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의 게임메이커 - 룰을 아는 자가 돈을 만든다
송진호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4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게임판 위를 달리는 말처럼 살아간다. 누구도 그 룰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사는 것’이 정상이라 믿으며 달린다. 학교에 가고,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직장을 얻고,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고, 은퇴를 준비하는 것. 이 익숙한 시나리오는 마치 주어진 운명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문득 우리는 깨닫게 된다. ‘왜 이 길을 가야 하는가’,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부의 게임 메이커》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만든다.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당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게임의 룰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 말은 놀라운 통찰이다. 우리는 종종 실패의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는다. 더 노력하지 못해서, 더 똑똑하지 못해서, 더 운이 없어서.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당신이 실패한 게 아니라, 애초에 다른 게임판 위에 있었던 것이라고.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삶의 설계자, 게임 메이커라는 개념을 접했다. 그 순간, 뿌리 깊은 질문이 올라왔다. “나는 지금 누구의 게임판 위에 서 있는가?”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책의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멈춰서야 했다.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배운다. 노동의 대가로, 시간을 팔아서, 지식과 능력을 팔아서 돈을 얻는 것이 당연한 이치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 구조 안에는 커다란 맹점이 숨어 있다. 돈을 버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고, 체력도 감정도 한정적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과 몸을 쏟아야만 얻을 수 있는 구조는 곧 ‘내가 없어지면 돈도 사라지는’ 불안한 기반 위에 놓인다. 그러나 ‘돈을 설계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없어도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시스템은 복제되고 확장될 수 있다. 이 구조 안에서 돈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나는 그제서야 이해했다. 진정한 부란 많은 돈을 가진 것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구조를 가진 상태라는 것을.
플레이어는 열심히 움직인다. 규칙을 충실히 따르고, 실수를 줄이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 게임의 판 자체를 설계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흔히 간과된다. 룰을 만든 사람, 구조를 짠 사람,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 바로 ‘게임 메이커’다. 이제껏 나는 플레이어였다. 회사를 다니고,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며, 작은 성과에 기뻐하거나 좌절했다. 그러나 그 판을 만든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자각은 점점 더 강하게 다가왔다. 플레이어는 통제권이 없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 반면, 메이커는 창조자다. 판을 만들고 룰을 정하며, 어떻게 굴러갈지를 설계한다. 그들은 구조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그리는 사람이다. 《부의 게임 메이커》는 말한다. “플레이어는 운에 흔들리지만, 메이커는 판을 흔든다.” 이 말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힘을 지녔다.
인생에는 예고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IMF,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최근의 AI 혁명까지. 이러한 큰 흐름은 개인의 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스템 사고’를 배워야 한다. 위기는 게임 메이커에게는 기회의 순간이다. 구조를 설계하고 변화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유연함과 통찰이 있기에, 이들은 흐름을 이용한다. 반면, 플레이어는 그 구조 안에서 흔들릴 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위기를 맞은 건 회사의 구조조정 때였다. 평생직장이라 믿었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을 때, 나는 비로소 자각했다. ‘나는 이 구조의 주인이 아니었구나.’ 그때부터 나는 구조를 배웠다. 돈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법, 수익을 나눠 설계하는 법,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법, 그리고 시간과 감정, 관계까지 구조화하는 법. 《부의 게임 메이커》는 나에게 이를 위한 로드맵을 주었다.
저자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MONEY’ 시스템을 제안한다. 나는 이 설계도를 따라 나의 삶을 점검하고 다시 시작했다.
M: Mission (사명)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이 질문 앞에 나는 한참을 멈췄다. 내가 하는 일에 어떤 철학과 가치를 담고 싶은지 다시 쓰기 시작했다. 생계의 도구가 아닌, 삶의 의미를 실현하는 도구로서의 일.
O: Organize (정리) -나는 지금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시간, 자산, 네트워크, 감정, 건강. 정리되지 않은 삶은 확장될 수 없다. 나는 엑셀을 열어 내 모든 자산과 지출, 시간 사용 패턴, 관계망까지 정리했다. 정리는 곧 가능성의 시작이었다.
N: Navigation (설계) -이제 구조를 짜야 한다. 나는 어떤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을까? 콘텐츠, 플랫폼, 기술, 협업 네트워크. 하나씩 나의 구조를 설계했다. 수동적인 일이 아닌, 능동적인 시스템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E: Expand (확장) -수익 모델은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구조는 확장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나는 온라인 강의, 전자책, 자동화 시스템 등 다양한 채널을 열기 시작했다.
Y: Yes (확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었다. 내가 만든 설계도를 믿고, 작게라도 실행하며 스스로에게 신뢰를 심는 것. ‘될까?’가 아닌 ‘된다’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이제 AI라는 새로운 게임판 위에 서 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이 매일같이 등장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기술을 어떻게 ‘설계’에 활용할 것인가다. AI는 플레이어를 대체하지만, 메이커는 대체할 수 없다. AI가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무엇을 쓰고 왜 써야 하는지는 인간의 통찰이 필요하다. 기술은 도구다. 그것을 어떤 게임판에, 어떤 흐름으로 배치할지는 오직 설계자의 몫이다. 결국, 부는 돈이 아니라 구조다. 그 구조는 내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구조 안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