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셸 푸코 - 권력의 꼭두각시로 살지 않기 위해 ㅣ 오늘을 비추는 사색 5
하코다 데쓰 지음, 전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평점 :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며, 그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사회에서 철학은 단순한 학문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삶의 지혜를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까치 출판사의 <오늘을 비추는 사색> 시리즈는 시대의 철학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메커니즘을 깊이있게 탐구하고,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도록 돕고자 하는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진 여섯 명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통찰을 제공하고,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안정된 자아를 유지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 시리즈는 여섯 명의 철학자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철학자는 자신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관점에서 독특한 통찰을 제공하며, 그들의 사상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조명한다. 이러한 철학적 사상을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오늘을 비추는 사색> 시리즈는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교양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여,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에리히프롬, 한나 아렌트, 카를 마르크스, 미셸 푸코, 장-자크 루소 등 여섯 명의 사상가를 조명한다. 이 책은 그들의 생애와 철학적 사상을 탐구하며,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각 사상가는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시리즈는 그들의 철학이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먼저 미셸 푸코의 <권력의 꼭두각시로 살지 않기 위해>를 읽어 본다.
미셸 푸코는20세기 철학과 사회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상가로, 그의 권력론과 통치론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권력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푸코는 권력을 단순히 금기나 억압의 형태로 보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을 유혹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힘으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시각은 권력의 작동 방식을 새로운 차원에서 조명하며, 특히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삶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필수적이다. 푸코는 권력을 재정의하여, 단순히 상부로부터 하부로 내려오는 억압적인 힘으로 보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권력은 오히려 사회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작동하며, 개인이 자발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는 권력이 사람들에게 강제로 무엇인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도록 '유혹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력의 작동 방식은 개인의 내면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판옵티콘 이론은 감시의 힘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한다. 죄수들은 감시자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 규칙을 지키게 된다. 이처럼, 권력은 외부의 강압이 아니라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개인은 사회적 규범과 기대에 따라 행동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권력이 내면화된다.
푸코는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서구 사회의 사회통제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고, 이를 '통치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통치성은 개인이 스스로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는 신자유주의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을 '경제인'으로 정의하며, 경쟁과 생산성을 강조한다. 개인은 더 이상 단순한 피통치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통치하도록 요구받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통치성의 시대에서 개인은 최대한의 생산성을 요구받으며, 이는 곧 끝없는 경쟁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뇌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는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푸코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이 스스로를 통치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권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는지를 보여준다. 신자유주의는 개인에게 경쟁을 이념으로 삼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개인이 스스로를 관리하고 통치하는 방식으로, 푸코의 통치론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개인이 경제적 주체로서 경쟁에 나서야 하며, 이는 곧 그들이 권력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고통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며, 이는 결국 권력의 작동 방식을 더욱 강화시킨다. 즉, 신자유주의는 개인이 스스로를 통치하게 만듦으로써 권력이 작용하는 방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개인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며, 이는 권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에 내재화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푸코는 인간이 "진정한 것"을 통해 자신과 관계를 맺고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체가 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권력과 통치를 거부하고 자율적인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의 지배 아래에서 수동적으로 종속되는 것도 주체가 되는 한 방식이라는 점은 복잡한 현실을 드러낸다. 푸코는 권력이 단순한 억압의 형태가 아니라, 관계의 네트워크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주체는 오히려 권력의 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이다.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권력 구조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질서에 대한 저항의 첫걸음이다. "이런 식으로는 통치받지 않겠다는 기술로서의 정치는 단지 권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관계를 맺고, 기존의 통치 방식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요구한다. 푸코는 우리가 과거와 현재를 끊어내고 새로운 주체성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체들과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연결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사회적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