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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몰락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4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리뷰를 작성합니다.
두꺼운 책이라 읽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다. 하지만 읽는 동안은 지루한 줄 몰랐다. 다만 전쟁이 끝나고 베르사유 조약 체결 과정이 나오는 후반부는 클라이맥스가 지나고 마무리가 너무 길어진 느낌이었다.
소설에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피츠허버트, 에설과 빌리 남매, 그리고리와 레프 형제, 듀어, 발터와 로베르트 등 국적과 신분, 가치관이 다른 수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영국의 귀족과 노동자층의 대립, 여성의 열등한 지위, 당시 신생국이었던 미국을 대하던 유럽인의 시각, 독일의 군국주의적 분위기 등등)을 생생히 들여다보고 20세기를 낳은 갖가지 사건들을 마치 현장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영국군 수십만 명이 죽었다는 솜 전투가 실제로 어땠는지, 처칠이나 로이드 조지 같은 사람들은 전쟁 동안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 베르사유 조약이 왜 제2차 세계대전을 낳았는지, 레닌은 어떻게 적국 독일의 봉인 열차를 빌려타고 돈까지 받았는지 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을 것이다.
켄 폴릿을 안 건 BBC 드라마 <대지의 기둥>을 통해서인데, 이야기를 짓는 천부적 재능이 이 소설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고 하겠다. 읽는 동안 인물이나 전개나 어색함,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3부작이 어서 완간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