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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잡담의 기술
아키니와 도하쿠 지음, 박순분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는 하루를 지나면서 많은 대화들 속을 오고 간다. 회사 동료, 가까운 친구와의 통화, 연인과의 대화 등. 건실한 주제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생활의 일부로 하는 잡담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그런 잡담을 하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앞선다. 그렇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잡담은 우리가 편히 하는 잡담의 범주와는 약간 차이가 있는 듯하다. 우리가 친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하는 대화는 이 책에서 얘기하는 잡담의 범주와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이 대상으로 삼는 독자는 굳이 따지자면 비즈니스 맨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평소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던지 하는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도 어느 정도 유익한 책인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처음의 서먹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한 잡담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규칙들을 가벼운 말로 접근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잡담은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화제를 전제로 해야 한다’거나 ‘잡담의 요령은 천천히 여유 있게, 옆으로 대화를 넓혀가는 데 있다’는 등의 문장은 익숙한 사람에게는 자기도 모르는 새 몸에 배인 것이겠지만, 정확한 언어로 옮겨 놓았다는 데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기술, 대화를 넓히는 기술, 화제 이어가기, 이야기가 막혔을 때 돌파하는 기술 등 만일 평소에 업무상 만나는 사람이 많은 직장에 근무하거나,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실전’에 써먹을 만한 많은 유용한 규칙들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그 실천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거나, 높은 수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늘 한 구절 읽고 가면 내일 당장 활용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간단 명료하다.
대략 70여개 정도의 규칙들이 거의 1-2페이지 내외로 설명되어 있는데,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매번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끌어나가는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을 펴서 읽어도 좋을 것이고, 한번 죽 읽고 나면, 목차만 보고도 ‘아 이런 거였지’ 하고 쉽게 되새길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쯤 다 알고 있었다’ 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기술들이기도 하다.
가벼운 종이를 사용해서 작은 크기의 문고본 정도로 나왔으면 딱 좋은 책으로 보이는데(일본에서는 문고본으로 출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출판문화에 맞추다 보니, 하드커버에 고급종이에 가격도 평균선이라, 약간 언발란스한 느낌마저 든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들자면 아쉬운 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