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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샤 ㅣ 창비청소년문학 117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평점 :
난민과 관련된 우려 섞인 뉴스가 끊임없던 시기가
기억이 난다.
낯선 이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카더라로 확산된 우려
또 그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어주던 사건사고들
그렇게 나에게도 두려움이 자리잡더니
어느순간 난민과 관련된 뉴스가 사라져갔다.
뉴스는 사라졌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미 '우려' 라는 자국을 남긴 난민들의 존재
수많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겠지만,
자국에서는 그저 열심히 생업을 살던
평범한 사람들이 대다수이겠지만
'난민'이라는 단어가 가진 우려섞인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꽤나 강렬하게 남은 것 같다.
'난민'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때
나는 성인 남자, 혹은 연약한 아이들만을 떠올렸었다
언론에 가장 많이 비추어졌기 떄문일것이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할 때에는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의 우려를 증폭시킬때에는 왠지 무서울 것 같은 성인 남성의 모습이
언론에서 활용하기 좋았으리라.
그래서 난민 '소녀' 혹은 '여성'의 모습을 그린 소설 '버샤'는 특별했다.
어쩌면 작가는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도구로
이슬람 문화성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난민'의 어려움보다
남성중심의 문화속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가 더 주되게 느껴졌다.
아내에서 딸이자 가족으로, 그리고 다시 여성으로,
그리고 마침내 독립되는 것 같은(독립되어가는) 아이샤의 삶뿐 아니라
결혼으로 인해 삶이 순식간에 바뀌는 종속적인 삶을 살아왔던 아델의 삶
그리고, 그 문화권에서 더이상 살아갈 용기를 내지 못한 버샤까지
그려지는 여성들의 삶이 모두 참 안타깝고 애처로웠다.
동시에 우리나라도
부모님의 세대만 해도 여성의 삶이
아버지, 남편의 결정에 크게 휘둘렸음을 생각하게 되며
버샤의 자립과정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은 누군가는
어디에 자립이 있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하만의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기여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음이
나에겐 자립으로 느껴져 마음이 뭉클했다.
그 작지만 큰 시작이
그녀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이끌어가기를
삶의 주인이 온전히 그녀가 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