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 유목제국사 - 기원전 209~216 유목제국사
정재훈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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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책을 읽기 전부터 표지에서 오오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런데 시각 자료도 아주 풍부한 책이라니. 흉노가 얼마나 우리나라나 중국 기준으로 북방을 종횡무진했는지 잘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도시는 인간이 생활할 수 있는 반경에 따라 형성된다고 한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초원이 그들에게는 생활권이며, 도시 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어떤 느낌인지 알기에는, 어떠한 단편적인 기록에 단편적인 시야로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커다란 구멍처럼 느껴져서, 읽으면서도 곳곳에 구멍이 뚫린 벽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문체는 표지가 가지는 위압감(?)과는 다르게 딥한 역사책임에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흉노라고 말해준 사실이다. 그때부터 나에게 흉노는 단순 부족이 아닌 거대한 무엇이었다.


솔직히 삼국지나 단순하게 접하는 역사에서는 그저 이민족으로 뭉뚱그려지며, 몰개성하게 그려지는 그들이 흉노와 어우러지며 흉노를 위대한 세력으로 만들어주는 내용을 디테일하게 서술하고 있다.

지도로 잘 설명해준 책을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이 책은 잊을 만하면 지도며 유물이며 시각 자료가 많이 나와서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다시 관심이 가게 되었응 정도로 좋은 책이었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주고 싶다.


유목 세력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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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 인구의 대이동과 그들이 써내려간 역동의 세계사
샘 밀러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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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란 거창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만 봐도 그렇습니다. 운명을 걸어야 하는 무언가라는 느낌. 실제로도 이민이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무서운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제 부모님도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수도로, 수도에서 지방으로.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생 지방에서 살다가, 1년 전쯤부터 상경했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업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짜 직업 때문일까요? 단순히 그런 이유만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먹고 살기만을 바랐을 때, 지방을 떠나지 않았어도 됐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은 그냥 이주란 숨 쉬듯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그런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정주하게 된 역사는, 이주의 역사랑 비교하면 정말이지 짧은 일부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정주하지 않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에게 이주 욕구는 마치 DNA에 각인된 듯, 현대에도 유목민이 무려 3천만이라고 합니다. 이 3천만은 100억을 달려가는 지구에서 적은 인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1만 년 전 인구보다는 훨씬 많은 인구라고 하며, 일자리를 찾아 다니는 고용 유목민 OR 단기 이주 근로자는 수백 만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역사에서 특정 집단, 특정 순간마다 다른 관점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아테네는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을 원주민으로 여기고, 이주민들을 차별합니다. 심지어 이주민이 시민과 인구가 비슷해지고, 더 많아졌을 때도 차별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주로 유명한 그리스에서 말이죠.


그런데 알렉산더는 정반대로 광적으로 이주를 장려합니다. 그 시대라면 너무 이상한 일이고, 일방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이주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기만 했다면 여러 역사를 봤을 때 불가능할 일일 텐데도, 알렉산더가 벌인 일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런 걸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죠.


이야기가 널뛰지만 현대 최강국인 미국 역시도 이주민으로 이루어진 역사란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국이 축복받은 땅에 정착하게 되어 그런 나라가 된 탓도 크겠지만 어찌 보면 인간에게 본질과도 같은 이주를 가장 잘 활용하여 인간들을 무한히 끌어들일 수 있는 나라였기에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 저는 여러 역사를 짜깁기하여 어떤 생각을 풀어내는 식의 글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 글들이 대부분 조악하고 퀄리티가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관적인 흐름으로 설득력 있는 내용을 설파합니다.


마음에 들었던 알렉산더가 나오는 파트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읽으면 괜찮을 듯하고,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디테일한 역사까지 마구 이야기하는 식은 아니라서 읽기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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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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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의 흑역사는 표면적인 사실과, 불명확한 근거로 점철되어 있다. 내용 자체는 그냥 가볍게 읽고 넘길 법하다. 하지만 자주 언급되는 백인 이야기와 착취 이야기는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핵심과 빗겨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상했던 부분은 링컨이 했다는 말이다.




링컨이 저런 말을 했다면 출처라도 있었으면...

링컨이 저런 말을 했고, 뒤에는 그 말을 분업을 모르는 멍청한 소리라는 식으로 서술한다. 그런데 내가 찾아본 바로는 링컨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링컨이 철도를 장려했다는 말은 있는데, 저 부분은 어디에서 인용했는지 너무 알고 싶었다. 이 부분은 내가 못 찾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 넘어가고,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정치적인 내러티브를 단순하게 해석해서 그 발언을 멍청하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일은 역사에서 피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경제전쟁이라고 했지만 실상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피상적이다. 다룬 역사가 넓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다양한 파트를 다루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핵심에 다가서려는 접근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에 관해서 디테일이 없다. 근거 자료도 빈약하고, 그렇다고 해서 깊은 사례도 없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아편 전쟁은 조금만 파도 복잡한 사건이다. 이러나 저러나 욕 먹을 전쟁이긴 하더라도, 지식에 집중하든, 인사이트에 집중하든 내용은 많았지 않았을까? 어떤 자료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시키기보다는 뭔가 머릿속 생각을 설파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이 책은 역사책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쉽다. 어떤 사람이 역사에 표면적인 지식을 익힌 후, 자기 생각을 조금 더해서 꾸민 뒤, 독자를 가르치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하려고 고민해봤는데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사람 대신 상식을 원하는 사람 정도에게 추천할 책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여러가지 주의를 당부드린 뒤에나 추천드릴 수 있을 듯하다. 정말 가볍게만 읽는다면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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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화진의 별들
민강 지음 / 역바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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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 옛날에는 좋아했지만 요즘에 소설은 뭔가 집중하기도 어렵고, 재밌다고 할 만큼 좋은 작품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탓입니다. 잘 읽지도 않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역사 책은 종종 찾아서 읽고, 역사 소설도 있다면 좋아하는 편입니다. 흥화진의 별들은 역사 책이건 역사 소설이건 관심 분야에 걸쳐 있으므로 읽어봤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고려사를 다루다보니 없던 흥미도 생겨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막상 읽으니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역사 소설에 기대하는 바는 그 시대입니다. 소설에서 캐릭터 하나가 튀어 모든 이야기를 잡아먹기보다 캐릭터가 그 시대를 충실히 비추는 존재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로마인의 다채로운 모습을 표현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고, 람세스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가를 상상하여 채워넣은 람세스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소설을 읽음으로서 하는 기대를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양규를 아재처럼 만들어서 표현한 부분은 재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희를 대단한 영웅적인 존재로 만들고, 외에 부장들이 그 인간 하나로서 어떻게 존재하기보다는 그저 부장이기 위해 존재하는 모습, 거란에 대한 묘사도 뭔가 살벌한 적이라기보다는 적이 존재해야만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어서 적인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늘 보는 사극을 소설로 읽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물론 기준을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나 람세스로 정하면 부당한 비교겠지요. 이 책도 분명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진정 좋아하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앞서 언급했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나 람세스도 추천하기 어려운 소설인데 흥화진의 별들은 더욱이 추천하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좀처럼 고려라는 소재는 쓰지 않는 편이니, 고려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자면 적을 거 같으니 새로운 역사 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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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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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죄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범죄 기네스북, 지나가면서 읽은 범죄나 형법 관련 사례들 등. 늘 학문적으로 접근한 적은 없지만 지적 유희 정도로는 만지작거리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은 저에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연쇄살인범 혹은 변태살인범들을 농밀하게 다룬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는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내릴 때마다 짜릿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이라기보다는 내용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라 제 평생 기억에 남는 책일 정도니까요.

범죄 기네스북은 짤막짤막하게 범죄들을 서술해놓았습니다. 디테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주제에 관한 내용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내용이라 나름대로 원하는 바를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제가 바라던 바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작부터 역덕에게는 친근(?)하다고 할 수 있는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나옵니다. 그리고 재판 관련해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로젠버그 부부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렇게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흥미가 가는 부분이 있겠지만 뭔가 연속성이 없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정말 거의 언급만 하고 넘어가서 제가 호기심이 생길 때쯤에는 내용이 끝나버리고 맙니다. 물론 50가지 범죄 사건을 채워넣어야하니 이런 접근 방식이 더 맞아떨어집니다. 역덕이나 매니악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빡빡하니 이해도 되고요.

바라던 바가 어떻게 되었든 책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관심도 없던 부분을 짚어내주기도 하고, 이런 사건이 있었어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위충현과 고부겸이 가진 일화를,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정말로 몰랐을 거고, 이런 사례는 단순한 언급만으로도 너무나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점이라고 할 부분, 제가 유독 불편했던 부분은 카네기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오해하지말라고, 카네기를 악인으로 모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정도 안 좋은 내용만을 이야기해놓고 오해하지 말라고 하면 그냥 책임 회피처럼 느껴집니다. 저 역시 카네기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은 없지만 그 당시 상황은 이렇게 압축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고, 그것만으로 카네기를 평가하기도 어려우니까요. 이런 책의 한계는 이런 곳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한 내용, 한 내용 읽어가면서 역사 사례를 알게 되는 책입니다. 생각없이 읽기도, 생각을 하면서 읽기도 좋은 무난한 책이라 주변인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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