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전략 - 외교 역사와 이론으로 살펴보는 국제정치 속 오판의 메커니즘 그레이트 하모니 4
비어트리스 호이저 지음, 이혜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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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 저하고 가까운 팀장님 한 분이 계십니다. 나보다 열 살이나 많음에도 꽤 가깝게 지냅니다. 원래 책과는 거리가 있는 분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독서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웃기게도 나이가 훨씬 많은 분에게 저는 책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인물, 산업, 사회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 그런 책 위주로 추천해주기는 하지만 람세스라든가, 나무 공화국이라든가 재밌게 읽었던 인문학도 많이 추천해주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류도 추천해드리기는 하는데 잘 받아들이는 편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좀 고민이긴 한데, 이 책은 단순히 역사 책이라고 하기에는 개념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인데, 이런 부분은 실상 역사나 어떤 거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의 어느 부문이든 자신들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전체 조직에 크게 기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유리하다"

제가 최근에 많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팀장님이 항상 하는 말이 "다들 왜 이렇게 바쁜 척을 할까? 어차피 다 보이는데." 이런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하게도 내가 한가롭다고 말하기보다는 바쁘다고 말하는 편이 이미지 메이킹에 유리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말이죠.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믿기도 합니다.

이 책도 결국 그런 내용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범위가 조직, 국가로 올라가서 그렇지.

이 책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읽고 있던 책 중 하나가 <몽유병자들>인데, 둘은 참 궤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 거창한게 있다고 생각하는 결정 이면이나, 최근 <굿뉴스>와 같은 영화에서 이야기하듯 거대한 음모와 같은 일도 생각해보면 그냥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 하는 생각이나 결정 이상으로 다를 일이 없습니다.

1차세계대전이 발생했으니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가정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쨌거나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이미 지난 일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큰 일이 닥쳤을 때, '잘못된 전략'을 통한 결정만은 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든, 얼마나 이룬 바가 많든지 간에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반드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개인은 집단적인 논의에 파묻힐 수밖에 없고, 한 사람이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 잘못된 전략을 세우면 잘못된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는 애초 전략을 세울 때부터 잘못되지 않게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평화롭게 유지하려면 그런 노력은 더 많이 필요하고, 이 책을 읽는 일도 그 노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리더라고 할 만한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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