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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러브 ㅣ 소설Q
조우리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다른 사람에게 팬이 되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연예인일 수도 있고 존경하는 주변 인물일 수도 있다. 그때의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이 책을 읽는다면 더욱 깊고 섬세한 감정의 결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소설과 팬픽이 교차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과 팬픽이 맞물리는 시점에서 가장 짜릿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소설과 팬픽을 나누어 살펴보자면,
◎소설은 아이돌의 이면을 담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한 그들이지만 현실을 냉혹하다.
1) 아이돌을 상품을 대하는 소속사의 태도
2) 기사나 커뮤니티에 달리는 악플과 상처
3)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무례함과 선을 넘는 언행들
p34 연습실 전신거울 앞에서 혼자 안무 연습을 할 때에도 귓가에는 환호가 들렸다.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으면 눈꺼풀 안쪽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그래, 이걸 원했지. 나는 이걸 원했어. 하지만 원했다고 해서 정말 다 감당해야 하는 걸까.
p106 아이돌도 직업인데 왜 고행을 하듯이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p158 그게 사랑이라면 그런 사랑에는 도대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걸까
◎팬픽은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느낌의 소설. 무언가를 깊게 다루지도 않고, 깊게 고민하거나 크게 말하지도 않는다. 잔잔하게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스쳐가는 말득과 그들이 처한 환경이 전부다. 책을 몰입해서 읽는 취향인 나에게 책장을 넘기는데 있어 조금 힘이 들었다.
여러모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의 구성도 독특했다. 소설과 팬픽이 교차하며 맞물리는 시점이 가장 짜릿했다. 또한 팬픽이라는 일종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팬픽이 책으로 등장한 만큼 책을 쓰는 소재에 대한 다양성이 확대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아이돌 혹은 누군가를 팬으로서 사랑하고 있다면, 누군가를 팬으로 열렬히 사랑해 본 적이 있다면, 한번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