들었다. ‘사람의 아들, 예수’. 제목도 많이 들어 본 것 같다. 아마 고전의 반열에 든 책인 것 같다. 어떤 내용일까? 이문열의 소설 ‘사람의 아들’과 유사한 성향의 책일까? 아니면 정반대의 개념을 가진 책일까? 궁금하다. 예수를 단순히 인간으로 생각한 미치광이로 여기면서 교회와 예수를 욕하는 책일까? 아니면 예수가 자신은 인자[The son of man]라 칭한 맥락에서 자신의 신앙고백을 말한 책일까? 궁금하다.
첫 장을 넘기니 함석헌 선생의 짤막한 서평이 나온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분이 새롭게 글을 쓰셨을 리는 없다. 예전에 책이 출간될 때 쓰신 서평 같은데. 서평을 읽으니 오히려 긴장감이 더 몰려온다. 드디어 본론이다. ‘다마스쿠스에 사는 페르시아 철학자’가 옛날의 신들과 새로운 신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내용 같다.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드디어 내용이 나온다. 떨린다. 예수를 믿으라는 책인지? 예수를 욕하는 책인지? 긴장된다. 떨린다. 두근두근... 서론이 길다. 앞 페이지만 봐서는 적인지 친구인지 구분이 안된다. 또다시 한 장을 넘긴다. 아직 예수 이야기는 안 나온다. 계속 서론이 이어진다. 세 번째 페이지에서 예수의 이름이 나온다. 그리고 드디어 나왔다. 예수! 어떤 신과도 닮지 않은 자비로운 신! 인간에게 벌을 내리기엔 너무도 이해심이 많고 인간의 죄를 기억하기엔 너무나 사람이 넘치시는 신!
일단 칼릴 지브란은 골수 예수쟁이 나에겐 적은 아니다. 더 읽어보자! 두 번째 장으로 들어간다. 세베대의 아들 요한의 입을 빌린다. 그는 우리 인간을 자신의 형제라 부르고, 우리 인간을 하나님께로 이끈 나사렛 사람 예수라 말하고 있다. 드디어 긴장감이 풀린다. 적과 아군이 구분된 셈이다. 하지만 불안감 속에서 찾아온 안도감에 긴장이 풀어지면서 오히려 재미는 없어지는 것 같다.
구성은 이렇다. 성경에서 예수를 만난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나오면서 예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어떤 이는 그를 구원자 또는 목수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어떤 이는 반대로 그는 마술사일 뿐이고 반란자일 뿐이라고 소개한다. 이 사람들은 성경에 나온 글에서 근거하여 저자가 생각해 낸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레바논에서 온 사람(저자 자신을 지칭함)이 나온다. 그리고 그의 기도문이 나온다. ‘사람의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왜 돌아가신 함석헌 선생이 ‘지브란에 의한 복음서’란 구절을 서평에 써 넣었는지 이해가 됐다.
그 다음부터는 책을 편하게 읽어나갔다.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래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쓴 저자와 책을 통해 대판 논쟁해보자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사라졌다. 한편으로는 아쉬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공감하면서 읽어 나갔다.
사람의 아들 예수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