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호소의 말들 - 인권위 조사관이 만난 사건 너머의 이야기
최은숙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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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억울하다는 말을 한적이 꽤 여러 번 있는 것 같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털어놓으며

대게 그 억울한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가면 잊혀져갔다.


그러나 여기 이 책속에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기 힘든

나의 가벼운 억울함과는 

그 무게가 다른 '호소'들이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슬픔과 억울함을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멍하니 그 감정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약자에게 더욱 가혹할 수 있는 법과 제도에 분노하는 노동자

생계를 위해 수치스러운 성희롱을 견디며 좌절감을 쌓아가는 청년

버스카드가 찍힐 때 '학생입니다' 라는 말이 어딘가 아프게 들리는 청소년


또 그러한 상황을 직면해야 하는 조사관들의 마음도 

감히 헤아려보게 된다.


직업이라는 이유로 마주하기 힘든 얼굴을 마주하며

감정과 반대되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하기도 하고


또 직업이기에 억울한 호소를 들어 주기는 하나

절차상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해야 하는 

'사람'으로서의 조사관의 마음을 말이다.


그 답답함과 슬픔들을 

반드시 직면해야만 하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인권위 조사관이라는 직업의 무게가 느껴진다.


직업상 다른 사람의 갈등을 많이 듣고 풀어주어야 하는 부담감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만나는 상황들보다 훨씬 어렵고, 무겁고, 그리고 마음이 아픈 상황들을 

책으로나마 읽으며,

우리의 세상에 얼마나 많은 호소가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그 호소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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