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머피는 무슨 할 얘기라도 있는 듯 회의 중에 두서너 번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그러다 말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허리를 펴고 앉는다.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곳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아챈것이다. 뭐라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도 웃으려하지 않는 것도 수상쩍다. 그는 럭클리에게 "누구 부인 말요?"
라고 물었을 때 사람들이 틀림없이 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다. 사방 벽이 짓누르고 있는 듯 갑갑한 분위기가 감돈다. 너무 갑갑해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곳은 정말 이상하다.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웃으려 하지않는다. 미소 띤 얼굴은 백지장처럼 희고, 입술에는 너무 빨간립스틱을 바르고, 가슴은 너무 큰 저 할망구에게 모두들 하나같이 기를 못 펴고 있는 것도 정말 이상하다. 그래서 그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하기 전에 이 새로운 곳이 어떤 곳인지 잠시두고 보기로 한다. 그것이 영리한 도박꾼의 묘수이다. 발을 들이기에 앞서 잠시 게임의 흐름을 관망하는 것이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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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불쌍한 아가씨를 이해해. 이런 절망적인 권태 속에서, 주변에는 사람 대신 무슨 회색 그림자 같은 것들이나 어슬렁거리고, 들리는 것이라곤 천박한 잡담에, 그저 먹고 마시고 자는 것밖에 모르는 생활인데, 다른 사람들 같지 않게 잘생기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 사람이 가끔 찾아오면 마치 어둠 한가운데에서밝은 달이 떠오르는 것 같겠지…………. 이런 사람을 사모하면서시름을 잊는 거지. 어쩌면 나도 그 사람에게 약간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 그 사람이 없으면 지루해. 이거 봐, 그 사람생각을 하면서 웃고 있잖아. 바냐삼촌이 내 혈관에는 루살카의피가 흐르고 있다고 했지. "일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르라"고....... 뭐, 어때? 어쩌면 그래야 할지도 몰라…………. 자유로운 새가 되어서 당신들 모두로부터 당신들의졸린 얼굴과 수다들을 뒤로하고 날아가는 거야, 당신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하지만 나는 겁 많고수줍은 여잔데...... 양심이 나를 괴롭혀…………. 그 사람이 이렇게 매일 여기에 오고 있는데, 나는 그가 왜 그러는지 짐작이 갈뿐만 아니라 이제는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 소나에게 무릎을 꿇고 울며 용서를 빌고 싶은 심정이야.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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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브코프 쓸모없는 인간 같으니!
소냐 (아버지를 향해 무릎을 꿇고 앉아서, 흥분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저희를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아버지! 저와 바냐삼촌은너무 불행해요! (절망감을 억제하며)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아버지가 젊었을 때, 바냐 삼촌과 할머니는 밤마다 아빠 책을번역하고 아빠 글들을 정서해 드렸어요...... 매일 밤, 매일 밤!
저와 바냐삼촌은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전전긍긍하면서 모든 걸 아빠에게 보내 드렸어요...... 우리는 빵 한 조각 편히 먹지도 못했어요! 난 지금 그런 걸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다만 아빠가 우리를 이해하셔야 된다는 거예요.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옐레나 안드레예브나 (불안해하며, 남편에게) 알렉산드르, 제발,
그 사람과 화해하세요∙∙∙∙∙∙. 부탁이에요.
세레브랴코프 좋아요. 내가 그 사람과 화해하지…………. 난 그 사람을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 행동이 이상한 건 사실이잖아. 자, 내가 그사람에게 가지. (가운데 방으로 들어간다.)엘레나 안드레예브나 부드럽게 얘기하세요. 그 사람을 달래 주세요. (남편 뒤를 따라간다.)소냐 (유모에게 안기며) 유모! 유모!
마리나 괜찮아요. 아가씨, 거위들은 꽥꽥거리다가도 이내 조용해져요....... 꽥꽥거리다가도 이내 조용해져요.
제3막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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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브코프 쓸모없는 인간같으니!
소냐 (아버지를 향해 무릎을 꿇고 앉아서, 흥분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저희를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아버지! 저와 바냐삼촌은너무 불행해요! (절망감을 억제하며)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아버지가 젊었을 때, 바냐 삼촌과 할머니는 밤마다 아빠 책을번역하고 아빠 글들을 정서해 드렸어요...... 매일 밤, 매일 밤!
저와 바냐삼촌은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전전긍긍하면서 모든 걸 아빠에게 보내 드렸어요....... 우리는 빵 한 조각 편히 먹지도 못했어요! 난 지금 그런 걸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다만 아빠가 우리를 이해하셔야 된다는 거예요. 가엾게 여기셔야 돼요!
옐레나 안드레예브나 (불안해하며, 남편에게) 알렉산드르, 제발,
그 사람과 화해하세요……………. 부탁이에요.
세레브라코프 좋아요. 내가 그 사람과 화해하지…………. 난 그 사람을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 행동이 이상한 건 사실이잖아. 자, 내가 그사람에게 가지. (가운데 방으로 들어간다.)엘레나 안드레예브나 부드럽게 얘기하세요. 그 사람을 달래 주세요. (남편 뒤를 따라간다.)소냐 (유모에게 안기며) 유모! 유모!
마리나 괜찮아요, 아가씨, 거위들은 꽥꽥거리다가도 이내 조용해져요....... 꽥꽥거리다가도 이내 조용해져요.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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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선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박현섭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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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제가 이처럼 당당하게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출발이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한 가지만 부탁드릴게요.
저를 좀 더 좋은 여자로 기억해 주세요. 선생님이 저를 존중해주시면 좋겠어요.
아스트로프 에이! (재촉하는 시늉을 하며) 제발 부탁이니 가지 말아요. 솔직해지세요. 이 세상에 당신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고,
당신에겐 아무런 인생의 목적도 없으며, 관심을 둘 만한 일도없어요. 그러니 이르든 늦든 당신은 자신의 감정에 어차피 굴복하게 될 겁니다. 이건 피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 일은 하리코프나 쿠르스크 같은 곳이 아니라, 여기, 자연의 품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더 낫지요. 최소한 시적이라는 장점이 있잖아요.
마침 가을 경치도 아름답고………… 여기엔 보호림도 있고, 투르게네프 취향의 다 쓰러져 가는 저택들도 있고 하니・・・・・옐레나 안드레예브나 선생님도 참 웃기는 분이야. 선생님이 괘씸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간직할 거예요.
선생님은 재미있고 독특한 분이에요. 우린 결코 다시 만나지 못하겠지요. 그러니 뭘 숨기겠어요? 저도 조금은 선생님에게 반했어요. 자, 친구처럼 서로 악수를 나누고 헤어져요.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세요.
아스트로프 (악수한다.) 그래요. 가세요.・・・・・ (생각에 잠겨) 어쩌면 당신은 선량하고 진심 어린 사람일 것도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당신이란 존재 속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기도합니다. 당신이 남편과 함께 여기 온 뒤로, 이제까지 여기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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