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 가족 라임 어린이 문학 20
핀 올레 하인리히 지음, 라운 플뤼겐링 그림, 이덕임 옮김 / 라임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삐거덕 가족이라고 해서 가족이 다소 삐거덕하다는건가 했다. 그러나 읽기 시작하면서 당황스러웠다. 엄마는 심각한 병으로 몸이 점점 굳어가는 거였고 주인공인 마울리나는 씩씩하고 엄마를 잘 보살피고 있으나 아빠를 이혼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라고 부르며 그 사람을 냉랭하게 대하면서 미움을 쏟아내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의 만남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있으나 헤어짐에 대해서는 이야기나 설명이 하나도 없다. 무조건 주인공입장에서 읽게 되어 아빠의 입장을 하나도 알 수 없으니 그저 마울리나의 생각을 따라 읽어야 했는데 그것이 감정이입이 잘 되질 않았다.

 마울리나가 엄마에게 "아빠에게 젊은 여자가 생겼다"는 말을 하며 언성을 높일 때 엄마는 "인생이 다 그렇고 그런거지 뭐"라고만 말한다. 정말 인생이란 그렇고 그런 부분이 있는 것인데 마울리나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아빠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이 느껴졌으나 아빠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하나도 얘기가 없으니 마울리나 편만 들게 되지 않는다. 엄마의 병으로 아빠가 엄마를 버렸다는 이야기는 한 군데도 없는데.. 엄마도 자기가 아빠를 버린 거라고 하지만 마울리나는 믿지 않는다. 아빠가 버렸다는 생각으로 아빠를 괴롭히려고만 한다. 사실은 돌아오게 하고 싶은 것이지만.

 마울리나는 엄마가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 스스로 아빠에게 분노하고 있다. 밝고 명랑한 듯 하고 보육원의 파울을 편견없이 대해주고 착하고 똑똑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사춘기 소녀인 것은 알겠으나 처음에 읽으면서 초등학생용으로 생각했다가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6학년이나 중학생이 읽어야하지 않을까 했다. 그것은 복잡한 비유와 잡다한 이야기들이 뒤섞여있어 즐겁게 술술 읽히지가 않아서다. 다만 다른 나라 아이의 사생활과 생각 등을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해서 본다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서의 이혼자녀의 방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으나 굉장히 색다르게 대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현실의 많은 경우들과 달라 색다르기도 했지만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결말에서 아빠의 입장을 이해한다거나 하는 것은 별로 없고 자신의 생각만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하는 마울리나의 모습으로 끝이 나서 이 또한 당황스러웠다.  결말에 대해 상상을 하게끔 유도하나 이런 것이 아직은 우리나라 청소년소설에서 보지 못해 낯설었고 와닿지 않았다. 문화의 차이에 더하여 내 개인의 좁은 선입견 탓도 있겠으나  상상력이 풍부한 학생이 읽으면 이마저도 슬프지만 재미있어요 하거나 마울리나가 너무 씩씩해서 슬프지 않아요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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