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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는 너무 춥거나 더운 걸 싫어한다.만물의 대체적인 이치다.
그래서 내가 아는 한 생태주의자는 물고기와 조개조차 맨손으로만지지 않는다. 사람의 더운 체온에 녀석들이 놀라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조개도 의외로 예민하다. 생김새에 주둥이와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하등하다 하겠지만 녀석들도 생명이 가지는 예민함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잘 달래가며 해감을한다고, 시장의 아주머니들은 말한다.
"해감은 억지로 하면 못 써. 살살 얼러야 지분거리는 걸 뱉어내지."
맞는 말씀이다. 어머니 격인 아주머니들 말씀은 틀리지 않는다.
반듯한 활자의 레시피만 신봉하지 말라, 내가 어린 요리사들에게하는 말이다. 세상에서 배운 레시피가 더 차지고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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