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감은 ‘떠올린다’의 문제가 아니라 ‘풀어낸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설가 장강명 님은 "모든 영감은 불완전한 형태로 다가온다라고 했습니다. 광고인 박웅현 대표님도 "옳은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무엇인가를 선택한 후 옳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죠. 영감이란 녀석이 매끈히 잘 다듬어져서 예쁜 그릇에 담긴 다음 먹기 좋게 우리 앞에 놓일 확률은 없습니다. 대신 ‘이게 뭐지? 이거 먹는 건가? 아닌가? 이걸 여기 놓으면 저거랑 아귀가 맞나?’라는 혼란스러움과 함께 참 애매한 형태로 여러분을 스쳐 지나갈 겁니다. 묻은 흙을 털어내고 모난 부분을 깎아도 보고, 때론 이로 깨물고 직접 혀를 대봐야 대충 뭔지 감을 잡을 수 있는 정도일 테죠. 그러니 이 불완전한 영감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온몸을 써야 합니다.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