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산대장 솔뫼 아저씨의 생물학교 - 씨앗 속 생명 이야기 산대장 솔뫼 아저씨 시리즈
솔뫼 지음, 김정선 그림, 권오길 감수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집에서 움직이는 식물 미모사를 키우는데 참 신기합니다.

이 식물은 손으로 톡 건드리거나 바람만 후~ 불어도 잎을 오므리고 밤이면 잎을 반으로 접고 단 꿈에 빠진답니다.

어른인 우리가 봐도 신기해서 자꾸만 눈이 가고 손이 가는데 어린아이들이야 오죽하려고요.

어린 상혁이의 친구들도 이 식물을 보더니 확실히 식물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더군요.

주변에 흔하게 있는 나무며 과실이며 꽃, 이름 모를 잡초까지도 이 모든 것들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 하는 아이들에게 엄마로써 답변에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요.

산대장 솔뫼 아저씨는 식물이 열매를 맺으려 애쓰는 까닭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십니다.

꽃들의 수정은 결혼에 비유를 해서 설명을 해 주시고 수정을 도와주는 곤충이나, 새들은 중매쟁이로 표현을 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요.

더구나 씨앗을 위한 엄마표 사랑의 도시락도 있군요.

바로 배젖 이야기입니다.

양분을 저장한 곳이라는 싱거운 설명보다 나중에 싹을 틔울 때 먹고 힘을 낼 도시락이라니까 금방 이해가 되지 않겠어요?

재미있는 것은 씨앗의 대이동입니다.

폭탄처럼 팡! 터지는 봉선화와 물봉선화.

낙하산을 타고 날아가는 엉겅퀴와 할미꽃.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가는 단풍나무.

새가 입으로 옮겨주는 겨우살이.

우주선처럼 쓩~. 발사되는 콩이랑 팥.

몰래 동물의 몸에 붙어 이사를 가는 얌체 씨앗인 우엉과 도깨비바늘.

상세한 그림이 곁들여 있어서 평소 이름을 몰랐던 우리 산야의 야생화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할미꽃의 꽃은 그림으로나마 봤지만 그 씨앗의 모습은 저도 여기에서 처음 봤답니다.

할미꽃의 허리가 굽어있고 흰 솜털이 부숭부숭해서 할미꽃인 줄 알았더니 그 씨앗은 정말 수염 성성한 할아버지 같더군요.

씨앗들의 짧고도 긴 여행이 끝나고 자리를 잡은 후엔 기다림이 있답니다.

뭐든지 빨리 빨리 병이 생겨버린 우리에게 자연에 순응하는 씨앗들의 조용한 기다림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친근하게 구어체로 써진 책이다 보니 아빠가 읽어주면 아저씨와 함께 지리산 골짜기를 누비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복을 느낄 수 있겠어요.

울 상혁이는 영축산으로 솔뫼대장 아저씨를 만나러 가자고 조르는데요? *^^*

 

미모사 동영상 http://blog.daum.net/touchbytouch/11067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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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기술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박사의
하지현 지음 / 미루나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음직한, 그리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었던, 그러나 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말들이 있다. 웬일이니?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것도 몰라?
우리 아이들에게 종종 쓰는 말이다.
내게서 이런 말을 듣고 자라니 우리 아이들 역시 밖에서 이런 말을 쓸테고 먼 훗날 그들 곁엔 따스한 가슴을 지닌 친구들이 남아나지 않을까 두렵다.
그들이 소통의 참맛을 알지 못할까 두렵다.

소통의 가장 작은 단위는 아마 한 가정이 아닐까 싶다.
부부간에, 부모자식간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다른 외부적 관계들은 사상누각처럼 허물어지기 쉬운 관계일 것이다.
요즘 인터넷상의 미니홈피나 블로그가 유행인 것도 어찌 보면 현실에서 소통의 부재를 메꾸기 위한 한 방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많은 시간을 몸으로 부대끼며 느끼기보다 그 사람의 글로 그를 단박에 알아보고 내 편인지 아닌지 짧은 시간 안에 파악을 해 소통을 시작하는 편리함도 있긴 하다. 인터넷상의 글에서건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이건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는 것이 많아 여러 시간을 이야기해도 풍부한 화제가 마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난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대화를 하는,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공감의 전류가 통하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여러 가지 대화의 기술-화술- 외에 여기서는 한국인들에게 맞는 소통의 기술을 알려준다.

몇 년 전 미국에 사는 어느 한국인 엄마의 비극이 뉴스로 보도 된 적이 있었다.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일을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엄마는 돌아와서 아들의 주검과 맞닥뜨리게 된다.
집에서 혼자 놀던 아이는 서랍장의 서랍을 열어놓고 밟고 올라가 놀다가 장이 쓰러지는 바람에 사고를 당한 것이었는데 현장에서 그 엄마는 미국 경찰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죽였다’라고 자백(?)을 했기 때문에 유죄라고 했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상황이다.
자식을 잃은 엄마가 자기 가슴을 치며 내가 죽였다. 나 때문에 죽었다. 못난 어미를 만나 호강 한 번 못해보고 저 세상으로 갔다. 라는 의미일텐데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그네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에게 맞는 공감 코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동의 해 주는 것이라 한다.

책속에 처음 만난 사람을 평생 만날 사람처럼 대하라는 문장이 있다.
소통의 첫 단계는 바로 우리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은데 자신을 낮추고 솔직함으로 다가서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한다.
가벼운 관계니까 슬쩍 자신을 내세우는 거짓말을 좀 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눈빛을 교환하고 입을 여는 순간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는 소통을 하고 싶다면 솔직함으로 승부하라.
이 말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내내 마음에 새겨 놓아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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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 - 산.들.강.바다.하늘에 사는 우리 동물 54가지
박병상 지음, 박흥렬 그림 / 알마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
이것은 아직은 희망이 있는 생명의 목록이다.
이 제목은 거창하게 환경 운운하지 않아도 우리 가슴을 때리는 울림이 있는 말이다.
환경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병상 교수의 이 책은 우리나라의 동물 54가지를 소재삼아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동요에서 익숙한 방울새나 도요새, 그리고 옛날이야기에서나 만났을 법한 호랑이, 청개구리 등 이름은 분명 익숙한데 그 생긴 모습을 실제로 보기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 되어 버렸다.

문득 책을 읽다가 어릴 적 추억 한 가지가 생각났다.
“엄마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깡통에 물 담아서 나무젓가락 하나씩 들고 산에 갔었단다.”
“왜요?”
“ㅎㅎㅎ. 송충이 잡으러~.”
“송충이가 뭔데요?”
“아~! 너희는 송충이를 모르는구나?! 송충이는 솔잎을 갉아 먹고 사는 벌레인데 봄이 되면 온 산에 송충이 천지라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송충이를 잡았었어.
송충이를 발견하면 나무젓가락으로 콕 집어서 깡통 속에 넣어 익사를 시켰지.
그래서 깡통 가득 채우면 학교에 가서 검사를 받았었는데 많이 잡은 애들은 상도 받았던 것 같아.”
이 엄마는 송충이 말만 해도 초록색 몸을 가득 덮고 있는 털들이 생각나 온 몸이 근질근질한데 우리 아이들은 도통 무감각하게 한 마디 한다.
“아~! 나도 송충이 한번 보고 싶다.”
“또 비오는 날이면 지렁이가 세상 구경을 하러 밖으로 나왔었거든? 그러면 얼른 소금을 들고 나가서 지렁이위에 뿌리는 거야.
그러면 막 몸부림을 치다가 빨간 피를 흘리며 죽어 갔었지.“
“욱~! 엄마 너무 해요.”
“휴. 지금 생각하니까 엄마가 참 잔인했던 것 같네. 그래도 그 때는 그런 걸로 시간을 보내며 놀았었어. 장난감보다도 재미있게 시간 보낼 수 있는 것들이 지천이었는데.....”

나는 서울 토박이라 초록색 들판보다는 회색빛 콘크리트가 더 익숙하다.
그래도 곰곰 생각해 보면 지금의 우리 아이들보다는 훨씬 운이 좋은 편이라 몇 가지 즐거운 기억들이 있다.
봄이면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도 부쳐 먹었었고 집 앞 개천의 콘크리트 방죽에 올라앉아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 와 이제나 저제나 그 꼬리로 물을 차며 날아올라 주기를 기다리곤 했었다.
여름이면 잠자리채 하나 들고 오빠를 따라 동네 뒷산을 오르내리며 칡넝쿨도 캐 먹어봤고 깜찍한 청개구리를 내 손바닥에 올려놓아 보기도 했었다.
가을이 오면 메뚜기를 잡겠다고 점심도 거른 채 산 하나 넘어 옆 동네 논둑을 샅샅이 헤치며 다녔었다.
겨울에는 군데군데 눈이 녹은 아스팔트 위를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참새도 만날 수 있었다.

몇 해 전 서해안 갯벌에 가서 소금으로 맛조개도 잡고, 어쩌다 눈 먼 낙지도 잡고, 해질녘이면 어디선가 나타나 갯벌을 가득 메우던 이름 모를 작은 게를 탄성을 지르며 바라보았던 추억이 이제는 새만금 사업으로 꿈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책 내용 중에 갯벌은 육지에서 강을 따라 흘러오는 오염물질을 정화시켜 주어 지구의 콩팥이라 불린다는 문장이 생각난다.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 사업이라는 새만금 간척 사업의 부메랑은 고스란히 우리의 후손들이 받게 될 터인데 콩팥이 망가진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지구의 오존층이 파괴되어 온난화가 가속화 되는 등 자연은 계속해서 인간에게 SOS를 치고 있는데도 무지한 인간은 여전히 개발 그리고 또 개발이다.

5분 먼저 가려고, 내 입에 기름진 것 한 숟갈 더 떠 넣으려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있는 지금 우리들의 추한 자화상을 한 번 들여다보고 인류는 자연과의 조화가 없으면 언젠가는 사라질 생명의 목록에 들어가게 된다는 진리를 마음에 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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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타 -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곡
로제 그르니에 지음, 윤은오 옮김 / 아테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책속으로
옅은 안개가 낀 가을 날, 피레네 산맥의 어느 골짜기에서 미쉘은 옆구리 통증과 함께 잠을 깼다.
어느 날 갑자기 손이나 손가락에도 통증이 올까 내심 두려워하는 그는 피아니스트이다.
사랑스런 개 ‘프레스코’가 골프공 한 개를 주워 물고 한껏 재주를 부리고 그는 이제껏 자신이 달려왔던 그의 생을 반추해 본다.

1.푸가의 기법
천민 신분인 ‘카고’의 피가 흐르는 유복자로 태어난 미쉘은 5살 때 그의 스승인 아르드류를 만나는데 그 스승은 자신의 재능을 흠모하는 여인들을 상대로 유혹을 시험하는 사람이었다.
스승인 아르드류는 그에게 있어 두려우면서도 증오와 사랑의 대상이 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쉘은 그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닐까하는 환상마저 품게 되었다.
늘 병풍 뒤에다 병약한 아내를 앉혀 놓고 레슨을 하던 스승은 어느 날 갑자기 제자인 플로랑스를 납치해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이는데 이 일로 인해 미쉘은 천민출신이라는 신분적 약점과 함께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자괴감을 떨칠 수 없게 된다.
객지로 떠돌다가 다시 돌아 온 스승은 과장된 제스쳐로 미쉘을 포옹하며 자신의 도피에 대해 사죄를 하고 사제 간의 대화는 계속되어진다.
그러나 그 스승도 바하의 미완성 작품 ‘푸가의 법칙’과 함께 독일군에게 인질로 끌려가게 되고 미쉘은 아르드류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임을 알게되자 미망인인 플로랑스와 결혼을 한다.

2.습도계
아르드류와 마찬가지로 미쉘도 자신의 제자였던 재벌의 딸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의 천한 신분이 걸림돌이 되어 영원히 크리스틴의 세계에 동화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로서의 느낌을 맛 보게 된다.
그를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 주었던 크리스틴도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아내인 플로랑스와도 이혼을 하고 또 다시 피아노를 매개로 모니크와 폴린이라는 두 여인을 새로이 만나게 된다.
미쉘은 하나가 물러나면 다른 하나가 다가오는 습도계의 인형을 빗대어 양산을 든 파란색의 인형은 기다려지고 갈망했으나 접근 불가능인 폴린이고 우산을 든 분홍색의 인형은 친절하고 소박하나 약간 성가신 모니크라고 생각을 한다.
두 여자 모두에게 자신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고 싶었으나 정작 어느 한 사람도 그를 택하지는 않았다.

3.시간과 환멸의 승리
세월이 흘러 두 여인 모두 그의 곁을 떠나고 아무도 남지 않은 미쉘은 종손녀인 엠마의 재능에 자신의 인생을 걸게 된다.
늘 큰 세계로 가는 문턱 앞에서 스스로 포기했던 그는 엠마에게서 불굴의 의지와 악착같음,그리고 꾸준한 희생이 요구되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질을 보게 되고 도박처럼 그것에 모든 것을 건다.
엠마 역시 5살에 그의 제자가 되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더욱 그에게 의지하게 된 18세의 엠마는 여러 국제 대회에서 수상을 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날개짓을 할 준비도 욕심도 담대함도 이미 갖고 있었다.그가 갖지 못한 것들을.
엠마는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어 파리로 떠나고 이젠 그의 충고를 잔소리로 듣게 될 나이가 되었다. 더 이상은 그의 보호가 필요치 않은 것이다.
세상의 남자들에게서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끔씩 고향에 돌아오던 그녀는 어느 날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로 데려오고 그 개에게는 프레스코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엠마가 어릴 적에 주머니에 넣어 왔던 골프공과 함께 프레스코도 그에게는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엠마의 분신같은 존재가 되었다.
용기가 없었기에 시골의 음악선생이라는 직업으로 안주했었고 자신이 스승 아르드류에게 속했듯이 엠마도 그의 옆에 같이 있어 주기를 원했으나 그녀는 이미 너무 멀리 떠나가 있었다.

마지막에 미쉘은 어린 시절 아르드뉴에게서 함께 피아노를 배웠던 미국인 제임스를 만난다.
초라한 모습의 자신에 비하면 그는 제법 이름있는 안무가로 파리 공연을 온 것이지만 자동차 사고로 임파선이 파괴되어 과도하게 비만인 사람으로밖에 안 보인다.
한 순간이나마 그 친구와 옛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미쉘은 스승은 그에게 별다른 영감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고 각자의 길로 돌아선다.
“인생의 오류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언제나 그 순간에 오는 것이지.”

파르티타-변주곡은 재능은 있으나 날지못한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삶을 그린 작품이다.
통속적으로 쉽게 읽기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이기도 해서 매끄럽게 읽히지는 않는다.
처음엔 번역이 안 좋은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모든 문장이 미사여구 없이 지나치게 담백한 표현들이어서 그런듯 싶다.
나 역시도 카뮈의 극찬을 받은 작가이기에 무언가 더욱 깊은 뜻이 숨어 있지나 않은지 내내 긴장하며 행간의 의미를 읽어 내느라 힘들었으나 별 소득은 없었다.
끝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피아니스트는 자신이 갖지 못한 성공이라는 열매를 엠마에게 따 주려고 모든 것을 걸었고 그 도박은 성공적이었으나 이제 석양에 되돌아보는 그의 인생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의 쓸쓸한 독백처럼
“한 가지 위안이라면 내가 그 아이를 완전히 잊기 전에 죽을 것이라는 것...”
그래도 그 기억을 안고 죽음을 맞을 수 있다면 행복하다 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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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우에무라 유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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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조그만 책이다.
손에 잡은 순간 쭉 내리 읽게되는 책.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 작품이라해서 우리나라의 '여성시대'나 기타 여성 잡지의 그런 류가 아닐까 짐작해 봤다.
읽으면서는 이 작가가 궁금해 졌다.
작가의 나이는 50세,주인공 게이치와는 동년배로 공처가인 자신의 친구를 위해 재밌고 두근거리는 에피소드를 선물할 요량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설명이 있다.

*게이치
하루 500엔의 용돈을 타서 쓰는 게이치는 50세의 대머리,그리고 배도 나오고 변변한 직업도 없고 가정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아침마다 고혈압 약과 당뇨약을 먹으며 '고로'라는 강아지조차도 그를 우습게 안다.
그 배후엔 그보다 키도 훨씬 크고 가공할 완력의 근육질 '엽귀녀(獵鬼女)' 아내가 있다.
그 엽귀녀에게 맞아 앞니가 부러지고 그 공간을 메우느라 고무지우개를 정교하게 잘라 맞출 때에도 그저 그러려니 방심하듯 책을 읽는다.

**여고생
전철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게이치가 사랑을 느끼고 자신이 그 여고생의 수호천사가 되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 여고생은 요즘 아이들 같지않게 핸드폰으로 장난을 치기보다는 늘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다.
여기까지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런지 나의 빈약한 상상력으로 지레 결말을 내보기도 한다.

***블로그
어느 날 인터넷에 '누군가 나를 찾아 주세요-어느 여고생의 일기'라는 블로그가 개설 되었다.

    누군가 나를 찾아줘!
    누군가 나를 죽여줘!
    누군가 내 비밀을 까발려 줘!
    누군가 내게 "살아야 된다."고 말해 줘!

이 블로그가 등장하면서 이 이야기의 구도가 한층 복잡해 진다.
다분히 스포일러성이 있는 글은 쓰지 않으려 한다.
이 때쯤이면 이 책의 쟝르가 러브스토리인지 미스테리인지 헛갈리기 시작한다.
어느 때에는 피식 웃다가 어느 순간 덮쳐오는 괴기스러움에 침을 삼키기도 하고...
카피라이터의 직업도 갖고 있는 작가의 역량은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폭죽처럼 독자를 어느 한 감정선상에 머물도록 놔 두질 않는다.
재미로 한 권을 다 읽고 미리 깔아 놓은 복선을 찾으며 다시 한 번 읽어도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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