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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 트라우마 회복 후 성장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에디스 시로 지음, 이성민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평점 :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여러 현대전쟁을 겪으면서 트라우마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현대 정신의학의 발전과 함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라는 진단명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개인이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PTSD는 전투, 폭력, 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기억의 플래시백, 악몽, 불안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겪은 현대인은 트라우마가 반드시 장기적인 고통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으로도 널리 퍼진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와 조사에 따르면, 폭력적이고 치명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중 다수가 PTSD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많은 사람들은 트라우마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감소하거나, 처음에는 약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해소하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에 이러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학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에디스 시로의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이었다. 트라우마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에디스 시로의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트라우마의 심리학적 이해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고통의 원천으로만 보지 않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PTG(외상 후 성장)를 중심으로, 트라우마가 인간에게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시로는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할 고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 속에서 개인의 내적 성장을 이루는 중요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트라우마는 심리적 외상을 의미하며, 이는 개인의 정신적, 감정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을 말한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단지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에 의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불안, 악몽, 플래시백, 회피 행동 등 다양한 심리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며, 그 결과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PTSD는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하는 부정적인 반응을 포함하는 정신적 장애다. PTSD의 주요 증상에는 지속적인 불안, 악몽, 플래시백, 회피 행동 등이 있다. PTS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외상 사건을 떠올리기만 해도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며, 이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외상 사건을 재현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반응들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을 저하시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PTG는 동일한 외상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고통을 통해 개인이 새로운 관점을 얻고, 자신의 강인함을 발견하며, 관계의 깊이를 이해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인 것이다. PTG는 고통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시로 박사는 PTG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간의 회복력이 단순히 과거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트라우마의 치유는 단순히 고통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시로 박사는 25년 간의 연구와 다양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PTG 치료 프로그램은 신경생물학, 임상심리학, 후성유전학, 사회학, 정신역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PTG는 전통적인 치료 방식과 달리,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지적 접근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와 영적 치유의 차원을 도입하여, 치료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빠르게 회복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치료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회복력 중심의 접근 방식은 개인이 사회적인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로는 이러한 방식이 결국 트라우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다고 말한다. 회복력은 단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인간 존재의 심리적 깊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로는 트라우마를 완전히 지우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라우마와 고통의 관계를 다룬 시로의 주장은 매우 심오하다. 고통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인간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시로 박사는 고통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고통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더 강하고 회복력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며, 이는 곧 PTG로 이어진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라우마를 고통의 연속으로 보지 말고, 그것을 새로운 서사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은 고통을 새로운 언어로 발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