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미치광이 짓을 하고 있는 셈이 아닌가. 하지만 공작 그에게는 이 여자를 정욕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거의 생각도 할 수 없는일인데다, 거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일로까지 여겨졌다. 아무렴, 그럴 리가 있나! 그렇지 않아, 로고진은 자기 자신을 중상하고 있는 거다.
그는 고뇌할 수도 있고, 연민을 느낄 줄도 아는 커다란 가슴을 지닌 사람이다. 그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되고, 이 상처투성이의 반미치광이 여자가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가를 확실히 알게 되면 그때는 전에 그녀때문에 받았던 모든 고통을 과연 용서해주지 않겠는가? 그녀의 하인이되고,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되고, 길잡이가 돼주지 않겠는가? 연민은고진 자신을 깨우쳐주고 가르쳐줄 것이다. 연민이야말로 모든 인류의가장 중요하고, 어쩌면 유일한 생존법칙이니까. 오, 그는 로고진 앞에•얼마나 용서받지 못할 죄를, 얼마나 비열한 죄를 지었는가! 아니시아인의 영혼이 어둠 속‘이 아니라, 그 자신의 영혼이 어둠 속이다. 그래서 아까 그처럼 끔찍한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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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를 버려둔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더니,
삐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서서 띄엄띄엄 끊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게 될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가냐는 완전히 파멸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콜라는공작에게 달려가 그를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뒤이어 로고진, 바랴,
프치츠인, 니나 알렉산드로브나, 심지어 노인 아르달리온 알렉산드로비치까지 모두 앞다투어 몰려왔다.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공작은 여전히 그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띠고 사방을 향해 중얼거렸다.
"암 후회하고말고!" 로고진이 외쳤다. "부끄러워하게 될 거야, 간카,
이런………… 양(그에게는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을 모욕하다니! 공작, 나는 자네가 아주 좋아, 저치들은 그냥 내버려둬, 침이나뱉어주고, 나하고 함께 가세! 이 로고진이 자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알게 될 걸세!"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 역시 가냐의 행동과 공작의 대답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 조금 전까지의 가장된 웃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느 때처럼 창백하고 사색적인 얼굴은 지금 새로운 감정으로 동요하고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조소의 빛을 얼굴에 그냥 남겨두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였다.
"맞아, 저 사람의 얼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그녀는 아까 품었던 의문이 문득 다시 떠올라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되었다.
"그래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당신은 정말 지금 보여주신그런 사람인가요?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갑자기 공작이 진제1부 211 - P210

가나를 버려둔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더니,
벽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서서 띄엄띄엄 끊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게 될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가냐는 완전히 파멸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콜라는공작에게 달려가 그를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뒤이어 로고진, 바라프치츠인, 니나 알렉산드로브나, 심지어 노인 아르달리온 알렉산드로비치까지 모두 앞다투어 몰려왔다.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공작은 여전히 그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띠고 사방을 향해 중얼거렸다.
"암, 후회하고말고!" 로고진이 외쳤다. "부끄러워하게 될 거야, 간카이런…………… 양(그에게는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을 모욕하다니! 공작, 나는 자네가 아주 좋아, 저치들은 그냥 내버려둬, 침이나뱉어주고, 나하고 함께 가세! 이 로고진이 자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알게 될 걸세!"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 역시 가냐의 행동과 공작의 대답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 조금 전까지의 가장된 웃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느 때처럼 창백하고 사색적인 얼굴은 지금 새로운 감정으로 동요하고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조소의 빛을 얼굴에 그냥 남겨두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였다.
"맞아, 저 사람의 얼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그녀는 아까 품었던 의문이 문득 다시 떠올라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되뇌었다.
"그래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당신은 정말 지금 보여주신그런 사람인가요?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갑자기 공작이 진제1부 211 - P211

"나는 생각 없어요, 페르드이셴코, 그리고 제발 그렇게 흥분해서 나서지 말아요." 그녀가 쌀쌀맞게 쏘아붙였다.
"아아! 그 사람이 특별보호하에 있다면, 나도 조금 부드러워져야겠군요......"
그러나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니는 그 말엔 귀도 기울이지 않고 일이서서 직접 공작을 맞으러 나갔다.
"죄송해요." 그녀가 갑자기 공작 앞에 나타나며 말했다. "아까는 너무•경황이 없어서 당신을 초대하는 걸 깜박 잊고 말았어요. 그리고 지금이렇게 당신의 결단성을 칭송하고 아울러 감사드릴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기뻐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공작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자기를찾아온 까닭을 조금이라도 알아내려고 애썼다.
공작은 아마 그녀의 상냥한 말에 뭐라고 대답을 하려 했겠지만, 너무 눈이 부시고 정신이 아찔해서 한마디도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는 그것을 알아채고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이날 저녁 그녀는 완벽한 몸단장 덕분에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손님들에게로 안내했다. 응접실 입구 바로 앞에서 공작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몹시 흥분하여 황급히 속삭였다.
"당신에게 있는 것은 모두가 완벽합니다.……… 여위고 창백한 것까지・・・・・・ 당신을 달리 상상하고 싶지 않으리만큼..... 나는 당신에게 너무도 오고 싶어서. 나는・・・・・・ 용서하십시오......"
"용서를 구하실 건 없어요."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시면 기이함과 독특함이 다 사라져버리잖아요. 하지만 당신252 - P252

이 기이한 사람이라는 말은 사실인가보군요.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완벽하다 여기신단 말이죠, 네?"
"네."
"당신이 알아맞히기 명수이긴 하지만, 이번엔 잘못 보셨어요. 오늘안으로 그걸 알게 해드리죠......"
그녀는 공작을 손님들에게 소개했지만, 그들 중 절반 이상은 이미공작을 알고 있었다. 토츠키는 즉시 상냥하게 뭐라고 말을 건넸다. 다들 어느 정도 활기를 띠는 듯했고, 다들 한꺼번에 웃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는 공작을 자기 옆에 앉혔다.
"하지만 공작이 나타난 게 대체 뭐가 놀랍나요?" 페르드이셴코가 누구보다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이 일은 아주 분명해요. 이 일 자체가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습니까!"
"이 일은 너무나 명백하고 너무나 자명합니다." 여태껏 잠자코 있던가냐가 갑자기 말을 받았다. "나는 오늘, 공작이 아까 이반 표도로비치의 책상 위에 있던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의 사진을 처음으로 본 그순간부터 거의 쉼없이 공작을 관찰해왔습니다. 지금도 아주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데, 이미 그때 어떤 생각이 내 머릿속에 퍼뜩 떠올랐고 이자리에서 그것을 완전히 확신하게 됐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공작이 자기 입으로 내게 고백한 일입니다."
가나는 굉장히 심각한 얼굴을 하고 이렇게 말했는데, 시종일관 농담같은 구석은 조금도 없이 오히려 침울한 어조로 말했기 때문에 약간이상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나는 당신한테 고백한 적이 없습니다." 공작은 얼굴이 빨개져서 대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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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를 버려둔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더니,
벽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서서 띄엄띄엄 끊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게 될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가나는 완전히 파멸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콜라는공작에게 달려가 그를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뒤이어 로고진, 바라프치츠인, 니나 알렉산드로브나, 심지어 노인 아르달리온 알렉산드로비치까지 모두 앞다투어 몰려왔다.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공작은 여전히 그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띠고 사방을 향해 중얼거렸다.
"암, 후회하고말고!" 로고진이 외쳤다. "부끄러워하게 될 거야, 간카,
이런 양(그에게는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을 모욕하다니! 공작, 나는 자네가 아주 좋아, 저치들은 그냥 내버려둬, 침이나뱉어주고, 나하고 함께 가세! 이 로고진이 자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알게 될 걸세!"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 역시 가나의 행동과 공작의 대답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 조금 전까지의 가장된 웃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느 때처럼 창백하고 사색적인 얼굴은 지금 새로운 감정으로 동요하고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조소의 빛을 얼굴에 그냥 남겨두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였다.
"맞아, 저 사람의 얼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그녀는 아까 품었던 의문이 문득 다시 떠올라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되뇌었다.
"그래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당신은 정말 지금 보여주신그런 사람인가요?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갑자기 공작이 진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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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은 거의 겁을 먹은 모습으로 옆에 서 있었고, 장군은 그야말로얼이 빠진 상태였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란 얼굴이었다. 좀 멀찌감치 서 있던 몇 사람은 몰래 킥킥대며 소곤거리고 있었다. 레베제프의얼굴은 감격의 절정에 이른 표정이었다.
"난장판과 추태는 말이죠, 마님,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베제프의 조카가 의미심장하게 말했으나, 역시 좀 당황한 듯했다.
"그래도 이런 정도는 아니지! 이런 정도는 아니라고, 이봐, 지금 네놈들이 보여준 것 같은 그런 난장판은 아니란 말이다!" 리자베타 프로코피예브나는 히스테리라도 일으킨 듯 표독스럽게 말을 받았다. "나를좀 내버려두라니까." 그녀는 자기를 말리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아니, 예브게니 파블르이치, 당신 자신이 방금 말한 대로, 심지어 변호인이 법정에서, 가난 때문에 여섯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일은 없다고 제 입으로 선언했다면, 이제 정말 말세가 됐군요. 나는 여태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어요. 하지만 이제 나도 모든걸 깨달았어요! 그래, 이 말더듬이 녀석이 과연 사람을 죽이지 못할 것같아요? (그녀는 그저 어리둥절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부르돕스키를 가리켰다.) 내기를 해도 좋지만, 이 녀석은 사람을 죽이고도 남아요! 이 녀석은 아마 당신의 돈 만 루블을 받지 않을 거예요, 양심의 명령에 따라 받지 않는다는 거겠죠. 하지만 한밤중에 와서 당신을 죽이고 귀중품함에서 그 돈을 꺼내갈걸요. 양심의 명령에 따라 꺼내는거라고요! 이 녀석에겐 그게 비양심적인 일이 아니니까! 이것은 ‘고결한 절망의 폭발‘이라느니, ‘부정‘이라느니, 하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릴 지껄이겠죠... 쳇! 모든 게 정반대로 뒤집혔고, 모두가 거꾸로 서512 - P514

서 건기 시작했어요. 집안에서 고이 자라던 처녀가 느닷없이 길 한복판에서 마차에 뛰어올라, ‘엄마, 나 며칠 전에 카를르이치인가 이바느이치인가 하는 사람하고 혼인했어요, 안녕히 계세요!‘라고 하는 게, 그래 당신들 생각엔 잘하는 짓인가요? 존경할 만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인가요? 여성 문제라는 소리인가요? 여기 이 꼬마(그녀는 콜라를 가리켰다), 요 녀석까지도 며칠 전에 바로 그게 ‘여성 문제‘라며 대들더군요.
아니, 아무리 바보 같은 어미일망정, 그래도 사람대접은 해줘야지!
네놈들, 아까 들어올 때 고개를 뒤로 딱 젖힌 그 꼴은 대체 뭐냐? ‘감히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우리가 납신다. 이거겠지. ‘우리에게 모든 권리를 내놔라, 감히 우리 앞에서 입을 놀릴 생각도 마라. 우리한테 모든 존경을 표하라,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존경까지도 표하라, 하지만 우리는 너를 가상 비천한 하인보다 더 못하게 대할 것이다!‘ 이런 태도였단말이다. 진리를 추구하고 권리를 주장한다면서, 정작 그 기사에선 이사람에 대해 이슬람교도처럼 온갖 중상모략을 했잖느냐 말야. 뭐가 어째? ‘우리는 구걸하는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겁니다. 당신은 우리한테서어떤 감사의 말도 듣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당신이 당신 자신의 양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는 일이니까요!‘라고? 흥, 무슨 그따위도덕이 다 있어! 하지만 만약 너한테서 어떤 감사의 말도 들을 수 없다면, 공작도 너한테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는 걸 알아둬. 자기는 파블리셰프를 전혀 고맙게 여기지 않는다. 파블리셰프 역시 자신의 양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선행을 한 것뿐이니까, 라고 말이야. 하지만 네놈은 오직 공작이 파블리셰프에게 품은 감사의 정만을 믿고 있었을 뿐이야. 공작은 너한테 돈을 꾼 적도 없고, 너한테 빚을 진 것도 없으니, 공작의 - P515

그럼 아마 이런 말을 더 할 수 있겠죠." 예브게니 파블로비치는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체렌치예프 씨, 당신의 동료들로부터 내가 들+모든 것, 그리고 방금 당신이 그토록 의심할 바 없는 재능을 동원해명해준 모든 것은, 내가 보기엔, 권리의 대승리 이론으로 귀결되는같군요, 모든 것을 뒤로 물리치며, 모든 것에 관계없이, 심지어 다른모든 것을 배제하고, 심지어 그 권리라는 것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조#연구해보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안 그런가요? 혹시 내가 착각하고나요?"
물론 착각이죠, 나는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요?"
저쪽 구석에서도 투덜거리는 소리가 일었다. 레베제프의 조카는 낮온소리로 뭐라고 중얼댔다.
"아니, 더 할 말은 별로 없습니다." 예브게니 파블로비치가 말을 계다. "내가 지적하고 싶었던 건 다만, 이러한 이론은 곧바로 힘의 권즉 개개의 주먹과 개인적 욕구의 권리로 단번에 비약할 수 있다는니다. 하긴 세상에서 웬만한 일은 대개 그런 식으로 결말이 나곤 했개요 프루동도 힘의 권리에서 멈췄으니까요. 미국전쟁 때에도 가장・보적이라는 많은 자유주의자가 자기들은 농장주의 편이라고 선언했흑인은 어디까지나 흑인의나는 백인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그런데요?"
‘내 말은, 그러니까 당신도 힘의 권리1종보다 열등하며, 따라서 힘의 권프랑스 사회주의자 피에르조제프 프루동 최초로 스이며, 사유재산을 배격하고 정의를 가치의 척도로 삼하진 않겠지요?"
아나키스트라고 칭한 사상고 주장했다.
- P529

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아하, 바로 이럴까봐 염려했다고요! 당신 생각에 ‘분명히 이렇게 될줄 알았다고요? 그럼 잘 알아두시지요, 내가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누군가를 증오한다면, 그는 입에서 거품을 튀기면서 쉰 목으로 쇳소리를 내지르며 울부짖었다. "(나는 당신들 모두를, 모두를 증오해요!)-하지만 당신, 바로 당신, 예수회원의 영혼을 가진 자, 당밀 영혼을 가진자, 백치에, 백만장자에, 자선가인 당신을 이 세상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가장 증오해요! 나는 오래전에 당신 소문을 들었을 때부터 당신이한사람을 꿰뚫어보고 증오했어요. 내 마음속의 증오를 전부 동원해 당신을 증오해왔단 말예요………… 방금 있었던 일도 죄다 당신이 꾸민 수작이에요! 나를 발작 상태로 몰고 간 것도 당신이라고요! 당신은 죽어가는 사람을 망신시켰어요. 내가 아까 비열하게 소심해졌던 것도 당신,
당신, 당신 때문이라고요! 내가 계속 살게 된다면, 나는 당신을 죽일 거예요! 당신의 선행 따윈 필요 없어요. 나는 누구한테든, 당신 듣고 있나요 누구한테든 아무것도 받지 않겠단 말예요! 아까는 열에 들떠 헛소리를 한 것뿐이니까, 감히 우쭐대지 말라고요!..... 나는 당신네 모두를 증오해요. 영원히!"
그러면서 그는 아예 숨을 쉬지 못하고 헐떡였다.
"아까 눈물을 보인 게 창피해진 거예요!" 레베제프가 리자베타 프로코피예브나에게 소곤댔다. "분명히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라뇨 야아, 정말, 공작님도 대단해요! 마음을 꿰뚫어본 겁니다요......"
하지만 리자베타 프로코피예브나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거만하게 허리를 쭉 펴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서서, 경멸과 호 - P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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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자네에게 할 말이 있어!" 로고진은 갑자기 활기를 띠고 두 눈을 번쩍이기 시작했다. "어째서 자네는 나한테 그렇게 양보하려고 들지? 나는 그걸 모르겠어. 그 여자에 대한 사랑이 완전히 식은 건가? 전에는 그토록 애타하더니 나도 봤단 말이야. 대체 이번엔 뭐 때문에 죽을힘을 다해 이 페테르부르크로 달려왔나? 연민 때문인가? (로고진의얼굴은 심술궂은 냉소로 일그러졌다.) 헤헤!"
"내가 자네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나?" 공작이 물었다.
"아니, 자네를 믿어, 하지만 뭐가 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 가장 확실한 건, 자네의 연민이 나의 사랑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지!" - P384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듯한 어떤 증오감이 그의 얼굴에서 활활 타올랐다.
"그런데 자네의 사랑은 증오와 다를 바 없어." 공작은 빙긋이 웃었다.
그 사랑이 사라져버린다면, 그때는 사태가 더 불행해질지도 모르지.
파르폰 형제, 자네한테 말해두고 싶은 건......"
내가 칼부림이라도 할 거라고?"
공작은 몸을 흠칫 떨었다.
‘자네는 지금의 이 사랑 때문에, 지금 자네가 받고 있는 이 모든 고통때문에, 그녀를 몹시 증오하게 될 걸세. 내가 제일 이상하게 여기는 점은 어떻게 그녀가 또다시 자네와 혼인하려 하느냐는 거야. 어제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차마 믿어지지 않았고 마음이 몹시 무거웠어. 그녀는 혼례를 눈앞에 두고 이미 두 번이나 자네를 마다하고 달아나지 않았나. 그러니 그녀에게 어떤 예감이 있다는 얘기야!.. 그런 그녀가지금 자네한테서 뭘 바라는 걸까? 자네의 돈? 그건 얼토당토않은 소리지. 게다가 돈이라면 자네가 이미 웬만큼 낭비해버렸을 테니까. 그럼그저 남편이 필요해서? 하지만 남편 될 사람은 자네 말고도 얼마든지구할 수 있어. 누구든 자네보다야 낫겠지. 왜냐하면 자네는 반드시 찔러 죽이고야 말 테니까. 아마 그녀도 이젠 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걸세. 아니면 자네가 그녀를 너무나 열렬히 사랑하기 때문에? 하긴 그바로 그런 사랑을 원하는 여자들이 있다고게 이유일 수도 있겠지..
들었으니까.... 다만......" - P385

이온 마음을 다해 기도드리는 것을 하느님이 하늘에서 내려다보시고기뻐하시는 것과 언제나 똑같으니까요‘라고 하는 거야. 이게 그 아낙이내게 한 말이라네. 거의 글자 그대로 그렇게 말했어. 이건 너무나 심오하고 너무나 섬세하고 진정으로 종교적인 사상이야, 그리스도교의 모든 본질이 한데 표현된 그런 사상이란 말일세. 다시 말해, 하느님을 우리의 친아버지로 여기는 해석과, 아버지가 친자식에게 느끼는 기쁨을하느님도 인간에게 느끼고 계시다는 인식이 남김없이 표현된그야말로 그리스도의 가장 중요한 사상이지! 그런데 이걸 말한 게 단순한아낙이었어! 물론, 어머니이지…………… 그리고 누가 알겠나. 어쩌면 이 아낙이 아까 그 병사의 아내인지 말일세. 들어보게, 파르푠, 자넨 아까 나한테 물었지, 이게 내 대답일세, 종교적 감정의 본질은 그 어떤 논증과도 그 어떤 과실이나 범죄와도, 그 어떤 무신론과도 아무 관계가 없네.
여기엔 그런 것들과는 다른 무엇, 그리고 영원히 다를 무엇이 있어. 여기엔 무신론 따위가 영원히 건드릴 수 없으며 영원히 엉뚱한 소리만 하게될 그런 무엇이 있는 거야.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것이 러시아인의가슴속에서 가장 분명하고 가장 쉽게 발견된다는 사실이라네, 이게 바로 나의 결론이야! 이것이야말로 내가 우리 러시아에서 얻고 있는 가장중요한 신념의 하나지. 해야 할 일이 있네, 파르푠! 우리 러시아땅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내 말을 믿어주게! 우리가 모스크바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곤 했던 시절을 떠올려보게..
나는 이번에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네! 이런 식으로 자네와 만나리라곤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뭐, 하지만 어쩌겠나!...... 이만 가보겠네.
잘 있게나! 부디 하느님께서 자넬 버리지 않으시길!"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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