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 수업
메리 파이퍼 지음, 김정희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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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멋졌다.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가슴 뛰게 만드는 제목을 넘기면 서문이 나오는데 좀 긴편이었다. 그 중에서 와닿았던 부분

 

p14 연결되면 책임감이 생긴다. 연결되지 않으면 품위 있는 사람이라 해도 마실 물조차 부족한 인도나 아프리카 마을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를 낳을 정부정책이나 지원사업에 표를 던진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고통스러운 결과를 안겨준다는 인식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대문이다. 여기에 꼬리표가 한몫을 한다. '민간인', '무지렁이', '반란세력', '적군', 심지어 '시위대'같은 꼬리표를 단 무리는 지워버리기가 쉽다. 우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꼬리표를 달면 그들의 인간성을 무시할 수 있다. 그럴 수 없도록 우리와 그들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것이 작가로서 우리가 져야 할 책임 가운데 하나다. 

 

그냥 자신만의 감정을 쏟아내라던지 카타르시스, 또는 남에게 읽히기 위한 글을 쓰라는 내용이 아니라 부제로 달고 있듯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를 하라는 점이 굉장이 특이하고도 진중하게 다가왔다. 그냥 나만을 위해 글을 쓴다는 것, 인터넷과 SNS에서 넘처나는 자기 홍보의 글들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좀 더 다른 사람과 다른 사회에 관심을 갖게 하고 책임을 지워주는 작가의 목소리가 내 가슴을 울렸다. 

 

그렇다고 안 쓰던 글이 갑자기 잘 써질리는 없고.. 수영을 좋아하는 그녀가 글쓰기의 은유로 택한 수영하는 법을 보며 따라가보는 것이다. 일단 뛰어들고 물과 친숙해지며 헤엄치며 나아가는 것, 나의 위치를 고민해보고 글을 고쳐쓰는 정리운동까지를 통해 글쓰기를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자신감을 끌어올리다가도 다시 금방 이런 생각이 스멀거린다. 내가 글을 이렇게 안 썼는데 쓸 수 있을까? 그저그런 글들은 넘쳐나는데.. 망설이게 된다. 이 때 그녀의 말을 기억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망설이게 하는 그 좌절감이 역설적으로 글을 써야만 하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마지막 3부에서 본격적인 장르별 글쓰기 팁이 들어있다. 좀 더 책임감있게 글을 쓰고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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