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하지 않은 비유일 수 있겠지만 저는 왠지 하인리히 노르트호프가 히틀러처럼 보였습니다. 그 사람이 그런 사람 같아서가 아니라, 혹은 제가 그렇게 평가해서도 아니라, 한 나라는 참 쉽게 바뀌지 않는구나 해서 말이죠.
따지고 보면 그는 나치와 밀접한 존재였습니다. 나치당원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독일 군수 경제를 이끌던 사람이었고, 불리기도 장군이라 불렷으며, 공장 노동자들도 군대처럼 부렸다고 하니까요.
공장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모터 룬트샤우
책에서는 이 말이 속임수라고 나옵니다. 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에도 공장은 도시의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도시가 공장의 것이었다고 말하니까요. 참 독일다운 표현입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큰 공헌자는 이미 사진에서도 나온, 이미 제가 언급한 노르트호프였겠지요. 오로지 그가 한 일도 아니겠고, 그가 히틀러 같은 사람이어서도 아닐 거라고 보긴 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독일이라는 나라가 처한 상황이나, 원래 영유해오던 문화 자체가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해서가 아니었을까 싶죠.
이 노르트호프 사례에서 이어지는 생각인데 우리가 흔히 듣곤 하는, '독일은 전범을 잘 처리했고, 본받아야 한다.' 하는 말에 회의가 드는 내용도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