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이슬람 역사 - 1400년 중동의 역사와 문화가 단숨에 이해되는
존 톨란 지음, 박효은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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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종교이기에 더욱 알아야 하는 종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생각할 때, 실제 아는 이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슬람에 관심도 없었고, 잘 모르는 저도 이슬람을 떠올리면 막연하게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으니까요.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역사책에서 언급되는 정도, 인터넷에서 본 정도, 뉴스에서 보이는 정도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너무 미국 쪽 진영이라, 미국이 한때 덮어놓고 편견을 만들어대다보니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종교를 가진 나라들이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 하지만 사람들이 다 똑같은 사람이겠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곳이라는 진리를 저는 믿습니다.


이 책도 그런 부분에 집중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면서 우리가 말하는 이슬람이 가리키는 바가 단순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이 좀 더 와닿았습니다. 우리야 종교와 세속이 확실히 분리되어 있지만 이슬람은 종교와 문화를 섞어서 여기는 나라가 많을 테니까요. 인도네시아 같은 곳은 또 엄청 세속적이라고도 하지만 그런 인도네시아도 이슬람교 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가 녹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식으로 시각자료도 간간이 나옵니다. 저는 역사 책을 판단하는 큰 기준 중에 하나가 이런 시각화 자료인데 아주 만족은 아니더라도 없어서 아쉬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거나 이슬람과 중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뭔가 깊이 알고 싶다, 싶으면 그 부분에선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정도 분량으로, 모든 역사를 담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아쉬운 부분은 어쩔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미국사를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런 책처럼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협찬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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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과 국경 - 청-조선의 영토 인식과 경계 형성
김선민 지음, 최대명 옮김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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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따져본다고 하면, 재밌는 책은 아니겠지만 나는 재밌게 읽었다.

책에서 중요한, 청대 만주와 한반도 지도


이 지도야말로 이 책에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는 청 or 여진과 조선 경계가 주인공이라고 할까?


이 책에서는 인삼과 국경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국 인삼은 이들이 가지는 국경이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설명하는 존재다.

딱히 인삼이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인삼보다는 인삼을 캐려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인삼을 캐기 위해 청 or 여진과 조선이 설정한 경계에 들어가는 백성들이 일으키는 소요,

이 소요에 따라 청 or 여진이 보이는 반응과 조선이 보이는 반응.

이런 내용으로 두 세력간 역학 관계와 외교 관계를 알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때껏 정묘호란, 병자호란, 그 이후에는 청말 시기 말고는 청나라에 관해서 정말 무지했다.

강건성세니, F4니 하는 청나라 황제들 이야기를 짤막하게 본 적은 있었지만 솔직히 관심사가 아니었다.


특히나 청나라가 조선을 어떻게 생각하고, 조선이 청을 어떻게 생각하고, 나아가 둘이 어떤 관계였는지 몰랐다. 아니, 몰랐다기보다 오히려 잘못 알고 있었다.


분명 조선이 청을 오랑캐라 여기고 반청 정서가 있었고, 효종의 북벌과 같은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이는, 너무 단편적인 이야기들 뿐이었다. 조선이 분명 반청 정서와 북벌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런 부분이 정치적인 수사라는 설에 힘을 실어주는 태도가, 이 책에서는 보이고 있다.


진짜 북벌을 하려 했는지, 안 하려 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조선은 단순히 청나라르 배척함이 아니라 청나라와 제법 진득한(?) 외교를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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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륭제, 성경장군 달당가의 계획에 제동을 걸다


성경장군 달당가가 의주 근처에 있는 망우초에 초소를 짓자고 했다.

실제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당시 조선에서 왕인 영조가 반대하여 취소하게 되는 상황이다.

북벌을 이야기 하던 효종 때는 아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조선은 이 청나라에 과거 황제가 한 조치까지 근거로 들며,

국경 인근에 초소를 짓고 있는 일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능숙한 외교 활동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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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상 위 이미지보다 앞서 영조가 건륭에게 밝힌 입장이다


이 책을 읽으며 조선과 청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서로 외교 관계를 성립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반복되는 주장이 있지만 내용이 워낙 알차서 재밌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역덕이 아니라면 감히 추천하기 힘든 책인 듯하다.

심지어 역덕도 역덕인데 조선에 관심이 없으면 왠지 언급하기도 어려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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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정계비 관련 지도

그래도 나는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

특히, 지도를 보며 국경지대 분쟁에 관해 좀 더 파악하기가 좋았고,

백두산 정계비 관련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알게 되어서 재밌었다.


청나라에 관심이 생기게 해준 책이라 청나라 역사와 관련된 책을 주문하게 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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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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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기교는 없으나 예스럽고 소박한 데서 나오는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책에서도 나온 단어인데, 이 책 역시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고졸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몽환적인 느낌이 듭니다. 운치를 즐기려는 조선시대가 선비가 되어 한 바퀴 돌고 싶어지는 느낌입니다.


조선시대 선비에게 있어 귀양지이며, 한지인 제주가 그렇게 아름다운 섬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원래 제주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기는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수학여행을 떠났던 곳일 뿐이었습니다.


요즘에 와서 좀 달라졌다면 여행 물가가 비싼 곳 정도로만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친구를 알고 나서 관심이 생기고, 이 책을 읽으니까 제주를 더 알고 싶어졌고,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 책은 시각 자료가 풍부합니다. 제가 항상 책을 읽고 나서 판단하는 큰 기준입니다.


독자를 생각하며 얼마나 이해하기 쉽게 썼는가에 포함되는 부분인데 이 중 시각자료는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너무 잘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경관을 너무나도 충실히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도를 아주 좋아하는데 제주에 관한 지도가 표지에서부터 이미 저를 만족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순, 역사나 지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감상을 충만하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어떤 분야도 인간이 빠지면 공허할 따름이니까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지명,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문화.


그리고 사람들 그 자체를 너무 읽기 편하게 서술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좋아하거나 제주에 관심이 있는 분들, 그냥 좋은 책을 읽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역사 부분이야 라이트한 정도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보기 힘든 제주 역사이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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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유목제국사 - 기원전 209~216 유목제국사
정재훈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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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책을 읽기 전부터 표지에서 오오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런데 시각 자료도 아주 풍부한 책이라니. 흉노가 얼마나 우리나라나 중국 기준으로 북방을 종횡무진했는지 잘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도시는 인간이 생활할 수 있는 반경에 따라 형성된다고 한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초원이 그들에게는 생활권이며, 도시 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어떤 느낌인지 알기에는, 어떠한 단편적인 기록에 단편적인 시야로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커다란 구멍처럼 느껴져서, 읽으면서도 곳곳에 구멍이 뚫린 벽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문체는 표지가 가지는 위압감(?)과는 다르게 딥한 역사책임에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흉노라고 말해준 사실이다. 그때부터 나에게 흉노는 단순 부족이 아닌 거대한 무엇이었다.


솔직히 삼국지나 단순하게 접하는 역사에서는 그저 이민족으로 뭉뚱그려지며, 몰개성하게 그려지는 그들이 흉노와 어우러지며 흉노를 위대한 세력으로 만들어주는 내용을 디테일하게 서술하고 있다.

지도로 잘 설명해준 책을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이 책은 잊을 만하면 지도며 유물이며 시각 자료가 많이 나와서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다시 관심이 가게 되었응 정도로 좋은 책이었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주고 싶다.


유목 세력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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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 인구의 대이동과 그들이 써내려간 역동의 세계사
샘 밀러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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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란 거창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만 봐도 그렇습니다. 운명을 걸어야 하는 무언가라는 느낌. 실제로도 이민이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무서운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제 부모님도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수도로, 수도에서 지방으로.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생 지방에서 살다가, 1년 전쯤부터 상경했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업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짜 직업 때문일까요? 단순히 그런 이유만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먹고 살기만을 바랐을 때, 지방을 떠나지 않았어도 됐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은 그냥 이주란 숨 쉬듯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그런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정주하게 된 역사는, 이주의 역사랑 비교하면 정말이지 짧은 일부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정주하지 않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에게 이주 욕구는 마치 DNA에 각인된 듯, 현대에도 유목민이 무려 3천만이라고 합니다. 이 3천만은 100억을 달려가는 지구에서 적은 인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1만 년 전 인구보다는 훨씬 많은 인구라고 하며, 일자리를 찾아 다니는 고용 유목민 OR 단기 이주 근로자는 수백 만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역사에서 특정 집단, 특정 순간마다 다른 관점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아테네는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을 원주민으로 여기고, 이주민들을 차별합니다. 심지어 이주민이 시민과 인구가 비슷해지고, 더 많아졌을 때도 차별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주로 유명한 그리스에서 말이죠.


그런데 알렉산더는 정반대로 광적으로 이주를 장려합니다. 그 시대라면 너무 이상한 일이고, 일방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이주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기만 했다면 여러 역사를 봤을 때 불가능할 일일 텐데도, 알렉산더가 벌인 일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런 걸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죠.


이야기가 널뛰지만 현대 최강국인 미국 역시도 이주민으로 이루어진 역사란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국이 축복받은 땅에 정착하게 되어 그런 나라가 된 탓도 크겠지만 어찌 보면 인간에게 본질과도 같은 이주를 가장 잘 활용하여 인간들을 무한히 끌어들일 수 있는 나라였기에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 저는 여러 역사를 짜깁기하여 어떤 생각을 풀어내는 식의 글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 글들이 대부분 조악하고 퀄리티가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관적인 흐름으로 설득력 있는 내용을 설파합니다.


마음에 들었던 알렉산더가 나오는 파트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읽으면 괜찮을 듯하고,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디테일한 역사까지 마구 이야기하는 식은 아니라서 읽기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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