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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여 회계하라 - 돈 남기는 장사의 비결
윤정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영자 분들을 생각해 본다.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 보통은 믿는다. 손님이 늘면 매출이 오르고, 매출이 오르면 통장 잔고도 늘어날 거라고.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손님은 많아졌지만 통장 잔고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숫자를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적자를 내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속시원하게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었다. 윤정용님의<사장님이여 회계하라>였다. 재미있는 제목이다···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버는 것 과 남기는 것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매출은 허상이다, 이익이 진실이다. 종각역, 서울에서 가장 치열한 상권 중 하나다. 생각해 본다. 이곳에서는 매일 20개가 넘는 가게가 문을 닫고, 가게 위층에는 축구장 절반 크기의 스타벅스가 들어선다. 그런데도 가게는 살아남을 뿐 아니라, 오픈 초기보다 매출이 두 배로 는다. 비결은 단순하다. '회계 시스템‘이다. 많은 사장님들이 착각한다. 매출이 높다고 성공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한때 전국을 휩쓸었던 대왕카스테라, 카페베네 같은 브랜드들은 왜 사라졌을까? 답은 간단하다.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회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등식은 수익(번 돈)- 비용(쓴 돈)= 이익 또는 손실이다. 자영업의 성패는 이 간단한 등식에 달려 있다. 매출액이 아무리 많아도 비용이 더 크면 적자가 나고, 결국 문을 닫게 된다. 보통 장사를 시작했을 때, 매일 통장 잔고를 확인한다. 매출은 꾸준히 늘지만 통장 잔고는 오히려 줄어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를 버는지는 알지만, 얼마를 쓰는 지는 모르는 것이다. 간과하기 쉬운 것이 '변동비'다. 카드 결제수수료, 배달앱 수수료, 배달대행수수료 등은 매출에서 자동으로 빠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비용들이 모이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 된다. 매출이 늘수록 변동비도 늘어나는데, 이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돈이 줄줄새는 셈이다.
가게 성장의 비밀은 바로 이 변동비를 철저히 파악하고 관리한 것이다. 변동비가 곧 생존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회계를 통한 두 번째 비밀은 '자본의 중요성'이다. 부채가 많으면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금리 상승 시기에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 반면 자본이 많으면 비수기에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해지며, 사업 확장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자본이 증가한다는 것은 부채가 감소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사업의 성공은 자본의 증가에 달려있다. 든든한 자본은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사장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된다.
회계는 어렵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개인 소비와 사업 경비를 구분하는 것이다. 사업용 카드를 별도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에서 권유하는 '사업 전용 카드'를 꼭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이미 갖고 있는 개인용 카드를 국세청 홈택스에 등록하면 사업용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혜택이 큰 카드를 사업용으로 등록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네이버쇼핑을 자주 이용한다면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많이 쌓이는 카드로, 쿠팡을 자주 이용한다면 쿠팡 전용 카드를 사용하는 식이다. 적립금을 활용해 결제하면 변동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매장 안에만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매장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하려다 그냥 가는 고객들이 많은 경우를 생각해 본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매장 밖으로 나가 고객 옆에 서서 관찰해 본다. 고객이 무엇을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그냥 가는 것이 많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초간단 주문법을 작성해 키오스크 옆에 놓아두고, 음료 용량을 모형으로 만들어 고객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작은 변화가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찾아 개선하는 것도 회계만큼 중요하다. 우리 가게만 보지 말고 다른 가게를 방문할 때 장단점을 관찰하고 메모해두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많은 사장님들이 가게 오픈 전에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예상 손익계산서를 작성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공하는 손의계산서를 그대로 믿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본사가 제시하는 매출과 이익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고, 비용은 과소하게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더 냉정하다. 매출 대비 재료비는 보통 40~50%, 영업이익은 10~20%에 불과하다. 여기에 세금까지 내면 이익은 더 줄어든다. 본사에서 제시한 손익 자료만 보고 낙관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재료비와 고정비는 실제보다 높게, 매출은 실제보다 낮게 잡아야 현실적인 손익계산이 가능하다.
자영업은 언제나 힘겨운 길이다. 통계를 보면 한국의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19.6%로, 일본(9.8%)의 두 배, 미국 (6.3%)의 세 배가 넘는다. 이는 한국에서 자영업을 하는 것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두세 배 더 치열하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는 93명의 근로자가 자영업자의 가게 7곳에서 소비하고, 일본에서는 90명의 근로자가 자영업자의 가게 10곳을 찾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80명의 근로자가 20곳의 자영업자 가게에서 소비해야 한다. 작은 파이를 더 많은 사람이 나눠 먹어야 하니,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짐작이 간다. 다행히 IMF 이후 자영업자 비율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이는 경제가 좋지 않아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했기 때문이지만, 자영업자 수가 줄어들면 남아있는 자영업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커진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존경받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 버티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찾아온다. 어떤 서퍼도 파도 없이는 서핑을 할 수 없다. 뛰어난 서퍼일수록 큰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회계와 회계 시스템은 이 시간을 버티는 데 큰 힘이 된다. 매출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남기는 장사를 하는 사장님만이 진짜 사장이 될 수 있다. 이 간단한 진리가 사업을 살리고, 성장시킨다. 이제 버는 장사가 아닌, 남기는 장사를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